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호 작가, 신묘막측한 자연과 일상의 뜻밖의 만남을 작품으로
  • 그림자를 닮은 흑색의 실루엣에 새로운 조형 에너지 담아  
  • 자연에서 발견한 "신적 창조성"을 통해 기독교와 미술의 사유 확장 
김병호 작가의 <번역된 일상성> 전시 모습
김병호 작가의 <번역된 일상성> 전시 모습

KT&G 상상마당 춘천 아트갤러리에서 김병호 작가의 전시 <번역된 일상성>이 열렸다. 그림자를 닮은 실루엣이 펼쳐진 그의 전시실은 마치 실험실 같다. 자연의 신묘막측함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일상을 낯설고 신선한 조형으로 보여주는 실험실이다. 

신묘막측이란 하나님의 초월적이고 신비로운 솜씨에 대한 감탄을 담은 표현이다(시편 139:14). 감탄은 음미에서부터 시작된다.  자연을 음미하며 이것을 만든 창조주를 상상할 줄 아는 이는 신묘막측함을 노래한다.

김병호, 「Shadow of Adam」, 2021
김병호, 「Shadow of Adam」, 2021

자연은 작은 텃밭을 돌보는 김병호 작가의 일상 안에 있다. 그에게 일상을 음미하는 일은,  흙에서 뻗어나온 고구마 줄기와 옥수수대가 품은 자연의 리듬을, 가을의 에너지를 담은 낙엽의 여리고도 강인한 선을 마음에 담는 행위다. 

작가는 마음에 담긴 신묘막측한 자연의 대상물을 캔버스 위에 올려 놓았다. 자연의 대상물과 함께 메모지, 칫솔, 너트 등의 인간의 사물도 함께 펼쳐 놓았다.

자연의 대상물과 인간의 사물은 뜻밖의 관계에 놓이는 데페이즈망 기법으로 낯설고 신선한 조형을 만들어낸다. 작가의 손에서 우연과 필연으로 벌어진 실험의 결과물은 그림자를 닮은 실루엣을 얻어 강렬한 시각적 에너지를 내뿜는다. 자연과 일상의 뜻밖의 만남으로 빚어진 작품은 자연과 인간, 일상에 대한 새로운 감흥을 불러 일으킨다.

김병호,「생각하는 사람」, 2021
김병호,「생각하는 사람」, 2021

김병호 작가는 백석 기독교전문대학원에서 후배 작가들을 가르치며 오랜 시간 기독교와 미술에 대해 연구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자연의 신묘막측함을 음미한 예술가의 시선으로 "하나님의 신적 창조성"에 대한 사유로 관객을 이끈다.   

"나는 자연대상물에서 신묘막측함을 느낀다.

나는 이것을 하나님의 신적 창조성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나에게 조형의 아름다움과 무한한 상상의 길을 열어준다."

- 김병호의 작가 노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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