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집안에서 자라, 아내 통해 신앙의 길로
하나님 만나 후 가장 먼저 변한 것, 성품과 성격
조숙아로 태어난 자녀 놓고 원망할 때 보듬어 달래주신 하나님
가난한 자 긍휼히 여기는 마음으로 선교와 구제 사역에 열심

교회의 역사는 언제나 ’고통 중의 은혜‘였다. 성도 개인의 삶도, 교회 전체의 삶도 고통이 없었던 적은 없다. 초대 교회는 말로 설명하기 힘든 핍박 속에서 은혜로 자라났고, 2천년이 넘는 시간동안 교회에는 고난이 늘 함께했다. 이러한 교회에게 베드로는 산 돌 같이 신령한 집으로 세워지라고 말한다.(벧전2:5) 도대체 고난 중에 어떻게 신령한 집으로 세워질 수 있단 말인가.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삶을 살아내면서 이 질문을 늘상 던지곤 한다. 이 질문 앞에 40여 년의 신앙생활을 보낸 한 장로가 조심스레 자신의 생각을 내놓았다. 

수원전자 대표, 허성령 장로(오목천교회)
수원전자 대표, 허성령 장로(오목천교회)

ㅣ삶의 시선

주신 물질을 어디에 쓸 것인지,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지으신 육신에 어떤 옷과 장신구를 덧입히길 원하시는지
그렇게 나의 한 부분, 한 부분을 모두 주님과 조율하며 나아가기 원합니다.
그러한 삶이 이 땅에서 하나님의 집을 짓는 것이오, 천국을 전파하는 일인 줄 믿습니다.

Q. 처음 장로님의 이름을 들었을 때 모태신앙이라고 확신했지만 아니라고 하셔서 조금 놀랐다. 어떻게 하나님을 만나게 되었나?

하하. 이름 덕분에 기분 좋은 오해를 받아 감사하다. 내 고향이 강원도 홍천인데 어머니께서 불교신자셨다. 어머니께서 어린 나를 집에 두고 다닐 수 없으니 내 손을 잡고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하셨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나는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머니를 따라 절에 다녀야 했다. 장성하여 1980년에 사랑하는 아내를 만났다. 당시, 아내는 크리스천이었고 나는 아니었다. 아내가 참 집요하게 전도를 했다.(웃음) 사랑스런 아내였고, 또 누군가 나의 영혼을 위해 매일 기도한다는 사실이 참 감동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를 향한 주님의 집요한 사랑이 아내를 통해 비춰졌던 것 같다. 그렇게 주님의 섭리와 부르심을 받아 하나님을 만나게 되었고 가장 먼저 변화한 것은 바로 성품과 성격이었다. 주님을 만나기 전에는 인내심이 약해 소리를 지르고 혈기를 표현할 때가 많았지만, 주님을 만난 후에는 점차 그런 모습은 적어지고 어떤 상황에서도 여유가 생기고 생각이 깊어져 갔다.

Q. 신앙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가 있다면?

1982년에 아내와 결혼 후 주님을 만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두 아들을 낳았을 때였다. 아들을 얻었다는 기쁨은 잠시였다. 큰 아이가 1.8kg, 작은 아이가 1.4kg의 작은 몸으로 태어났기 때문이었다. 당시 의료시설이 요즘 시대같지 않던 터라 너무 무섭고 두려웠다. 주님을 원망하면서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때는 하나님께서 날 것 그대로의 내 감정을 다 받아주시는 시간이었다. 이제 막 갓 태어난 어린 아들 ‘허성령’의 울음을 그저 듣고 달래주시는 시간이었다고나 할까. 나뿐만 아니었다. 하나님께서 우리 가정 모두를 치유하고 돌봐주시는 시간이었다. 성숙한 신앙인의 모습이 아니었으나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내고 지금은 두 녀석 모두 건강하여 늘 주님께 감사하고 있다.

허성령 장로 부부와 두 아들
허성령 장로 부부와 두 아들

ㅣ사역의 시선

공중의 새를 보라 
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고 창고에 모아들이지도 아니하되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기르시나니 
너희는 이것들보다 귀하지 아니하냐
-마태복음 6:26

Q. 현재 수원전자 대표를 맡고 계신데,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떤 사명감을 갖고 회사를 경영하고 있나?

주님께서 늘 함께하시는 사업의 장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다. 이윤추구도 중요하지만 주님께 인정받는 회사로 세우고 싶다. 일터도 하나님이 일하시는 곳이니 또 다른 교회라고 여기고 있다. 나는 교회가 참새들의 방앗간이라고 생각하는데, 약한 참새들이 외부의 위협 없이 곡식을 먹을 수 있고, 친구들도 만나는 등 교제와 양식을 모두 누릴 수 있는 곳이 바로 방앗간이다. 섬기는 교회도, 경영하는 회사도 참새가 방앗간에 자연스럽게 드나드는 것처럼, 누구나 편하게 들러 양식을 먹을 수 있고 교제하는 곳이 되길 소망한다.

