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S뉴스 김영환 기자
1982년부터 매주 월요일마다 라이프치히의 성니콜라이교회에서는 비폭력 평화기도회가 열렸다.
당시 교회는 사회주의 시대 동독 시민들을 지켜주는 장소였고, 교회 안에서만큼은 누구나 정치적 문제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었다.
그러던 중 1989년 9월, 교회에서 시작된 평화 시위가 전국적으로 번져나갔고, 11월 9일 분단의 상징인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 그리고 이듬해 10월 3일, 마침내 독일은 통일이 되었다.
그로부터 31년. 독일 통일 31주년 기념식은 옛 동독 도시인 할레에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독일을 이끄는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퇴임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기념 연설에서 독일의 통일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개인적인 소회를 밝히는 등 이례적인 모습을 보여 화제가 됐다.
앙겔라 메르켈 // 독일 총리, 기독민주연합 / 지난 3일
나는 연방 정부의 총리로서가 아닌 동독 출신의 1천 6백 만 명 중 한 사람으로서 말하고 싶습니다 서독의 대다수 사람에게 통일은 모든 것이 이전과 같이 계속된다는 것을 의미했지만 동독인에게 통일은 정치 직업 세계 사회 등 모든 것이 바뀐 세상이었습니다 살기 위해서 변해야 했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어린 시절을 동독 지역에서 성장했다. 그 때문에 통일 이후, 35년간 살아온 동독에서의 경력이 ‘필요 없는 짐’ 취급받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개신교 신자로서 총리가 된 후에는 동-서 간의 차별을 없애고자 노력했다.
민주주의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면서 완전한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민주 사회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앙겔라 메르켈 // 독일 총리, 기독민주연합 / 지난 3일
서로 만나고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다른 사람들과 다름을 참고 인내해야 합니다 이것이 독일 통일 31주년이 주는 교훈입니다 우리는 서로의 삶과 경험 그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존중이 필요합니다
분열의 시대를 지나 진정한 통합을 위해 노력하는 독일.
미래의 한반도 통일을 준비하는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남겨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