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추석이 되면 고향을 찾아가느라 고생들을 한다. 나는 고향이 멀지 않고 부모님이 모두 하늘나라에 계시다 보니 고향을 찾아가느라 고생했다는 말을 할 수가 없다. 그러나 목사이다 보니 늘 명절이 되면 모든 가족이 은혜 가운데 무사히 고향을 다녀오기를 기도하게 된다. 내가 목회하는 교회 가족들뿐 아니라 우리 민족, 모든 이들을 위한 기도이기도 하다. 아마도 이러한 명절 대이동은 효의 근본에서 나타나고, 형제 사랑에 근본을 두고 있다.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다. 그런데 이러한 모습이 물질문명의 영향을 받아 그 본래의 의미를 잃어가고 있음은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코로나 2년째를 맞이한 올해는 더더욱 장거리를 이동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불편함을 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가족들끼리 여행을 가는 사람들도 있고, 가족보다 자신들 좋을 대로 친구들과 여행을 가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문제의 밑바탕에는 숨길 수 없는 자기중심적인 마음이 깔려있는 것이다.

소와 사자가 있었다. 둘은 죽도록 사랑했고 결혼해 살게 되었다. 둘은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기로 약속했다. 소는 최선을 다해 맛있는 풀을 날마다 사자에게 대접했다. 사자는 싫었지만 참았다. 사자도 최선을 다하여 맛있는 살코기를 날마다 소에게 대접했다. 소도 괴로웠지만 참았다. 그러던 어느 날, 참다 참다 서로 싫은 이야기를 꺼내게 됐고 심한 다툼 후에 끝내 헤어지고 말았다. 그들이 헤어지면서 마지막으로 한 말은 “난 최선을 다했단 말이야!’였다.

이같이 서로의 관점으로만 세상을 보면 그들의 세상은 무인도가 되는 것이다. 상대를 보지 않고 자기 위주로 생각하는 최선은 최악을 낳고 마는 것이다. 그러나 추석은 긴 시간을 기다리면서 만나는 것이니 서로를 바라보는 자연스러운 ‘동행’의 훈련이 되었으면 한다. 부부도, 자식들도 함께하는 동행의 시간이길 바란다. 무엇보다 나를 내려놓고 상대를 인정하고 한 방향을 향해가는 고향길을 통해 진정한 ‘동행’이란 무엇인지를 서로가 느끼는 시간이길 소망한다. ‘가족’이란 무엇이며 내가 누구이며 어떠한 자세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행복한 것인지를 알아가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본다. 성경 속에서 300년이나 하나님과 ‘동행’했던 에녹을 생각해보자. 같은 뜻, 같은 생각을 하며 ‘의합’해서 동행한다면, 그 길이 아무리 힘들고 어렵다고 해도 함께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할 것이다.

올해는 가족끼리 만나면 자연스럽게 얼마 남지 않은 대통령 선거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될 것 같다. 정말 나부터도 진정한 대통령이 쓰임 받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어떤 지도자를 뽑아야 하나? 서로의 마음을 터놓고 진솔한 대화가 이루어졌으면 한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나부터 지도자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사람은 누구나 지도자이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그리고 내가 속한 어디서든지 작게 쓰이던, 크게 쓰이던 모두 지도자인 것이다. 그러기에 어디에서든지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살아야 한다. 지도자는 우유부단해선 안 되며, 단호하게 결단할 수 있는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 ‘케네디 대통령’을 잘 알 것이다. 그는 대통령에 당선이 되고 34대 미국 대통령을 지낸 ‘아이젠하워 대통령’을 찾아가 자문을 구했다. 자신을 찾아온 케네디 대통령에게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이런 말을 해주었다고 한다. “당신의 임무는 결단하는 것입니다! (Your job to make a decision)”.

우유부단하거나 우왕좌왕하는 지도자는 국민의 신임을 받지 못한다.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속히 결단하여 행동에 옮기는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 기회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신속하게 결단하는 사람만이 기회를 포착해 남보다 앞서가는 지도자가 될 수 있다. 리더십에 있어 ‘결단과 결정’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어느 것을 취하고, 버리고, 택할 것인가는 성공적인 리더십의 분수령이 된다. 리더십은 단호한 결정이 수반 된다. 진정한 리더는 선명하고, 확고한 결정을 해서 자신을 따르는 모든 사람에게 분명한 길을 보여주어야 한다. 리더가 우유부단하거나 확고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면, 모두를 파멸의 길로 이끄는 것이 될 것이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는 여러 가지 길이 있다.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성공자가 될 수도 있고, 실패자가 될 수도 있다. 지도자는 그러기에 모두가 올바른 길, 성공자의 길을 선택 할 수 있도록 결정을 잘 내려주는 결단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영화 ‘그들만의 리그’의 주인공 톰 행크스의 대사에 보면 “원래 힘든 법이다. 힘들지 않으면 누구나 할 것이다. 힘들어야 위대해진다”고 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도 “인생의 무게는 무거울수록 좋다. 그것으로 인해 사람이 성장할 수 있으니까”라고 했다. 근육이 자라려면 긴장과 부담을 통해 근섬유가 찢어져 늘어나야 한다. 기술과 지식이 개발되는 방식도 똑같다. 이같이 고통을 헤치고 노력하는 사람에겐 영광이 따르는 것이다. 라쿠텐의 회장인 미키타니 히로시는 “매일 1%씩 개선하면 평범한 사람도 비범한 사람이 된다. 그러기 위해서 오늘은 어제의 나를 이겨야 한다”라고 했다. 매일 1%씩, 1년간 지속하면 1.01을 365일로 제곱한 수치인 무려 37.78배만큼 실력이 늘어난다는 것. 이렇게 개선해 나가다 보면, 평범한 사람도 비범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룻밤 사이 위대한 인물로 클 수 없다. 어제의 나를 이기려는 목표를 가지고 매일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 쌓이고 쌓여 성공의 문이 열리는 것이다. 힘이 들어도 어제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삶을 끊임없이 살아갈 수만 있다면 보통의 사람이 위대한 사람, 비범한 사람이 될 수 있다.

근면하고 끈기 있는 지도자. 의식이 분명하고 자신을 빨리 내려놓고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서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는 사람,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며 미래를 이끌어갈 수 있는 사람, 평범에서 비범으로 성장하는 사람, 자신에게 정직한 사람, 자신의 약점을 강점으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지도자로 우리 앞에 나타났으면 한다. 올해 추석은 우리들이 마음이 커지면서 서로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진정한 대화들이 나누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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