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S뉴스 이현지 기자

골목길 사이를 오가는 발걸음이 있다. 가슴 한 쪽에 유가족을 의미하는 노란 국화꽃 배지를 달았다.

안내자들을 따라 골목 곳곳에 위치한 부스에 들어가자 달고나 만들기 체험장이 나온다.

설탕 냄새가 올라오자, 체험자들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피어납니다.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눈다. 한 쪽에서는 립밥 제조 부스와 엽서 쓰기, 뮤지컬 공연도 마련됐다.

매년 11월 셋째 주 토요일인 ‘세계 자살유가족의 날’을 앞두고 다양한 문화 체험 행사가 열렸다.

조성돈 대표 / 라이프호프 기독교자살예방센터

세계 유가족의 날이라고 해도 공식적인 식순만 하고 지나갔었는데 (문화행사를) 통해서 같이 이렇게 어울릴 수 있고 이야기도 나누고 경험할 일들이 많기 때문에 유가족들은 너무 좋아합니다

국내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는 지난 한 해 1만 3천여 명. 유가족은 최소 8만 명이다.

이중 54.4%는 본인도 생을 마감하겠다는 생각을 했으며, 20.5%는 실제로 자살을 시도했다. 일반 사람보다 자살률이 4배 더 높아 자살 유가족은 자살 위험군에 들어간다.

전문가들은 유족들이 겪는 죄책감과 마음 속 이야기를 꺼내기 힘든 고립감을 원인으로 꼽는다. 따라서 문화행사를 통한 위로와 극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조성돈 대표 / 라이프호프 기독교자살예방센터

우리들에게는 (문화생활이) 일상이지만 유가족 입장에서는 이런 것을 한다는 게 참 쉽지가 않거든요 고립되어있는 유가족들이 사람을 만나고 서로 도움을 주는 (자리가 필요합니다)

세계 자살유가족의 날을 앞두고 남겨진 이들을 위한 공감과 소통의 장이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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