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눔과 섬김의 집 구태연 이사장
노인 복지가 많아지는 나라 되길 소망해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들을 위해 23년째 봉사를 해 오는 기관이 있다. 울산광역시 남구 신정동에 있는 ‘나눔과 섬김의 집’이다.
이곳은 ‘울산광역시기독교사회봉사회’를 창립해 태화다리 밑에서 천막 무료 급식 봉사를 시작했고, 수많은 과정 끝에 ‘(사)나눔과 섬김의 집’으로 변화했다. 이곳의 대표인 구태연 이사장을 만나보았다.

구태연 이사장이 사진을 찍고 있다.
구태연 이사장이 사진을 찍고 있다.

|삶의 시선

하나님은 내 평생을 개입
내가 활동하는 모든 곳이 사역지요, 신학공부의 현장이다.

Q. 예수님을 처음 만난 순간이 있다면?

나는 유년 시절부터 교회를 다녔지만, 예수님을 처음 만났을 때는 중학교 2학년 겨울방학이었다. 그 당시, 교회에서 부흥회를 하면 성령의 바람이 불던 시기였고, 나도 그때 방언을 받았다. 어느 날, 새벽기도 중 환상을 보며 예수님을 만났다. 나는 바닷가로 도망을 쳤고, 도망치는 도중에 불과 동굴이 보였다. 몸을 숨기려고 동굴로 들어갔더니 하얀 옷을 입은 분이 서서 날 기다리고 계셨다. 그분을 바라보니 나는 자연스럽게 숙연해졌고, 그분은 내게 안수하듯이 기름을 부어주셨다. 환상을 통해 하나님, 주님의 존재를 온전히 믿게 되었고, 하나님을 의지하며 힘들었던 청소년 시기를 견뎌낼 수 있었다.

구태연 이사장이 사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구태연 이사장이 사전 질문에 답하고 있다.

Q. 이사장님의 삶에 하나님이 개입하셨던 일은 무엇인가?

지나 온 모든 세월을 되돌아보면, 하나님은 내 평생의 모든 순간 개입하셨다. 나는 23살에 야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난 후, ‘신학대학교에 입학해 목회를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타지에서 전도사로 사역 중이었던 큰형에게 “형님, 저 목회를 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형은 내게 “목회는 소명이 없으면 할 수 없다.”라며, “함께 기도원에 가서 금식기도를 해 보자.”라고 제안했고, 나와 큰형은 일주일간 함께 금식기도를 했다. 하지만 하나님은 내게 기도의 응답을 주시지 않았다. 금식기도 마지막 날에 형님이 내게 “응답을 받았니?”라고 물어봤고, 나는 “잘 모르겠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형님은 "사역을 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흔히 말하는 ‘풀타임 사역’이 있고, 또 하나는 직장 생활 속에서 사역 활동을 하는 방법이 있다."라고 얘기해 주었다.
나는 결국 공학대학에 입학했고, 우연한 기회로 기독교 동아리인 CCC(한국대학생선교회)에 가입하게 되었다. 그리고 공부 외에는 동아리 활동을 했다. ‘대학교에서 하는 모든 활동을 신학 공부라 생각해야지.’라는 마음가짐으로 전도, 성경 공부, 기도 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다. 대학생 시절을 계기로 삶의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위해 기도하는 삶으로 변화되었다.

Q.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기 전과 후, 모습의 변화는?

청소년기까지는 하나님을 ‘나를 인도해 주시는 분’, ‘지켜주시는 분’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대학생 때, CCC(한국대학생선교회) 활동을 통해 인격적으로 하나님을 만난 후, 삶의 계획을 세우며 기도로 나아가는 삶을 살게 되었다. '방향성'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며 하나님께 간구하며 기도했을 때, 하나님은 내 모든 기도에 응답해 주셨고, 나의 모든 삶을 이끌어 주셨다.

|사역의 시선

무료급식, 생활 지원, 미용 봉사
모든 봉사자들께 고마운 마음 품어

Q. ‘(사)나눔과 섬김의 집’의 사역에 대해 소개해 달라.

나눔과 섬김의 집에서 무료 급식소를 운영하고 있다. (@출처=나눔과 섬김의 집)
나눔과 섬김의 집에서 무료 급식소를 운영하고 있다. (@출처=나눔과 섬김의 집)

사단법인 ‘나눔과 섬김의 집’은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봉사 기관이다.
우리의 주된 봉사활동은 ‘무료급식 제공’과 ‘물품 및 생활 지원’이다. 무료급식은 두 가지 방법으로 제공하는데, 하나는 매주 월요일에서 토요일까지 ‘나눔과 섬김의 집’ 지하 1층에서 ‘경로 식당’을 운영한다. 이곳에 방문하시는 어르신들께 무료 급식을 제공하는 것이다. 또,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저소득층이 많은 선암동 일대에서 ‘사랑, 해 빨간밥차’를 운영하며, 어르신들께 중식을 무료로 제공한다. 지금은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대체 식품 꾸러미를 전달해 드리고 있지만,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종식되어 어르신들이 함께 식사하며, 다시 교제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다.