허성령 장로가 대표로 역임하고 있는 수원전자 전경
허성령 장로가 대표로 역임하고 있는 수원전자 전경

Q. 하고 있는 특별한 사역이 있다면?

실업인선교회장과 해외선교부장을 맡고 있다. 국내 밥퍼사역을 돕고 있다. 선교와 구제에 늘 눈길이 간다. 대한민국 국민 중 예순이 넘은 평범한 사람치고 가난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더욱 마음이 쓰인다. 하나님도 가난한자, 고아, 과부들을 특별히 돌보시지 않았나. 내 안에 성령께서 그들을 특별히 긍휼히 여기셔서 나로 하여금 그들을 섬길 수 있게 하시는 것 같다. 현재 열심히 하고 있는 사역은 연말을 맞이해서 75세 이상 어르신들을 찾아 뵙고 선물을 드리는 사역을 준비하고 있다. 날이 많이 쌀쌀해졌지만 마음만은 벌써부터 따뜻하다.

Q. 장로님의 앞으로의 비전은 무엇인가?

나이가 예순이 넘어가면서 예전만큼 교회사역을 하지 못해 아쉽지만 주님의 일에 크고 많고보다는 꾸준히 한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가. 그래도 해외 선교는 꼭 하고 싶다. 코로나 이전에는 1년 2~3회 정도 해외 선교를 갔었는데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갈 수 없어서 선교구제를 함께 할 동역자들을 찾고 있다. 상황이 좋아지고 주님께서 건강을 허락해주신다면 더 자주, 오랫동안 선교하고 싶다.

ㅣ생각의 시선

Q. 코로나 시기에 한국 교회는 많은 고통을 받았지만 동시에 교회를 향한 생각의 전환이 일어나기도 했다. 장로님은 어떤 시간을 보내셨나?

온 세계가 원치 않는 질병(코로나)을 앓은 지 2년이 다 되었지만 아직 우리의 곁을 떠나지 않고 있다. 참 많이 기도했다. 또 언론을 쏟아내는 교회 기사에 가슴이 미어졌다. ‘시간이 흐르면 어떻게 되겠지‘ 라며 막연하게 생각해선 안 된다. 이제는 한국교회의 한 목소리를 내야한다. 현재 한국교회의 목회자분들은 혼자 있으면 말씀을 잘 하시는데, 매스컴 앞에는 교회의 의견을 내는 데 주저하고 계신다. 교계는 교회를 위해 과감한 결단력을 갖춰야 한다.

Q.  ’위드 코로나‘ 시대가 눈앞에 가까이 왔다. 교회와 성도는 이 시대에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나?

위드코로나 시대는 결국 코로나를 끌어안고 살아간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교회는 방역을 위해 제한된 조건에서 예배를 드렸다면, 위드코로나 시대엔 예전처럼 예배를 드릴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인다. 세상 사람들은 교회를 하루 또는 몇 주 빠지면 무슨 죽고 사는 문제라도 있느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예배는 선택 사항이나 의논할 대상이 될 수 없다. 생명이기 때문이다. 성도들도 일상을, 예전의 예배를 회복하기 원한다.

ㅣ세상의 시선

첫째, 우리 신앙생활은 삶의 의미이며 목적이다.
둘째, 우리의 예배생활은 생명이며 살아있다는 반증이다.
- 2020년 9월 22일자 웨슬리안타임즈, 허성령 장로 기고

우리의 신앙생활은 삶의 의미이며 목적이라고 말하는 허성령 장로
우리의 신앙생활은 삶의 의미이며 목적이라고 말하는 허성령 장로

Q. 장로님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이란?

세상을 이루는 악은 점점 과격하고 악해져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그리스도인들만이 이 세상의 희망이요 소망이요 빛이요 꽃이다. 많은 사람들이 요즘 시간이 많이 남는다고 한다. 코로나 시기가 그리스도 안에 있는 우리가 사회에서 해야 될 역할은 무엇인지 깊이 묵상하는 값진 시간이 되길 기도한다.

Q. 이 글을 보고 계실 독자들에게 기도제목과 권면의 말씀 부탁드린다.

애찬을 만든 사람은 맛있게 먹어주는 사람을 볼 때 기쁘다고 한다. 따라서 책을 많이 보고 내 자신과 비교해 보면 좋겠다. 성경 속 인물과 비교해보는 것도 좋다. ’저 인물은 어떤데, 나는 어떻네‘라며 정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은 저 인물도 돌보셨는데, 나는 어떻게 하실까‘라며 하나님 관점으로 성경이나 책을 읽는 것이다. 또 나의 부족한 점을 반성하고 좋은 것은 내 것으로 삼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기도제목은 주님께서 나에게 주신 물질, 시간, 육신을 지혜롭게 드리고자 새롭게 시작하는 일들이 있는데, 바로 사업과 제5집(시집) 책 발간이다. 이 일들을 위해 기도해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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