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은혜로 살아감에 감사해
말씀 중심으로 살아가는 목회자, 독자 되길

2021년 11월, 울산동부교회에서 20여 년의 사역 여정을 마친 이광수 원로목사. 그는 성도들을 섬기며 각종 칼럼으로, 강해 설교로 말씀을 전했다. 이광수 원로목사는 내년 3월부터 울산고려신학원 원장으로 학생들을 섬긴다. 울산동부교회 원로목사이자 울산고려신학원 원장인 이광수 목사를 만나보았다.

이광수 원로목사
이광수 원로목사

|삶의 시선

신앙의 회의감, 기도 통해 구원의 확신 얻어.
죽을 때까지 영적으로 성장해야 한다.

Q. 목회자의 길을 걷기로 다짐했던 시기는 언제인가?

나는 경상남도 남해 출신이고, 바다 건너편인 여수 오동도를 바라보며 자라왔다. 아주 어린 시절엔 어머니의 등에 업혀 교회를 다니다 대여섯 살 즈음 담임목사님의 권유로 주일학교를 출석하게 되었고, 교회 안에서 회장직을 맡으며 성장했다. 특히 고등학생 시절엔 SFC(학생신앙운동) 회장직도 역임했다. 당시 나는 단순히 부모님 때문에 교회를 다니는 것인지, 나 자신이 ‘구원의 확신’을 갖고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것인지 의문이 생겼고 회의감이 들었다. 그래서 당시 서기였던 하민기 선교사(현 고신총회 선교부)와 함께 무릎 꿇고 밤새워 기도했고, 하나님은 내 신앙에 대한 확신의 응답을 주셨다. 그렇게 목회자의 길을 걷기로 다짐했다.

Q. 삶의 굴곡 중, 가장 행복했을 때는 언제인가?

가장 행복했을 때는 부산동교회 부목사, 삼천포교회 담임목사로 성도들을 섬기던 시기였다. 그 당시 살아계신 부모님께 자주 방문하며 ‘어떻게 하면 효도를 조금이라도 더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부교역자 시절의 이광수 원로목사
부교역자 시절의 이광수 원로목사

Q. 반면,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10년 전, 울산동부교회에서 사역하다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고생했던 시절이다. 당시 이사를 마치고 저녁을 먹으려는데, 밥이 넘어가지 않고 온몸이 늘어졌다. 급하게 병원을 방문해 각종 검사를 받았고, 간경화가 진행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간경화가 완치된 후, 이젠 질병이 생기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삶은 내 생각과 달랐다. 같은 해 연말, 갑작스러운 불면증으로 인해 며칠간 잠을 잘 수 없었다. 큰 병원에서 여러 가지 검사를 진행한 결과, ‘부정맥 발작’이라고 진단받았고, 병원 측에서는 더 큰 병원으로 옮길 것을 권유했다. 그렇게 심장내과로 이름이 알려진 아산병원으로 이동했고, 치료를 위해 6개월간 안식월을 가졌다. 병원 측에선 내게 시술을 통해 부정맥을 치료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시술하기 위해 온몸의 피를 묽게 만들어야만 했다. 부정맥으로 인해 생긴 혈전이 뇌 쪽으로 이동하면 사망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병원에서 처방해 준 혈액 용해제를 통해 시술이 가능한 혈액 농도를 만들었고, 무사히 부정맥을 치료할 수 있었다. 독한 약들의 부작용으로 우울증을 얻었다. 병원 침대에 누워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도중 창밖을 바라봤고, 운동하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을 바라보며, “하나님, 저는 건강을 회복하고 싶습니다. 저분들처럼 걷고, 자전거도 타고, 다이어트도 하며 건강하게 살아가고 싶습니다.”라고 기도했다. 지금, 그 시절을 되돌아보니 하나님은 당시 내가 했던 모든 기도에 응답해주셨다.

CTS 신앙에세이에 출연한 이광수 목사
CTS 신앙에세이에 출연한 이광수 목사

Q. 최근 삶의 변화를 이끄는 것이 있다면?

특별히 변화를 이끄는 것은 없지만, 최근 나 자신을 돌이켜보는 시간을 가진다. 며칠 전, 순천에 거주하시는 한 권사님과 통화했다. 그분은 내가 ‘신앙에세이’를 통해 소개했던 한 영성가에 대해 이야기하며 “목사님, 그분의 저서를 읽고 있는데, 내용이 정말 좋습니다. 그 책을 통해 저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어요.”라고 말씀하셨다. 권사님이 말씀하신 그 책은 하나님에 대한 갈망을 이야기하는 책이었다. 책 속에는 “목회자의 자리에서 물러나면 기도를 적게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영적 침체’가 올 때도 있다. 하지만 영적인 은퇴는 죽을 때이지 않은가. 죽을 때까지 영적으로 성장해야 한다.”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 부분을 읽고 정신을 차렸다. 한 영성가의 저서를 통해 나를 되돌아보며 하나님 앞에 각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울산동부교회 설립 50주년 기념 감사예배 현장
울산동부교회 설립 50주년 기념 감사예배 현장

