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고등학교에 입학해 성경말씀을 읽던 중 예수님을 만나고, 예수님을 더 알고 싶어서 감리교신학대학교에 입학. 감리교회의 불모지 경남 거창에서 교회를 개척해 목회하다가 40일 금식기도 중에 기도의 은혜를 경험하고 지금은 한국 교회에 기도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한빛감리교회 백용현 목사를 만나봤다.

ㅣ삶의 시선

거창고등학교 시절 혼자 성경 읽다가 예수님을 알게 돼
고등학교 3년간 매일 학급 예배 인도, 광신자 소리까지 들어
‘우리는 하나님의 작품’이라는 말씀에 자존감 회복, 새로운 삶으로 변화

Q. 하나님을 처음으로 만난 순간은?

내가 하나님을 만난 사건은 1979년 거창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일어났다. 경남 삼천포에서 멀리 거창에 좋은 학교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입학했는데, 성경 수업이 있었다. 어릴 때 할머니께선 예수님을 열심히 믿으셨지만 부모님은 신앙에 열심이 없으셔서 교회를 몇 번 가본 적만 있었을 뿐 성경은 처음 읽게 됐다. 책 읽는 것을 좋아하던 나는 성경책이 다른 책들과 아주 다르게 느껴졌다. 어느 날 예수님에 대한 부분을 읽고 있는데 이분을 내가 믿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선배들에게 “어떻게 하면 내가 예수님을 믿을 수 있어요?”라고 물으니까 학교에서 정기적으로 드리는 예배를 안내해 주었다. 예배를 열심히 드려야 된다고 누가 가르친 것도 아닌데 예배드리는 것이 너무나 기쁘고 행복했다. 그때부터 학교에서 드리는 모든 예배를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 반 친구들에게 아침마다 예배를 드리자고 제안했다. 그날 이후로 졸업할 때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내가 예배를 인도하게 됐다. 처음엔 매일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모르고 시작했다. 그저 가슴이 뜨거워서 시작했다. 학교를 마치면 친구들은 숙제를 하는데 나는 다음날 예배 말씀을 준비했다. 시험을 치는 날에도 예배를 준비해서 드렸다. 주변에서 내가 광신자라고 소문이 났다.

나는 매일 성경 읽는 것이 좋아서 시험 전날에도 열심히 성경을 읽었다. 심지어는 수업시간에 몰래 성경책을 보다가 선생님께 혼나기도 했다. 성경이 너무 궁금하고 예수님을 너무 알고 싶어서 신앙 서적들을 많이 사서 봤다. 최근에 서재를 정리하다가 책 한 권을 발견했는데, 토마스 아 켐피스의 ‘그리스도를 본받아’라는 책이었다. 1979년에 학교 앞 서점에서 구입한 것이었다.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읽기에는 어려운 내용의 책이었지만 그리스도를 본받고 싶은 마음에 제목을 보고 산 것 같다. 

어릴 적 부모님과 함께
어릴 적 부모님과 함께

Q. 예수님을 만난 후 삶의 변화는?

나는 어릴 때 불행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세상에 대한 불만과 원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집안의 가난과 부모님에 대한 원망도 컸다. 그러던 중에 거창고등학교에 가면 좋은 대학에 간다고 소문을 들었다. 당시 삼천포에서 거창까지 가려면 버스를 네 번 정도 갈아타고 가야 하는 하룻길이었지만 나도 성공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진학하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입학하자마자 예수님을 만나고 내 삶이 송두리째 바뀌어 버렸다. 삶의 가치와 방향이 완전히 달라졌다. 에베소서 2장 10절에 “우리는 그가 만드신 바라”는 말씀에 깜짝 놀랐다. “아! 하나님이 나를 만드셨구나!”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하나님의 작품이라는 말씀이 내 인생의 가장 큰 말씀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나의 자존감이 완전히 회복됐다. 내가 살아야 할 이유와 열심히 공부해야 할 이유가 바뀌었다. 주님을 만난 것이 내 삶에 완전히 새로운 삶의 전환점이었다.

