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라 빛을 발하라 이는 네 빛이 이르렀고 여호와의 영광이 네 위에 임하였음이니라 (이사야 60장 1절)

밤 하늘의 별은 어두울수록 빛이 납니다. 별들은 대낮에도 분명히 하늘에 떠 있지만, 그보다 훨씬 더 밝은 햇빛에 가려 보이지 않습니다. 별들이 반짝이는 것은 오직 어두운 밤이 찾아올 때입니다. 겨울이 길고 혹독할수록 야생화의 색깔과 향기가 더 진하고 아름다워지는 것처럼, 어둠이 깊을수록 별은 더욱 더 밝게 빛나는 법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삶의 자리가 아무리 매섭고 절망스러울수록 영혼의 소망을 바라보게 됩니다.
요즘 거리마다 연말을 맞이하는 크리스마스 장식이 화려해 보입니다. 형형색색의 화려한 조명과 장식들을 바라보노라면 암울했던 지난 시간들이 씻겨 내려가는 듯 합니다. 또한, 다시금 일어서서 회복할 수 있을 듯한 기분마저 느껴집니다. 그런데 우리 눈 앞에 보여지는 화려한 조명과 들려지는 경쾌한 음악이 우리의 몸과 마음을 소생시킬 수 있을까요? 안타까운 것은 우리 눈에 보이는 화려함에 취해 성탄 트리가 지니고 있는 참 의미를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우리이지 않나 싶습니다.
우리는 대림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기독교는 대림절을 시작으로 한해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대림절 기간 동안 우리에게 오실 임마누엘 하나님을 기다립니다.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며, 우리는 교회, 가정, 관공서, 대작로에 성탄 트리(성탄목)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구원자이자, 소망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립니다. 그런 의미에서 성탄 트리의 화려함이 다시 오실 주님의 영광을 가려서는 안됩니다.
성탄은 빛의 계절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을 빛이라고 표현합니다. 하나님이 빛이시라고 할 때, 그 빛은 빛을 내는 발광체나 달 빛 같은 반사광이 아닙니다. 또한 등불, 횃불, 전깃불 같은 인위적 빛도 아닙니다. 여기서 말하는 빛은 본질적인 빛, 근원적인 빛, 생명 자체의 빛을 의미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림절은 이 빛을 기다리는 절기이며, 성탄절은 이 빛이 세상에 오심을 찬양하는 절기입니다.
빛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며, 어둠을 밝힙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오심 역시 온 누리에 생명을 주시고, 죄악으로 어두운 우리 영혼에 참 빛을 주시기 위함입니다. 오늘 우리는 다시 오실 그 빛을 기다리며 성탄의 빛을 밝히고 있습니다.
우리를 회복시켜 주시고, 구원하여 주실 소망의 주님이 우리에게 오심을 고대하며 이 연말을 보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주님이 이 세상에 오실 때 어둔 곳에 밝은 빛 되신 주님으로 인해 모든 열방이 주께 돌아오는 역사가 일어나도록 귀한 통로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며 세운 성탄 트리의 참 의미입니다.
또한, 빛은 사랑이 되어 누군가를 비춰줍니다. 어둡고 답답한 이 세상에 빛이신 예수님께서 오셨습니다. 우리 주님은 방황하고 헤매는 우리들을 어둠에서 그분의 놀라운 빛 가운데로 이끌어 주시기 위해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러하기에 성탄의 신비는 복음의 기쁜 소식입니다. 아기 예수님의 성탄을 통해 드러난 하나님의 사랑과 은총에 힘입어 우리 모두가 세상의 어두움을 밝히는 빛의 자녀로 다시 나시기 바랍니다.
이제 우리 모두 성탄의 의미를 기억할 뿐 아니라 삶의 자리에서 성탄의 의미를 살아야 할 것입니다. 서로 나누고 사랑하며 섬기고 용서하는 삶을 살아 갈 때, 하나님의 사랑은 열매 맺을 것입니다. ‘얕은 시냇물은 졸졸졸 소리가 나지만 깊은 강물은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빛으로 오신 주님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요란하게 오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사랑의 빛으로 온 누리를 따스히 감싸 주십니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릅니다. 사랑도 내리사랑입니다. 하나님의 사랑도 우리에게 흘러 왔습니다. 우리도 사랑을 흘려보내야 합니다. 수많은 접촉점을 통해 우리 이웃에서 사랑을 전할 수 있기바랍니다.
글ㅣ정해우 목사(신양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