|사역의 시선

20여 년간 칼럼, 강해설교 집필해
2022년 3월, 울산고려신학원 개강

Q. 20여 년 동안 울산동부교회에서 목회하시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은 언제인가?

울산동부교회에서 사역하며 교회를 개척했던 순간들이 기억에 남는다. 울산동부교회에서 목회를 시작할 때 ‘설립 10주년마다 교회를 설립하겠다.’라는 목표를 세웠다. 2010년에는 설립 40주년을 맞아 천곡동부교회를 건축해 여섯 가정을 파송했으며, 설립 50주년을 맞은 2020년에는 태국 치앙마이에 선교사 자녀들을 위한 치앙마이 동부선교교회를 건립했다. 태국 치앙마이는 동남아 선교의 허브라고도 볼 수 있어 선교사님들이 많이 계시지만, 자녀들이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건물이 없어서 자리를 옮겨 다니는 안타까운 상황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안타까운 마음에 '우리 교회에서 저들에게 신앙의 고향을 만들어주자.’라고 마음먹었고, 교회당과 사택을 지어주었다. 이를 위해 5억 원 이상 적지 않은 재정이 필요했는데, 감사하게도 성도들이 한 달 월급을 드리자는 마음으로 헌신해주셨다. 10년에 한 달뿐이지만, 교회를 위해 내 월급을 사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나의 작정을 위해 성도들이 헌신하는 모습을 보며 깊은 감동을 받았고, 큰 보람을 느꼈다. 앞으로도 울산동부교회에서 이 사역이 계속 진행되길 기대하고, 기도한다.

태국 치앙마이 선교센터 공사현장
태국 치앙마이 선교센터 공사현장
울산동부교회가 지원한 태국 치앙마이 선교센터
울산동부교회가 지원한 태국 치앙마이 선교센터

Q. 울산동부교회에서 사역하던 시절, 칼럼도 따로 쓰셨다고 들었다. 특별히 글을 잘 쓰는 방법이 있다면?

내가 가지고 다니는 보물 1호인 ‘기록 다이어리’가 있다. 그것에 책, 영화 등 다양한 작품을 감상한 후, 나에게 도움이 될 만한 부분을 기록해둔다. 시간이 지나 그것을 다시 읽어봐도 재미있고, 글을 쓰거나 강의를 준비할 때 밑받침이 된다. 그 자리에서 바로바로 기록해두며 준비하는 습관으로 인해 30분 만에 칼럼을 완성하기도 한다. 다양한 주제를 가진 책, 타인의 말 등 기억에 남는 부분을 수렴하고 기록하는 것이 글을 쉽게 쓰는 데 밑바탕이 되었다.

Q. 은퇴 전, 신간 도서를 출판하셨다고 들었다.

최근 마태복음 강해 설교 마지막 시리즈인 ‘천국과 종말’을 출판했다. 나는 설교에 대해 각별한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서 내 견해를 기록하고 설교하는 것이 아니라 본문을 기록한 저자의 의도, 또 그것을 통해 하나님이 전하시는 위로는 무엇인지 연구하고 묵상하고, 기도하며 설교를 준비했다. 그렇게 로마서 강해 설교 ‘복음 중의 복음’ 1, 2, 3권과 마태복음 강해 설교인 ‘천국 시민의 윤리’, ‘천국의 비밀’, ‘천국과 교회’를 집필하게 되었고, 최근에 출판된 ‘천국과 종말’이 마지막 책이 될 것이다.

Q. 강해 설교를 출판할 때 특별히 신경을 썼던 부분이 있다면?

이광수 원로목사가 신간 도서에 사인하고 있다.
이광수 원로목사가 신간 도서에 사인하고 있다.

나의 가치관이나 사상, 판단 등 개인적인 견해를 넣지 않고, 순수하게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설교가 되도록 특별히 신경을 쓴다. 장 칼뱅(John Calvin)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충실하게, 정직하게 강의해가면 그 설교는 하나님의 말씀이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실제로 그렇지 않은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어떤 목사님은 “설교는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다. 설교는 설교자가 성경을 보고 깨달은 것을 나누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어떤 면에서 생각해 보면 일리가 있는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결국 한 인간의 설교가 되고, 강단 앞에 앉아있는 서도들은 자신의 의지를 따라 그 설교를 받아들일 수도, 거부할 수도 있게 된다. 예배 시간 핵심은 설교이다. 예배는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시간이며, 설교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받아들이는 시간이다. 설교 시간 또한 하나님이 영광 받으셔야 하는 시간이다. 단순히 설교자가 깨달은 바를 전하는 시간에 불과하다면, 하나님께서 그 설교를 전하지 못하도록 막으실 것이다. 그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기 때문이다.