감리교신학대학교 졸업식 때 부모님과 기념사진
감리교신학대학교 졸업식 때 부모님과 기념사진

ㅣ사역의 시선

신학교 졸업 후 1990년, 감리교회 불모지 거창으로 내려와 10평 공간에서 개척교회 시작
목회의 방향성은 '성도들의 내면적, 영적인 성장'
개척 초기 힘든 상황에서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 경험

Q. 목회자의 길은 어떻게 결심하게 됐나? 

나는 예수님에 대해서 더 알고 싶어졌고 성경에 대해서도 알고 싶은 갈증이 커져갔다. 더 공부하고 싶은 갈급함에 감리교신학대학교에 지원했다. 면접을 보러 갔는데 신학교 교수님들이 “왜 담임목사 추천서가 없냐?”고 물으셨다. 나는 “추천하실 목사님이 없다”고 대답했다. 당시 거창에는 감리교회가 없었다. 감리교회를 들어보지 못했는데 왜 오게 됐는지 물으셔서 나는 “예수님을 더 알고 싶어서 왔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야기를 듣던 교수님들이 모두 웃으셨다. 대부분 지원자들은 복음을 전하기 위해, 선교사가 되기 위해 소명감으로 왔다고 말하는데 나는 공부하러 왔다는 것이었다.

신학교에 입학을 한 뒤 하나님을 더 알아가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 목회자가 되는 것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리고 목회에 대한 준비 없이 신학교를 졸업했다. 소식을 들은 거창고등학교 전성은 교장선생님께서 나에게 거창에 와서 목회를 하면 어떻겠냐고 하셨다. 그 말씀이 나에게는 주님의 음성으로 들렸다. 나는 바로 시골로 내려갔다.

1990년 거창 대동교회 개척예배에서 백용현 목사와 염민자 사모가 단상 앞에 서 있다.
1990년 거창 대동교회 개척예배에서 백용현 목사와 염민자 사모가 단상 앞에 서 있다.

Q. 감리교회가 거의 없는 경남 거창에서 교회를 개척하기 위해 어려움은 없었나?

1990년, 29살 나이의 젊은 전도사가 복음화율 2퍼센트에 불과한 거창에 내려가서 교회를 개척하려고 하는데 주변에 돕는 후원자도 없었고 교회 공간을 얻을 돈도 없어서 막막했다. 소식을 들은 어느 목사님께서 사회 활동을 위한 연구소 공간으로 300만 원에 월세 6만 원 되는 10평 공간을 보고 있는데 보증금은 본인이 낼 테니 월세를 부담할 수 있으면 공간을 반씩 나눠쓰자고 제안하셔서 놀랍게도 보증금도 없이 예배당 공간을 마련할 수 있었다. 게다가 더 신기한 건 목사님께서 칸막이 시설을 계속 미루셔서 2년 동안 10평 공간을 다 사용했다. 지금 돌아보면 그분이 나를 도우려고 하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가난하고 어려운 상황에서 교회를 개척했지만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 교회를 2년에 한 번씩 옮기게 하셨다. 그리고 개척 10년 만에 성전 건축을 하게 되고 대동교회는 거창에서 영향력 있는 교회로 성장했다. 

뒤돌아보면 나는 목회를 하겠다는 마음이나 의지도 없었고 큰 교회를 다녀본 경험도, 부목사로 사역해 본 적도 없었다. 목회자로는 빵점인 나를 하나님께서 시골로 부르셔서 교회를 개척하게 하시고, 10평 교회가 25년 후에 크게 성장하게 됐다. 이렇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누가 상상할 수 있었을까. 정말 큰 하나님의 은혜였다.

