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은 사람
비를 좋아하지 않았던
그래서 비가 오는 날에는
우울했던 그가
‘비를 좋아하게 되었다’ 얘기를 합니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들 속에서
그가 좋아하는 것을
자신도 모르게 좋아하게 된 것입니다.
멀리서 바라보면
맑음도 흐림도 하나이듯
비 오는 날에도
눈부신 세상을 볼 수 있는
혜안[慧眼]을 안고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맑음이 외출한 자리에
먹구름이 가슴을 쓸어내려도
나의 세상은
빛나는 세상이었다고 얘기하며
남은 사랑을 오래오래 키워갈 수 있는
생각이 맑은 사람이 되어
하늘처럼 새롭고
바다처럼 정겹고
스치는 바람처럼 감미로운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언제 찾아도
한 가슴으로 안아주는 숲처럼.
전도서 6장 1절의 말씀입니다.
내가 해 아래에서
한 가지 불행한 일이 있는 것을 보았나니
이는 사람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것이라.
흐림 속에서도 맑음을 살아낼 수 있는
모든 것을 주어도 더 내어주고 싶은 행복은
마음을 가볍게 정돈하는 지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