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10일 금요일 2시에 종강예배를 드리면, 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첫 해 일정이 끝나게 됩니다. 지난 3월 1일 개학과 총장 취임예배로 시작해서, 이번 종강예배로 25기 학우들은 1학년을 마치고 방학에 들어갑니다. 하지만 교수들은 다릅니다.  그 다음 주간 13일 월요일에도 교수님들은 정시입학전형을 하고, 화요일에는 하루 종일 기말 교수회의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도 아마 성적을 낸다든지 하는 일들을 교수님들의 손에서 쉽게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어쨌거나 1학기 개학을 하자마자, 총장의 일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도 모르는 신임총장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설립자이신 백정란 명예이사장님은 훌쩍 천국으로 떠나가셨습니다.  

그러나 남겨주신 에스라에서 1년을 보내면서, 가장 큰 기쁨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알아가는 일이었습니다. 여덟 분의 교수님들과 같은 수효의 직원들을 알아가고, 올해에 입학한 25기 학우들을 알아가는 것이 주된 일이었습니다. 게다가 5대 총장으로 취임했으니 앞선 총장님들을 만나뵙는 일도 특권이었습니다. 초대 김북경 총장님은 천국으로 떠났으니, 만남이 좀 뒤로 밀리겠지만, 우선 서울에 계신 김한식, 민경동 총장님 부부와 몇 번 만나다가, 뒤에 미국에서 들어오신 이철 총장님까지 네 부부가 한 달에 한 번 정도 애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분들이야말로 어떤 분 못지 않게 에스라를 사랑하는 분들이시고, 에스라를 위해서 신실하게 기도하시는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만날 때마다 참으로 복되고 유익한 교제를 나누고 있습니다. 

그리고 에스라에 와서 새롭게 계속된 만남들도 있습니다. 현역에 있을 때 제자훈련 사역을 통해서 교제했던 분들과의 만남입니다. 건강한 교회를 위한 제자훈련의 꿈을 아직도 포기하지 않고 현역으로 계신 두 분 목사님들 부부와의 만남을 통해서 격려를 받고 있습니다. 소식을 듣고는 바로 달려와서  이 동네에 괜찮은 초밥집을 소개해 주기도 했고, 얼마 전에는 강화도까지 함께 가서 싱싱한 회로써 점심을 먹었으며, 오는 길에는 행주산성 부근의 맛있는 까페 나들이까지, 시골사람들 배려한다고 한나절을 같이 했습니다. 목회자들뿐만 아니라 30 여년 전에 서울에서 개척할 때, <흩어진 사람들이 모이는> 장승백이 두레교회와 <흩어져 복음을 전하는> 정릉 탄포리교회에서 함께한 형제자매들과 교제의 재미가 쏠쏠합니다. 그리고 에스라에 옴으로 시작된 일과의 만남도 있습니다. 지난 3월  <한국교회 사순절 회개기도회>의 설교나 이번 10월 제2차 로잔한국목회자 컨퍼런스의 성경강해 등은 수도권으로 올라왔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울산에서 경기도 고양으로 이사를 앞두고 아내가 저를 위해서 기도했습니다. “거기서도 울산에서와 같이 좋은 라이딩 친구들을 만나게 해 주십시오” 즉각 응답이 되어서, 가끔씩 라이딩 소식을 여기에 올리곤 했던 것을 아실 것입니다. 이제 올해 시즌오프를 위해서 한 번 더 만나려고 합니다. 에스라 25기 학우들과는 대자산을 걷기도 하고 9월 한 달동안 몇 분과는 탁구도 즐겼지만, 전체 학우들 입장에서는 에스라 뜰에서 가진 양고기 바베큐가 오래 남는 기억이 될 것입니다. 얼마 전에는 울산의 친구 목사님이 후원금을 연결해 주는 바람에, 네 사람이 앉는 원탁식탁에,  깔끔한 아크릴 가림막, 포근한 방석까지 마련되었습니다. 그래서 네 명 중 식탁에 마지막으로 앉는 사람이 기도하는 에스라의 전통을, 코로나 시대에  살려내어서 기쁩니다. 하늘 아버지가 만나게 한 사람들과 불화하기에는 삶이 너무 아깝습니다. <기쁨 기도 감사>의 삶으로 채우는 에스라의 날들이기를 소원합니다.  에스라에서 앞으로의 날들도 의미있는 일을 재미있게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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