백용현 목사가 개척했던 대동교회 첫 예배당
백용현 목사가 개척했던 대동교회 첫 예배당

Q. 목회를 잘 감당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내가 목회에 대해 본 것이 없고 배운 것이 없었던 것이 오히려 가장 큰 복이었다고 생각한다. 본 것이 많았다면 따라 하려고 노력했을 텐데 나는 본 것이 없어서 뭐든 스스로 찾아서 해야 했다. 나는 목회하면서 흔한 목회자 세미나도 한 번 가본 적이 없다. 나는 스스로 방법을 찾으려고 늘 노력했다.

우리 교회에 성도들이 새로 오시면 훈련 프로그램이 없냐고 묻는다. 그런데 우리 교회는 프로그램이 하나도 없다. 흔히 하는 제자훈련이라든지 전도훈련이라든지 성경공부 프로그램도 전혀 없다. 성도들이 좀 당황스러워하기도 한다. 우리 교회는 예배만 드린다. 특별한 것이 있다면 매일 새벽과 저녁에 기도한다. 

거창 대동교회 창립 5주년 기념 예배
거창 대동교회 창립 5주년 기념 예배

Q. 목회에서 어떤 방향성을 갖고 있는지?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성도들의 내면적이고 영적인 성장이다. 우리가 자칫하면 교회의 규모를 키우는 방향으로 가기가 쉽다. 그러나 목회자는 성도들의 내적인 성장을 도와주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우리 교회 주일학교 학생 수의 증감에 대해 보고를 받거나 분석해서 부교역자들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영혼이 자라는 것을 우리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학생의 수에 신경 쓰지 않고 그 영혼이 자라는지만 바라보려고 애쓴다.

나는 성도들이 이 세상을 이기고 살아갈 수 있도록 영적인 힘이 자라게 하는 것이 목회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기도하는 삶이다. 성도들이 끊임없이 기도할 수 있도록 교회가 도와주려고 한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은사는 기도를 통해 성도들의 신앙을 세워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집중하고 있다.

2000년 대동교회 새성전을 완공하고 입당 감사예배를 드리고 있다.
2000년 대동교회 새성전을 완공하고 입당 감사예배를 드리고 있다.

Q. 지금까지 목회하면서 경험한 에피소드는?

나는 목회자로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채 목회가 뭔지도 모른 채 소명 때문에 목회를 시작했다. 그래서 처음엔 목회가 너무 힘들었다. 개척하면서부터 교회에서 생활했는데 10평짜리 건물에 아무것도 없었다. 피아노도 없고 마이크도 없이 29살 나이에 시작한 것이다. 강대상 앞에서 밤마다 혼자 철야하고 기도하면서 지냈다. 

수요일이면 온종일 말씀을 준비했다. 수요예배에 참석하는 교인이 서너 명 정도 됐는데 하루 종일 최선을 다해 말씀을 준비하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열심히 목회를 했지만 교회가 성장하지는 않았다. 나에게는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다.

어느 날 새벽기도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는데 들판에 농부들이 이른 아침부터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농사는 열심히 지으면 곡식을 얻는데, 목회는 열심히 해도 결과가 없는 것 같이 느끼고 있던 나는 그분들이 부러워 보였다. 성도들이 모이는 것 같았다가 다시 떠나가 버릴 땐 정말 힘이 들었다. 목회는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었다. 자존감이 블랙홀같이 끝을 모르게 떨어졌다. 목회를 어떻게 해야 하나 많이 매일매일 고민했다. 

목회에 대해 모르고 무지했기 때문에 열심과 열정만 있었다. 마음만 뜨거웠기 때문에 열심히 부딪히다 보니까 체력이 감당이 안 돼서 코피를 달고 살았다. 30대 한창 건강할 땐데 몸은 쇠약해졌다. 지금은 반성하지만 그땐 목회가 농사보다 못하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내가 주님의 거룩한 사명을 농사보다 못한다고 생각했을까 부끄럽다. 그런데 아직도 그때 그 기억이 너무 선명하다.