'나눔과 섬김의 집' 봉사자들이 울산 남구 선암동에서 빨간밥차 봉사를 하고 있다.(@출처=나눔과 섬김의 집)
'나눔과 섬김의 집' 봉사자들이 울산 남구 선암동에서 빨간밥차 봉사를 하고 있다.(@출처=나눔과 섬김의 집)


또 다른 봉사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어르신들께 ‘물품 지원 및 생활 지원’을 하는 것이다. 울산시 남구 지역 내 독거노인과 저소득 노인을 대상으로 지원하며, 지역 사회와 연계한 전문 인력으로 어르신의 생활에 도움을 드리고 있다. 그리고 어르신들께 이‧미용을 해 드리기도 하고, 때때로 무료 건강검진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우리는 ‘나눔’과 ‘섬김’의 정신으로 지역사회의 봉사사업을 진행하며, 공동체적 시민의식을 한 차원 더 높게 성숙 시켜 선진문화 복지사회를 이룩하는 것이 목적이고, 우리의 작은 것을 나누고 어르신을 사랑으로 섬기는 것이 미션이다.

나눔과 섬김의 집 봉사자들이 미용 봉사를 하고 있다.(@출처=나눔과 섬김의 집)
나눔과 섬김의 집 봉사자들이 미용 봉사를 하고 있다.(@출처=나눔과 섬김의 집)

Q. ‘노인 사역을 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무엇인가?

섬에서 살았던 나는 어릴 때 매우 가난한 삶을 살았다. 8살 때, 영양실조에 걸린 적이 있었는데, 병원에 갈 수 없을 정도로 우리 집은 매우 가난했다.
대학생 때, 기독교 동아리인 CCC(한국대학생선교회)에서 나사렛신학대로 수련회를 갔었다. 그 당시 국제기아대책기구에서 홍보를 하러 왔었고, 르완다의 사진‧동영상을 보여주었는데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나의 어린 시절을 지금 저들이 겪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는 지금 배부르게 먹고사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국제기아대책 일을 하기 시작했고, 울산지부를 만들었다. 이 일을 하다 보니 어렵게 사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고, ‘기독교 단체에서도 한 번 봉사회를 만들어 보자.’라는 생각에 ‘울산광역시 기독교 사회봉사회’를 창립해 무료급식 봉사 사업을 진행하기 시작했고, 여러 과정을 거쳐 지금의 ‘나눔과 섬김의 집’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Q. 어르신들께 남다른 애정을 품으시는 것 같다.

어르신들을 보면 늘 감정이 북받쳐 오른다. 무료급식을 드시는 저분들이 한 끼를 때우기 위해 오시는 것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저들이 현재 가난하게 살고 싶어서 독거노인, 저소득층이 된 게 아니지 않은가? 젊었을 때, 고생하며 자식들을 키우느라 노후준비를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어르신들이 젊었을 때는 나라가 어려웠다. 그래서 ‘이들의 주름살이 나라를 발전시켰고, 자식들을 키웠다.’라는 생각이 든다.

Q. 이사장님에게 봉사자들은 어떤 존재인가?

구태연 이사장이 봉사자들과 함께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출처=나눔과 섬김의 집)
구태연 이사장이 봉사자들과 함께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출처=나눔과 섬김의 집)

내게 있어 봉사자들은 이 세상의 빛이고, 청량제 역할을 하시는 고마운 분들이다. 나는 모든 봉사자를 볼 때마다 ‘나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생각을 한다. 한 달에 한 번 오셔서 주방 봉사를 하시는 분도 계시고, 매일 오셔서 배식 봉사를 하시는 분들도 있다. 더 나아가 교대근무를 하시는 분 중에는 시간이 날 때마다 봉사하러 오시는 분도 계신다. 또, 직접 방문하셔서 봉사하시지 못하더라도, 후원해 주시는 분들이 있다. 이들이 보내는 오천 원, 만 원 등의 후원금 또한 후원자들이 시급을 기부하며 봉사하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봉사자에게 매번 고마운 마음을 가진다. 후원과 실천으로 봉사하는 모든 이들은 23년 동안 ‘나눔과 섬김의 집’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준 감사한 분들이다.

구태연 이사장이 빨간 밥차 봉사자들과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출처=나눔과 섬김의 집)
구태연 이사장이 빨간 밥차 봉사자들과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출처=나눔과 섬김의 집)

|생각의 시선

어르신들께 일자리 제공하고파
요 14:1~2

Q. 요즘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무엇인가?

‘노인 복지란 과연 무엇일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UN에서 정한 노인의 기준은 65세이고, 앞으로 노인의 인구는 더 많아질 것이다. 이들에게 '삶의 만족감'을 채워줄 수 있는 일은 무엇일지 고민하게 된다. 그래서 요즘 ‘노인 일자리’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Q. 앞으로의 꿈이 있다면 무엇인가?

