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데살로니가전서 5장 18절)

거북이가 태어나서 그의 평생을 살기까지 얼마나 숭고하고 얼마나 엄청난 고난을 이겨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어미 거북이는 해안으로부터 수십 미터 떨어진 후미진 모래사장에 둥지를 틉니다. 이곳은 바닷물이 닿지 않아 알들을 위해 안성맞춤이기 때문입니다. 어미 거북이가 알을 낳은 후 2개월쯤 지나면 모래 속에 있던 알들이 깨어나기 시작합니다. 이때부터 새끼 거북이가 생존하기까지 네 번의 중요한 고비를 넘겨야 합니다.
첫째, 알 껍질을 깨고 나와야 합니다. 알은 저절로 깨지지 않습니다. 다행히 새끼 거북이에게는 ‘카벙클(cabuncle)’이라고 불리는 임시치아가 나옵니다. 그것으로 알을 깨야 합니다. 깨지 못하면 햇빛도 보지 못하고 썩어 죽게 됩니다. 필사적으로 알을 깨고 나온 거북이는 이가 온통 부서지고 피가 납니다. 그 첫 번째 단계를 통과했다고 해서 아빠 거북이나 엄마 거북이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미 거북이가 알을 낳고 덮어놓은 30센티미터 두께의 모래를 뚫고 나와야 합니다. 모래 두께는 얼마나 단단한지 웬만해서는 꿈쩍도 안 합니다. 그 견고한 모래성을 뚫고 세상에 나오기까지 3일에서 7일이 걸립니다. 그러는 동안 거북이의 몸무게는 태어났을 때보다 30% 정도 줄어듭니다. 그렇게 두 번째 단계를 통과합니다. 모래성을 뚫고 나온 새끼 거북이들은 섣불리 모래 표면으로 올라오면 안 됩니다. 모래 위에는 바다 갈매기와 독수리 같은 포식자들이 호시탐탐 그들을 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새끼들은 한밤중에 운명의 질주를 해야 합니다. 그들이 살 수 있는 바다를 향해 필사적으로 달려야 합니다. 그렇게 세 번째 장애물까지 통과한 새끼들이 드디어 바다를 맞이합니다. 그러나 바다에 들어왔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습니다. 바다에 뛰어든 뒤에도 48시간 동안 미친 듯이 헤엄을 쳐서 깊은 바닷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그곳이 그들이 가야 할 본연의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그곳은 큰 물고기들이 많지 않고 수압이 높아서 자신을 보호하고 있는 등딱지와 배딱지를 단단하게 만드는 수련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모든 것을 통과하면 생존 확률이 아주 높아집니다. 그런데 이런 생존의 첫걸음이 바로 껍질을 깨는 것입니다. 껍질을 뚫고 나오는 것이 먼저입니다.
우리 모두에게 한계라는 껍질이 있습니다. 그 상황만 되면 죄에 넘어져 버린다거나 마음이 한없이 무너지는 그런 한계가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의 신앙의 성장과 성숙을 막고 있는 껍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깨고 나와야 합니다.
새끼 거북이가 ‘카벙클’이라는 임시치아를 통해 힘들긴 하지만 깰 수 있는 것처럼 하나님은 우리들에게도 카벙클을 허락하셨습니다. 우리의 카벙클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알고 신뢰하여 모든 상황에서도 감사하기로 확정하는 것입니다.
지금 눈앞에 처해져 있는 상황과 환경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우리의 소망되신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인정하고 믿고 바라봐야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미 하신 일들을 믿으며 하나님께서 지금도 일하고 계심을, 앞으로도 동일하게 신실하게 선하심과 인자하심으로 일하실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우리의 카벙클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를 가로막고 있는 껍질을 깨고 범사의 감사를 회복하게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 드립니다.
글 l 문경욱 목사(제주누리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