부활주일에 성도들과 거리로 나와 전도하는 가운데 백용현 목사가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있다.
부활주일에 성도들과 거리로 나와 전도하는 가운데 백용현 목사가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있다.

Q. 힘든 시간을 어떻게 이겨냈나?

그 힘듦이 나를 기도의 자리로 인도했다. 그것밖에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원래 아주 이성적인 사람이다. 학교 다닐 때 공부도 잘했던 나 같은 사람은 기도하기가 어렵다. 신학교 다닐 때 내가 제일 싫어하던 사람이 기도하는 사람이었다. 기도하라고 하는 목사님도 제일 싫어했다. 설교자는 뭔가 대안을 제시하고 교인들에게 방법을 제시해 줘야지 맨날 기도하라고 하니까 내 눈엔 기도가 무지해 보였다. “저 사람은 모르니까 기도해”라고 한다고.

그런데 목회 현장의 어려움 때문에 나도 모르게 기도의 자리로 나아가게 되었다. 정말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였다. 밤마다 성전에서 혼자 기도했다. 목회자 세미나는 끌리지 않았지만 작은 예배당 기도의 자리는 끌렸다. 이성적이던 내가 기도 가운데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를 경험했다. 하나님이 기도하게 하셨다. 

2000년 개척 10년 만에 세 번째 예배당 앞에서 성도들과 기념사진
2000년 개척 10년 만에 세 번째 예배당 앞에서 성도들과 기념사진

ㅣ생각의 시선

2012년 40일 금식기도 중 '40일 기도학교'책 쓰고 기도 사역 시작
한빛감리교회 부임 당시 새벽기도 100명에서 1,000명으로
'기도는 하나님의 일이다' 책 전국에 배포 노력

Q. 요즘 많이 생각하는 주제는? 

요즘 생각은 오로지 ‘기도가 하나님의 일’이라는 사실이다. 나는 이성적인 사람이어서 기도하는 것을 거절했었는데 하나님께서 기도하게 하셨고, 기도가 하나님의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하나님이 기도하게 하신 것이다. 나를 아는 후배나 친구들은 백용현 목사가 기도한다는 것을 놀라운 일로 알고 있다. 왜냐하면 내가 너무 이성적이고 합리적이고 지적인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기도가 하나님이 하게 하는 것이고 하나님이 이루시는 일이라는 것을 함께 나누기 위해 책을 썼다. ‘기도는 하나님의 일이다.’ 책은 나를 가슴 뛰게 한다. 지금은 이 책을 전국 교회에 보급하는 운동을 하기 위해 성도들이 후원을 해주고 있다. 

기도가 하나님의 일이라는 것을 책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심지어는 이 책의 제목만이라도 사람들에게 읽어주고 싶다. 그래서 매주 수백 권의 책을 계속 보내고 있고 그 일을 앞으로 계속하고 싶다. 요즘 우리 교회 어린아이들도 “기도는 하나님 일이다”라고 말한다.

2019년 대전 한빛감리교회에서 열린 기도 콘퍼런스에서 백용현 목사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2019년 대전 한빛감리교회에서 열린 기도 콘퍼런스에서 백용현 목사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Q. ‘기도는 하나님의 일이다’ 책을 소개한다면?

사무엘상 9장 15절에 보면 사울이 나귀를 찾으려고 선지자 사무엘에게 기도를 부탁하는데 사울이 오기 하루 전날에 하나님께서 사무엘에게 “내일 이맘때 내가 사울을 너에게 보내겠다”는 말씀을 하셨다. 나는 그 본문을 읽을 때 기도의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 사울은 오늘 나귀를 잃어버리고 나귀를 찾겠다고 갔는데 전날에 하나님이 먼저 사무엘에게 말씀하셨다. “내일 사울이 너한테 간다. 왕으로 세워라.” 내가 기도하기 전에 하나님이 먼저 나를 향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기도는 하나님의 일이다. 첫째로 기도는 하나님의 요청이다. 하나님이 먼저 기도하게 하신다. 나에게 어떤 문제가 생긴다면 문제를 주시고 기도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요청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기도는 응답이 예비 되어 있다. 나에게 주실 것을 내가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들어주시는 것이 아니고 먼저 주실 것을 준비하신다. 세 번째는 기도는 사람의 뜻보다 하나님의 뜻이 먼저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도는 하나님이 요청하시지만 응답이 예비 되어 있고 하나님의 뜻이면 반드시 이루어진다. 기도는 하나님의 요청이고 기도는 하나님의 응답이 있고 기도는 하나님의 뜻이 먼저 있고 기도는 반드시 응답한다. 기도는 하나님의 일이다. 

