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부부 강의를 하다 바로 위 사진을 보여주면 사람들은 "두 분 참 아름답네요"라고 반응합니다.

그럼 저는 짖궂게 이렇게 대답합니다. "아름답지요..저렇게 늙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 두 분, 재혼한지 얼마 안 되는 부부예요"

그럼 순간 장내는 킥킥대는 웃음 소리로 가득해집니다..

부부의 행복..저 이거 참 많이 강의하고 다녔습니다. 심지어는 어느 교회에서는 저에게 창조적인 부부의 성생활을 강의해 달라

하셔서 마이크를 잡자마자 그렇게 말했습니다.

"저..오늘 주제가 참 거시기하죠? 창조적 부부의 성생활..새로운 체위를 알려드려야 할지 고민이 많습니다"

역시 그런 말을 하면 나이 든 분들은 뻘쭘한 표정을 젊은 부부들은 역시 큭큭대며 웃습니다..

교회에 다니면 부부가 무조건 행복해야 하는 방향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이 말은..그만큼 교회다니는 사람은 다니지 않는 부부들에 비해 부부의 금슬이 좋다는 이야기일 것이고..

반면 교회다니는 부부들의 사이가 그렇게 좋지 않기에 부부가 행복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과거처럼 여필종부 시대가 아닙니다. 각각의 개인주의적 관점을 가진 두 사람이 만나 아들 딸 낳고 살면서 수많은 대화를 통해 화성남자

금성여자라는 갭을 극복하면서 1년, 2년. 10년, 20년을 살다보면..그야말로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어서 나중에는 헤어지지도 못하고

같이 살기에는 때로 불편한 존재가 배우자일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참 잘 살아가는 부부들이 있습니다. 제가 부부 세미나를 인도하다보면..정말 늘 느끼는 공통점은..

그런 부부 세미나 안 와도 될만한 부부들은 꼭 같이 와 있고..그것도 항상 앞자리에..생글생글 웃으며 두 손 잡고..^^`

꼭 와야 할 부부는 아예 오지 않든지..꼭 한 쪽만 구석진 곳에서 뻘쭘한 표정을 짓고 앉아있는 역설을 봅니다..

이게 뭥미..아무튼..저도 살면서 행복한 부부들을 자주 봅니다. 그들에게는 제가 배운 부부 이론이 다 필요없는 것 같습니다.

안 배워도 어쩌면 얄밉도록 저렇게 잘 살까..싶습니다..

행복해 하는 부부의 가장 큰 특징은 서로가 서로에게 잘 맞춰주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다보니 항상 상대 배우자에게 민감하게 반응해줍니다. 아무리 저녁에 부부 싸움을 했다고 해도 아내가 남편에게 묻습니다.

"저기..내일 아침 뭐 먹을 거예요? 국이라도 미리 끓여놓게요" "아..뭐 늘 먹던 거..뭐 된장이나 끓여놔요"

"네 알았어요 끓여놓을테니 먹구 가요 나는 아침잠이 많아 못 일어나니 알아서 다녀와요"

퉁명스럽게 말은 하지만..이 두 사람은 그래도 서로에게 기본적인 need를 채워줍니다.

제가 상담을 해 보면 행복한 부부들 소위 말해 그런대로 잘 사는 부부들의 특징 중 하나는 서로가 서로에게 기본적인 욕구들을 만족시켜

준다는 겁니다. 남자에게는 식욕이 중요하니 남편의 입맛에 맞는 식사나 반찬을 챙겨주는 것, 그리고 식욕만큼 중요한 성욕이 있으니

서로의 몸상태를 봐서 부부관계를 하는 것, 남편이 일하고 집에와 쉴 적에 말 걸지 않고 리모컨 돌리며 티비 보도록 냅두기..

요즘처럼 더운 날 아침마다 갈아입을 수 있는 속옷과 양말이 잘 준비되는 것..

제 생각에는 그런 거만 잘해줘도 남편들은 아내에게 큰 불만 갖지 않습니다.

반면 아내는 좀 복잡한 정서체계를 갖고 있습니다..그러나, 사랑한다고 자주 말해주고 꼭 섹스할 때만 아니라 평소에 hug 해주면서

때로는 약간은 어색하지만 아내에게 서프라이즈 해 주거나 무엇보다 아내가 개인적으로 쓸 수 있는 용돈 챙겨주고 아내가 카톡이나 전화를 할 적에 그 시간은 말 걸지 않고 허용해주고 아이들 일이 많지만 무얼 도와주면 좋을지 상의하고 돕는 남편..

무엇보다 그 어떤 대화도 가능할 수 있도록 무한한 대화의 가능성을 같이 할 수 있는 공감대를 갖고 아내의 말에 경청해주는 남편..

잘 모르겠지만 대략 그렇게만 해도 아내는 남편에 대해 서운한 마음이 덜한 겁니다.

남편이나 아내 중 이렇게만 해 줘도 대단한 부부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런 부부를 찾기가 그렇게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시 말씀드리지만 중요한 건 바로 서로가 서로에게 잘 맞춰주어야겠다는 기본적인 의지를 갖는 일입니다.

그리고 부부 각자가 서로 몸이 건강해야 합니다. 자주 아픈 배우자는 항상 우울모드 짜증모드 입니다..

몸이 건강하지 않아서 생기는 어려움들이 가정에 얼마나 많은지요..