Q. 또 다른 사역을 준비하신다고 들었다.

우리 고신 교단에는 항상 여전도사 수급에 관해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 여전도사 양성과 더불어 피택장로 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울산노회와 울산남부노회가 함께 ‘울산고려신학원’을 설립했다. 감사하게도 울산고려신학원의 원장을 맡게 되었고, 내년 3월부터 4년간 신학원장으로서 학생들을 섬긴다. 울산고려신학원은 2년 과정이며, 주 3회(월, 화, 목 저녁) 교육을 진행한다. 목회에서는 은퇴하지만 크게 다른 일이 아닌 ‘신학’의 일을 할 수 있어서 참 행복하다. 울산고려신학원을 발전을 위해 기도해 주시길 바란다.

|생각의 시선

어설프지만 아내에게 도움 되고파
하나님을 갈망하는 주의 종들이 되길

Q. 가정에서 목사님의 모습은?

이광수 원로목사 가족
이광수 원로목사 가족

자녀들은 내게 “목사로서의 아버지는 존경한다.”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내게 가정적일 것 같다고 얘기하지만, 나는 목회 외에는 아무것도 못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아내는 내게 “설교 외에는 모든 것이 어설프다.”라고 종종 말한다. 앞으로는 아내에게 도움이 되는 남편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Q. 요즘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무엇인가?

요즘은 주로 ‘신학’에 대해 생각한다. 그래서 울산고려신학원 강의 준비를 위해 틈틈이 공부하고 있다. 그리고 후원 이사가 되어 월 10만 원씩 후원해주시기로 약속하신 장로님, 권사님들과 모여 감사 예배를 드리고, 식사하며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Q. 힘들고 지칠 때, 특별히 힘을 얻는 성경 구절이나 찬양이 있나?

가장 많이 묵상하게 되는 말씀은 시편 1편과 23편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것은 나의 목자가 되어주신 주님의 인도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많이 부르는 찬양은 찬송가 438장인 ‘내 영혼이 은총 입어’이다. 나를 살려주시고, 은혜로 살아갈 수 있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Q. 후배 목회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목회자들은 하나님의 종이다. 요즘 목회자들은 여러 가지 걱정과 관심사가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아쉬운 마음이 크다. 하지만 세상일에 능하지 못해도 괜찮다. 다른 것 하나 못해도 목회를 잘하면 하나님께서 칭찬하신다. 시편 42편에 나오는 사슴처럼 하나님에 대한 갈망이 가장 깊어야 하는 사람은 목사이다. 주님을 더 깊이 묵상하며 그분의 뜻을 깨닫고, 예수님을 닮아갈 때 주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목회자가 될 수 있다. 이 세상 무엇보다 하나님을 갈망하는 주의 종들이 되길 바란다.

이광수 목사가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광수 목사가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세상의 시선

말씀대로 살기 위해 노력하자
신앙 가운데 승리하는 독자 되길

Q. 목사님이 바라보는 세상의 모습은?

현재 우리나라의 모습만 보면 비관적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은 코로나19 이후, ‘가계부채 증가 속도 1위 국가’가 되었다. 각자 가진 재정이 정해져 있는데, 그것을 헤프게 사용하다 보면 필요할 때 쓸 수 없게 된다. 나라 재정이 바닥나면 그 후유증은 다음 세대 자녀가 겪게 된다. 지금이라도 호주머니를 움켜쥐고, 필요한 부분에 물질을 사용하는 나라가 되길 바란다. 그리고 크리스천인 좋은 지도자가 세워져 소망을 품고 이 나라를 이끌어가길 바란다.

Q. 어렵고 힘든 현재,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한국 사회는 지금 어렵고 힘들다. 이런 때에 성도들은 더욱더 말씀 중심의 삶을 살아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힘들고 어려워 올바른 삶을 살기 어려울 때, 믿음으로 하나님을 의지하며 말씀대로 살기 위해 애쓸 때,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모두가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하지만 하나님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함께한다.”라고 말씀하신다.주님께서 늘 함께하시는데 감히 누가 우리를 하나님에게서 떼어놓을 수 있겠는가. 비록 지금 힘들고 어렵더라도 조금만 더 견디자. 힘과 용기를 내어 신앙 가운데 승리하는 독자들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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