백용현 목사의 '기도는 하나님의 일이다' 도서
백용현 목사의 '기도는 하나님의 일이다' 도서

Q.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지금까지 기도학교 사역을 하면서 ‘50일 기도학교’라는 책을 세 번 정도 썼다. 교안으로 만든 것이었는데, 이번에는 사도바울이 편지를 쓰듯이 그런 마음으로 성도들에게 쓰고 싶었다. 이 책을 쓴 이유는 성도들의 기도의 가치관을 바꾸기 위해서다. 기존에는 성도들에게 기도의 방법을 훈련했기 때문에 기도는 사람의 일이었다. 나의 문제 해결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었다.  한국 교회 성도들이 기도의 가치관을 바꾸면 모두 기도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도는 하나님의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 교회 성도들은 새벽기도에 열심히 나온다. 내가 부임할 때 100여 명이었는데 지금은 1,000여 명 참석한다. 이전에는 몸이 아프거나 문제가 생기면 기도했는데 기도의 가치관이 바뀌니까 당연히 나오게 된다. 기도의 방법을 배우는 것보다 기도의 가치관을 바르게 아는 것이 더욱 시급하다.

Q. 이 책을 읽는 성도들이 어떻게 바뀌면 좋겠는지? 

기도의 가치관이 바뀌고 성도들이 각자 있는 자리에서 기도자가 되면 좋겠다. 이 땅의 모든 교회와 성도들이 어떤 일보다도 (물론 전도도 열심히 해야 하고 선교도 열심히 해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각자 개인이 기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언제나 우리에게 선한 일을 이루시는데 우리는 그것을 왜 모르는 것일까? 기도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도하면 반드시 하나님께서 더 풍성한 인도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빛교회 송구영신예배와 24시간 기도회에 참석한 성도들이 함께 찬양을 하고 있다.
한빛교회 송구영신예배와 24시간 기도회에 참석한 성도들이 함께 찬양을 하고 있다.

Q. 기도학교 사역을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2012년 11월 20일 하나님께서 40일 금식을 하라고 하신 것이 나의 인생에 엄청난 충격이 있었다. 내가 목회를 잘하려고 금식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아니다. 40일 금식을 생각지도 못했는데 어느 날 기도 중 하나님께서 40일 금식하라고 하셔서 정말 깜짝 놀랐다. 

내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예수님을 믿게 된 것이 첫 번째 인생의 전환점이라면 40일 금식을 시작했던 것이 나의 인생과 사역의 전환점이었다. 

점심 먹으려고 식사 기도하는데 주의 음성이 벼락처럼 들려와서 그때부터 숟가락을 놓았다. 40일을 금식하면서 처음으로 기도학교 책을 쓰게 됐다. 시골에 있는 작은 교회를 개척한 목사가 자기 목회도 정신이 없는데 무슨 책을 쓰겠는가. 그런데 하나님께서 기도 사역을 위해 책을 쓰라고 하셔서 ‘40일 기도학교’라는 책을 쓰게 됐다. 

그리고 전국 교회의 초청을 받아 기도학교 사역을 했다. 열심히 수고하면 결실을 얻는 농부들을 부러워하던 무지한 목사를 이토록 귀한 사역에 불러 쓰시는 것은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다. 기도는 하나님께서 먼저 뜻을 정하고 기도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일이다.

