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현대서울 백화점의 갤러리ALT1. <비욘더로드> 전시
  • 청각,시각, 공감각 등 오감을 통한 초현실 체험
  • 미디어 아티스트가 만든 가상 예배당 <안식>, 11월까지 
미디어 아티스트 더그 포스터의 <안식>
미디어 아티스트 더그 포스터의 <안식>

서울 여의도에 국내 최대 규모의 백화점이 오픈했다. 가우디 건축을 닮은 곡선의 인테리어, 실내임에도 실외 같은 초록 정원의 공간은 사람들로 가득하다. 그야말로 핫플이다. 더현대서울은 상품만이 아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는 콘셉트에 맞춰 ALT1.이라는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예술과 상품의 경계를 허문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로부터 시작한 ALT1.는 7월부터 <비욘더로드>전시를 열었다.

나무로 만들어진 교회 안에서 체험 전시
나무로 만들어진 교회 안에서 체험 전시

관람객은 방처럼 이루어진 공간을 돌아다니며 시각, 청각, 촉각, 후각, 공간지각 등 오감으로 전시를 경험한다. 사운드와 화려한 색감의 자극 속에서 부유하다 보면 뜻밖의 공간을 만나게 된다. 나무로 지어진 옛스러운 모습의 교회.(전시 팜플랫에 "교회"로 표기되어 있다.) 그 안에 들어서면 예배당처럼 생긴 공간이 만들어낸 인공적인 성스러움에 당혹스러울 수 있다. 성가곡 같은 웅장한 사운드에 공간의 중앙에 위치한 화면에서는 형태를 알 수 없는 물의 흐름이 최면을 걸어오는 듯하다.

관람객들은, 마치 성도들처럼 기도용 책상 같은 나무 테이블과 성경처럼 펼쳐져 있는 책자를 확인하고, 두 손을 모으고 조용히 작품을 감상한다.

"와~ 멋지다!."

옆에 있던 관람객이 감탄한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화려함만으로 감탄하기에는 등골이 오싹해진다. 주일에 만나는 교회가 아닌 백화점 안에서 만난 교회, 무엇을 예배하는 공간인가?

예술은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다. 미디어아티스트 더그 포스터의 <안식>이라는 이 작품은 지금의 시대를 보여주는 듯하다. 인공적인 것, 기계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성스러움을 느끼게 해 준다면, 감탄하게 해 준다면, 재미있게 해 준다면 그곳이 예배처가 되고, 안식처가 되는 건 아닌지. 각자가 느끼고 경험하는 것이 답이라고 말하는, 수많은 소리가 있는 요즘이다. 백화점 안의 교회에 성경처럼 놓여있던 책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었다.

"I am the Prophet"
나는 예언자다

조준모의 <당신은 예배자>라는 곡에는 이런 가사가 적혀있다.

"당신이 누구이든 무엇을 하든 당신은 예배자

당신이 누구이든 무엇을 하든 간절한 예배자

알고 있든 모르고 있든 종교가 있든 그렇지 않든

당신은 예배자 간절한 예배자"

노래의 가사처럼 누군가는 쾌락을 또 다른 누군가는 성공을, 안락함을 섬긴다. 종교의 유무를 떠나 무언가를 섬기는 시대다. 백화점 안에 놓인 교회는 관람객에게 묻고 있는 듯하다. 당신은 누구인가? 당신은 무엇을 예배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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