몸이 자주 아픈 아내는 아이들을 건사하는 일도 빨래를 돌리고 말리는 일도 힘들어 합니다..

몸이 자주 아픈 남편은 그야말로 집안의 근심 그 자체입니다..거기다 경제적 능력이 없다면..

이미 식상한 뉴스지만.. 이미 우리나라가 빠르게 노인인구가 너무 증가하고 있으며 아이들은 너무 줄고 있고..이렇게 가다가는 앞으로는

노인들이 은퇴를 해도 계속 일을 해야만 먹고 살 수 있는 세상이 된다는 근심 깊은 뉴스가 나왔습니다..

왜 자식을 그렇게 안 낳으려할까..답하지 않으렵니다.

이 나라가..자식을 낳고 잘 기를 수 있는 그런 환경의 나라인지..잠시만 살펴봐도 답이 나오지 않습니까..

흔히 말해..신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기본적인 도시 계획이 잘 된 곳에서 살아가지만..그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신도시에 걸맞는 경제적 수입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 수입이 없는 사람들은 구도시의 낡은 아파트나 빌라촌으로 밀려나게 되어 있고 안전이나 생활의 질도 차이가 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나라에서 가정을 이루고 부부가 잘 살고 아이 잘 기르려면 반드시 국가를 의지하기보다 차라리 인터넷 동우회 같은 것을 만들어서 강력한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서로의 신념과 뜻을 공유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필요를 채워주고 서로 공감해주고 그 공감한 것을 서로 대화로 나누며 서로 신뢰의 끈을 더 깊이 잇는다면 그게 그나마 행복한 부부의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대화도 없고 서로의 필요도 무관심하고 섹스도 거의 하지 않고 아이들도 각자 방에 들어가 부모가 왔는지 나갔는지 관심도 없고 집에

들어오는 게 오히려 스트레스라면..그게 가정이고 부부겠습니까? 그래서..저는 나라에서 이상한 법 하나를 만들면 좋겠단 생각을 합니다.

모든 부부는 10년만 살도록 법을 만드는 겁니다. 그리고 10년이 되는 해 정당하게 헤어져도 되는 데 "우리 부부는 결코 헤어지지 않겠습니다"라고 부부가 법원에 가서 다시 10년을 연장하겠다고 확인받고 싸인하면 다시 10년을 연장하고 그러지 않으면 합법적으로 이혼이 성립이 되는 그런 법 말입니다..그런데 어떤 분이 이 말을 듣고 화를 내시더군요. 5년도 괴로왔는데 무슨 십년이나 사냐고 항의하더군요..ㅎㅎ..

그리고 혹시 부부가 이혼을 할 적에는 반드시 "이혼식"을 거행하여 부부가 더 이상 부부의 인연은 아니지만 친구의 인연으로 서로를 대할 것을 약속하는 겁니다.

부부 문제를 보면 너무나 불합리하고..너무나 이해가 안되고..너무나 참고 살다 서로 왠수가 되고..저는 그런 모습 참 안타까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강조합니다. 부부라는 관계를 너무 절대화 하지 마라..

부부도 인간관계 중 하나이며 인간관계 속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너무 부부의 관계를 종교적으로 법적으로 규정하는 건 처음에는 좋을지 모르나 나중에는 끝이 안 좋다고 말입니다.

서로 사랑하겠다고 만난게 부부라면 서로 사랑할 힘이 없다면 이유가 없다면 자식을 위해 참고 살아야 하나요?

그게 우리 부모님 세대의 논리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젊은 세대들은 그런 논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혼이 증가하지만 저는 이것을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습니다. 단 어린 자녀들을 위해 반드시 이혼식은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혼식 자체가 위선이라 생각하겠지만 그것은 서로가 서로를 원수로 대하지 않겠다는 친구처럼 대하겠다는 의식입니다.

부부의 논리는 영원히 사랑의 논리입니다. 그러니까, 사랑이 식으면 부부는 서로의 존재이유를 진지하게 물어야 합니다.

반드시 이혼을 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존재 이유를 다시 한번 되물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그저 순수함만 갖고 시작한 미숙한 나이에 했던 결혼..그 결혼의 실체를 너무나 뼈저리게 경험한 많은 부부들..

그리고 외로운 아내들 외로운 남편들..이들은 언제나 묻습니다. 사랑이 무얼까..그리고..가정은 무얼까..

그리고 사랑으로 시작한 가정이 준다는 행복은 도대체 무얼까..그런 고민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 적지 않음을 아시고..

이 글 보시는 행복한 부부들은 그들의 아픔과 불행에 공감해 주시길 바랍니다.

분명한 건..성숙한 개인이 만나면 가장 행복한 게 결혼이라는 겁니다. 성숙하면 거칠 게 없습니다. 그러나 미숙하면 거치는 게 너무 많습니다..왜 불행하냐구요. 미숙하니까요. 미숙이 뭐냐구요? 자기안에 갇힌 상태 즉 나르시시즘 상태입니다..

성숙은? 그 나르시시즘에 빠진 자신을 인식하는 객관화가 가능한 상태입니다..

그런데..그런 객관화가 가능한 사람에게 결혼은 필수일까요? 그래서 결혼은 아름답지만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모든 남자와 모든 여자는 오늘도 그 아름다운 무지개 같은 결혼을 상상하며 잠자리에 듭니다..무지개를 잡을 수 있을까요

무지개는 보는 거 만으로 행복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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