백용현 목사의 저서들
백용현 목사의 저서들

Q.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특별한 달란트는? 

나는 특별한 달란트가 없다. 나는 내성적이고 목회에 대해 배운 것도 없는 사람이다. 그런 내 안에 주님을 사모하는 마음이 생기고 주님의 음성이 내게 들린 것이 은혜다. 지금까지 삶의 많은 순간마다 내 의지나 목표를 가지고 결정해 본 적이 없다. 하나님의 음성이 그때마다 들려졌다. 지금도 늘 두려운 것은 “하나님의 음성이 사라지면 어떡하지?”이다. 목회의 중요한 순간마다 주님의 말씀이 나에게 있었다는 것이 정말 감사하다. 나의 보물과 같은 것이다. 

2020년 목자 콘퍼런스를 마치고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0년 목자 콘퍼런스를 마치고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Q. 내가 갖고 있는 가치관에 가장 영향을 끼친 것은? 

나는 성경을 통해서 주님을 만났고 인생에서 그 충격은 잊을 수 없다. 지금도 목회의 모든 길은 말씀에서 찾는다. 물론 내가 도움받은 다른 책들도 있지만 오늘 내 삶이 있게 한 것은 말씀이다. 나는 성경이 단순히 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성경은 주님의 몸이다. 바로 주님인 것이다. 성경 말씀을 보면 그냥 글이 보이는 게 아니라 주님의 뜻이 깨달아진다. 나는 말씀 읽기를 아주 소중히 여긴다. 

지금도 설교를 준비하는 유일한 텍스트는 성경이다. 나는 다른 분들의 설교집이나 책을 보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이 나에게 어떻게 설교 준비를 하는지 물어보는데, 특별한 것이 없고 성경만 보는 것이 나의 근원이다. 설교는 하나님의 뜻을 전하는 것이다. 성경에 하나님의 뜻은 나타난다. 목사는 성경의 사람이 되어야 한다. 

백용현 목사는 항상 성도들에게 먼저 다가가서 친밀하게 교제하며 목회를 감당하고 있다.
백용현 목사는 항상 성도들에게 먼저 다가가서 친밀하게 교제하며 목회를 감당하고 있다.

Q. 후배 목회자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

목사님들께 꼭 부탁하고 싶은 것은 첫째 기도를 많이 하라고 하는 것이다. 목회자의 영성은 기도로 지켜야 한다. 한없이 기도하라. 그리고 두 번째로 성경을 많이 보는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 설교집이나 설교를 도와줄 수 있는 주석서 보다 성경 자체를 많이 봤으면 좋겠다. 성경을 최소한 1년에 10독이나 20독이라도 다독을 하면 좋겠다. 

목사는 성경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성경으로부터 말씀이 나와야 할 것이다. 요즘 목사들의 강단을 보면 인문학적인 얘기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런 이야기는 목사가 아니어도 사람들이 많이 한다. 성도들은 목회자가 성경에 대해 깊이 이해한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싶어 하는 것이다. 

해석학적 기법을 공부하기보다는 말씀 자체를 많이 알고 그 말씀에 관한 성경적 사고라든지 이런 것들을 많이 알았으면 좋겠다. 하루아침에 되지 않을 수는 있다. 지금부터 약 10년 정도는 말씀에 붙들려서 말씀적 사고와 말씀의 훈련을 노력하면 분명히 어느 정도 자신의 목회는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 말씀 훈련이 베이스가 되어 그 위에 기도의 영성을 쌓기를 바란다. 처음에는 어렵겠지만 점점 기도의 시간을 늘려가며 기도의 영성이 쌓이면 하나님이 마음껏 사용하시는 목회자가 될 것이다. 목회자가 하나님 역사하시는 기도의 능력을 경험하게 되면 계속 "쉬지 말고" 기도하고 싶어질 것이다.

