여전도회 주관으로 1,000여 마리의 삼계탕 조리해 판매
10여 년째 마음 모아 함께하는 섬김 사역
"함께함으로 예수 공동체의 면모를 유지하고 있음에 감사"

2017년의 어느 날, 경상북도 포항시에 갑작스러운 지진이 발생했고 그 흔들림을 취재 차량에서 몸소 경험한 기자에게 ‘아, 교회들에 피해가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진앙에서 가까운 흥해읍 지역에 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급하게 흥해교회를 찾았을 때의 모습은 교회 본당 벽이 일부 무너져 내리고, 교육관 내부의 화장실과 식당 천장 등이 심하게 파손된 모습이었다.

이후 흥해교회는 지진을 아픔을 딛고 2019년에 새 성전 헌당 감사예배를 드렸고 헌당 예배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에게도 ‘회복’이라는 감동이 있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흥해교회(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흥해로 21-6)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흥해교회(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흥해로 21-6)

물론, 우리에게 지진이 고난의 끝은 아니었다. 지금은 코로나19라는 또 다른 재앙 가운데 놓여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일상과 예배의 회복을 간구하며 기도하고 있는 한국교회의 모습 가운데 큰 고난을 극복해 낸 흥해교회의 경험은 격려받기에 충분해 보였다. 특히 10여 년을 넘게 이어온 선교, 건축 헌금 마련을 위한 삼계탕 판매 사역은 교회 공동체가 ‘함께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주고 있다.

흥해교회 여전도회 회원들이 함께 생닭 1,000여 마리를 손질했다.
흥해교회 여전도회 회원들이 함께 생닭 1,000여 마리를 손질했다.

기자가 흥해교회를 찾았을 때는 여전도회 권사님들과 청년부 학생들이 함께 삼계탕을 포장하고 있었다. 새벽예배를 마치자마자 재료를 다듬고 잠시 쉬다가 이제는 포장을 시작했다고 했다. 9일(금)과 10일(토) 양일간 두 마리 18,000원에 판매 중인 삼계탕이다. 맛있는 찰밥과 깍두기도 곁들였다. 문의 및 주문 : 이태순 권사 010-2212-7683, 이연복 권사 010-3808-5398

흥해교회의 삼계탕 판매는 캄보디아 선교를 위한 사역 헌금 마련을 위해 10년 전에 시작됐고 코로나19가 한참 기승을 부렸던 작년에도 어김없이 사역은 이어졌다. 물론 방식을 조금 바꿔 100% 포장 판매로 전환해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없앤 것이 현재의 특징이다. 또 다른 변화는 해외 선교가 어려워진 시점에서 삼계탕 판매 이윤을 당분간은 교회의 건축헌금으로만 드리기로 했다.

10여 년간 삼계탕 판매 사역을 섬겨 온 흥해교회 여전도회협의회회장 이태순 권사(2여전도회)
10여 년간 삼계탕 판매 사역을 섬겨 온 흥해교회 여전도회협의회회장 이태순 권사(2여전도회)

10여 년 전부터 매년 어김없이 삼계탕 판매 사역을 섬겨 온 흥해교회 여전도회 협의회 회장 이태순 권사는 “세월이 지나면서 1,000마리 가량을 삼계탕을 만드는 것이 힘에 부치는 것도 사실이지만 교회를 위해 온 마음으로 섬기는 이 사역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겠다.”라면서도 “젊은 성도들이 맞벌이 등으로 섬김을 함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조금이라도 함께 할수 있으면 더 큰 힘이 될 것 같다.”라는 마음을 전했다.

김영창 안수집사는 건강한 삼계탕을 위해 경북 청송 약수를 직접 길어왔다.
김영창 안수집사는 건강한 삼계탕을 위해 경북 청송 약수를 직접 길어왔다.

경북 청송 깊은 산골을 찾아 약수를 직접 길어다 건강한 삼계탕을 만드는 일이 일조하며 가가호호 배달 봉사에도 앞장서고 있는 김영창 안수집사는 “교회를 위한 섬김이 즐겁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음에 감사하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삼계탕 11마리를 포장하기 위해 흥해교회를 찾은 흥해교회 성도가 아닌 한 분은 “5년째 포장해 가는 단골손님이다. 삼계탕이 너무 맛있어서 직장 동료들에게 점심을 대접할 겸 매번 사 가고 있다.”라고 기자에게 귀띔하기도 했다.

흥해교회 예배 모습 @출처=흥해교회
흥해교회 예배 모습 @출처=흥해교회

흥해교회는 새 성전 헌당을 기점으로 한동대학교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청년부의 부흥도 고무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실 포항 교계에는 학창 시절 동안 지역 교회를 섬기기 위해 찾아오는 한동대학교 학생들을 ‘때가 되면 떠나갈 아이들’로 인식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모습이 있지만, 흥해교회는 그들을 아낌없이 섬기며 ‘영원한 우리 교회 성도’, ‘내 자식’이라는 마음으로 대하고 있고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청년부 신지혜 회장(한동대학교 16학번)을 필두로한 청년부는 흥해지역 청년 전도와 예배 사역에 힘을 쏟고 있다.

흥해교회 김영달 담임목사
흥해교회 김영달 담임목사

“코로나 시국이지만 아름다운 예수 공동체의 면모를 유지하고 있음에 감사하다.”라며 “앞으로도 좋은 전통을 잘 유지해가겠다.”라고 말하는 흥해교회 김영달 담임목사의 모습에서 교회를 향한 성도들의 오랜 사랑과 젊은 이들을 향한 변화가 공존하는 흥해교회의 희망적인 미래를 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흥해교회(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흥해로 21-6)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흥해교회(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흥해로 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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