‘노인 사업장’을 만들어 어르신들께 일자리를 제공해 드리는 것이 나의 꿈이다. 예를 들어, 공장을 만들어 한쪽에는 다양한 모양의 액자를 만드는 장소, 한쪽에는 김치를 담그는 장소를 제공해 어르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제공해 드리는 것이다. 더 나아가 함께 텃밭을 가꾸고, 운동 및 놀이도 즐기며 삶의 질을 높여드리고 싶다.

Q. 사역을 하며 지칠 때, 특별히 찾게 되는 성경구절이 있다면 무엇인가?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 내 아버지 집에 거할 곳이 많도다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일렀으리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거처를 예비하러 가노니(요 14:1-2)”

나는 2년째 하나님 말씀을 묵상하고, 필사를 하며 힘을 얻지만, 유난히 힘들 때는 요한복음 14장을 찾게 된다. 특히 1~3절을 보면, 예수님이 떠나실 때 “내가 먼저 가서 너의 집을 예비해놓겠다.”라고 말씀하신다. 이 부분을 볼 때마다, ‘아 맞다. 하나님은 근심하지 말라고 하셨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며 힘을 얻고, 기도하게 된다.

구태연 이사장이 사전 질문지를 보고 있다.
구태연 이사장이 사전 질문지를 보고 있다.

|세상의 시선

노인 복지, 노인 교육이 강화되는 세상 되길
다음 세대 또한 많아지는 세상 되길

Q. 앞으로 변화했으면 하는 세상의 방향은 무엇인가?

앞으로 노인 인구는 늘고, 유아 인구는 줄어들 것이다. 흔히 한국의 ‘베이비 붐’ 세대(1955~1963)라고 일컫는 분들이 현재 우리나라 인구의 14.7%를 차지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UN에서 정한 노인의 기준은 65세이다. 5~6년 사이에 노인 인구가 14.7%나 늘어가는 것이다. 시대는 변모하는데, 급격하게 늘고 있는 노인 인구에 대해선 뚜렷한 대책이 없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깝다. 노인 복지 정책이 구체화되고, 확대되는 세상이 오길 기도한다.

Q. 구체화 되었으면 하는 '노인 복지 정책'이 있다면?

두 가지가 있다. 먼저, 어르신들이 서로 소통하고, 함께 교제할 수 있는 복지 시설이 생기길 바란다. 요양병원 혹은 요양원 등 ‘노인 요양 시설’에 방문해 보면 대부분의 어르신이 질병 유‧무에 관계없이 침대에 누워 계신다. 특히, 치매기가 있으셔서 난동을 부리는 어르신들이 있는데, 관리자들이 주사나 약물 등을 투여하며 진정시키는 모습을 볼 때마다 ‘시설 측에서 관리하기 편한 환경으로만 조성해 놓은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어 안타깝게 느껴진다. 그래서 어르신들의 상태에 따라 시설을 분류했으면 좋겠다. 어르신들끼리도 서로 소통하고, 그 안에서 놀이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며 삶의 질을 높여 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두 번째로, 어른들이 ‘노후 대책’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적 제도’가 생기길 바란다. 베이비 붐 세대들 인구 중 40%는 자신의 인생은 뒤로 한 채 자식들의 뒷바라지만 하다 노후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분들인데, 자식‧부모도 각자 자신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 나는 나라에서도 노인들을 돌보아 주어야 하지만, 노인들도 자신을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음 세대를 위한 정책도 중요하지만, 노인들을 위한 복지정책 또한 늘어나는 나라가 되길 기도한다.

구태연 이사장이 봉사자들, 어르신들과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출처=나눔과 섬김의 집)
구태연 이사장이 봉사자들, 어르신들과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출처=나눔과 섬김의 집)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 달라.

두 가지를 전하고자 한다. 봉사를 하고 싶어 하는 분들 중 ‘어떤 봉사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봉사할 기회를 놓치기도 한다. 이들을 위해 나라에서 노인 복지 시설이나, 봉사와 관련된 국가 운영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봉사의 길을 넓혀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독자들도 ‘봉사를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면, 놀이를 찾듯이 내가 할 수 있는 봉사를 찾아야 한다. 봉사의 손길을 기다리는 분들이 많다. 주변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히는 독자들이 되길 바란다.

또 하나는,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할 수 있는 봉사 중 가장 큰 봉사는 ‘사회를 유지시켜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 좋은 사회를 만들어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고, 또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며 사회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인구’를 물려주어야 한다. 즉, 자녀를 낳아서 사회 구성원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요즘, 정상적인 부부 생활을 영위하며 의도적으로 자녀를 낳지 않는 젊은 부부들을 ‘딩크족(DINK/Double Income, No Kids)’이라고 부른다. 자녀를 낳지 않는 것은 인류를 종말로 이끌어가는 것이다. 이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무의미하게 여기기 때문에 ‘딩크족’이 생기는 것이다. 수많은 젊은이들의 생각이 바뀌어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아 인구 및 사회를 유지시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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