2020년 1월 1일, 영적 돌파를 위한 24시간 기도회에서 참석자 전원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0년 1월 1일, 영적 돌파를 위한 24시간 기도회에서 참석자 전원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ㅣ세상의 시선

우리의 시간 속에 하나님의 시간 있어, 마지막이 잘 될 것 믿고 소망 가져야
사실을 넘어 믿음을 말하고 여전한 교회의 가치와 사명 위해 준비해야
교회의 본질은 말씀과 기도, 부가적인 것에 마음 뺏기지 말고 본질 회복 위해 노력해야

Q.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을 어떻게 보는가?

지금 코로나바이러스로 모두 힘들고 어렵다고 하지만 나는 성도들에게 우리의 시간 속에 하나님의 시간이 있다고 강조한다. 우리들의 시간을 보지 말고 하나님의 시간을 봐야 하는 것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성구가 로마서 8장 28절이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그래서 우리는 마지막이 잘 될 것을 성도들에게 주장한다. 우리는 소망적이기 때문에 세상을 향한 모든 것들을 하나님 안에서 보려고 한다.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우리 교회 성도들은 어렵다 힘들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코로나 이전과 다름없이 열심히 모여서 뜨겁게 예배하고 있다. 

2019년 기도 콘퍼런스에서 찬양하는 모습
2019년 기도 콘퍼런스에서 찬양하는 모습

Q. 세상이 어떤 방향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는지? 

우리가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믿음의 눈으로 보고 하나님의 관점으로 봤으면 좋겠다. 하나님을 통해 보자는 것이다. 최근에 개인적으로 노력하는 것은 다시 말씀을 통해 오늘을 보는 것이다. 통계를 통해서 보지 말고 말씀을 통해서 보자고 말하고 싶다. 말씀 속에서 주님이 무엇이라고 하시는지를 다시 한번 보자는 것이다. 

하나님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통해서도 우리를 깨닫게 하실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이후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이야기한다. 그들의 말을 들어보면 교회가 엄청나게 사라지고 어떻게 될 것 같다. 나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것이 보이는 현상일 수는 있으나 하나님은 여전히 그 속에 살아계신다. 우리는 사실만 말하지 말고 믿음을 말하고 하나님을 말해야 한다. 어려움 속에도 우리가 담대하게 하나님을 이야기기하면 좋겠다. 

사람들은 코로나 때문에 믿음을 잃은 사람이 많다고 하는데 코로나 이전에도 같았다. 그때도 성도들의 믿음이 다 좋은 건 아니었다. 사람들이 통계에 코로나라는 칠을 한 것이다. 교회의 가치는 앞으로 더 소중해질 것이다. 코로나 이후에도 복음은 여전히 가치 있는 일이고 신앙과 교회는 가치가 있다. 그 사명을 교회가 준비하고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부흥을 준비하자. 한빛교회는 올해 2021년을 보내는 마지막 날 영적 돌파를 위한 24시간 기도회를 준비하고 있다. 교회에서 함께 기도할 예정이다. 내년 2월 28일부터는 50일 동안 뜨겁게 기도하는 일들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 교회는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그래서 내년부터는 다시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시키는 예배 운동과 기도 운동을 준비하고 있다. 

Q. 독자들에게 권면과 도전의 한마디? 

식당에 손님이 없는 이유의 핵심은 위치나 간판의 디자인이 아니라 음식의 맛이다. 맛이 없는 음식을 홍보한다고 해서 손님이 늘어나지 않는다. 위치가 좋다고 사람들이 오지 않는다.

교회도 마찬가지로 교회의 본질이 준비되지 않으면 이 시대를 이길 수 없다. 교회의 본질은 기도와 말씀이다. 혼란한 이 시대에 우리는 교회의 부차적인 것들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본질을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교회가 기도와 말씀에 단단히 서고 더 집중하길 소망한다. 교회가 영적인 본질에 더 집중하고 노력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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