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 예수님을 함께 버무린 작품 전시회
사랑하는 이에게 손수 커피를 내려주시는 예수님의 모습
일터와 영성에 대한 고민
2천년 전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은 목공의 기술을 가진 목수로, 기술자로 인생을 사셨다. 예수님이 목수가 아닌 다른 직업을 가졌다면 어떤 직업이 어울릴까? 현대인의 삶에서 빠뜨릴 수 없는 커피를 손수 준비해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바리스타의 모습으로 우리 곁에 계시는 예수님을 만날 수 있는 곳. 기독교 출판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예술선교사 석용욱 작가를 통해 예수님에 대한 특별한 상상을 시작해본다.

Q. 어떤 전시회인가?
<바리스타로 오신 예수>라는 주제로 신간이 발행됐다. 2018년에 그림 작업을 시작해 2020년에 모두 완성했고 그 후에 그림을 보며 개인의 이야기를 담아 글로 풀어내는 1년의 시간, 총 3년 만에 작품이 완성됐다. 책에 들어갔던 그림 중 20점을 모아 해운대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원래 목수라는 직업을 가지고 계셨던 예수님의 모습에 ‘목수가 아닌 바리스타로 지금 이 시대에 오셨다면 어떤 모습일까’ 하는 상상을 더해 만든 작품이다. 그래서 작품을 보며 우리의 직업, 일터와 영성이라는 두 가지 부분을 함께 고민하고 싶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두가지인 ‘커피’와 ‘예수님’을 버무리는 작업이었고 작품을 보는 이들이 스스로의 직업과 신앙을 버무리며 고민하고 질문하길 바라는 취지로 준비했다.
Q. 커피라는 소재를 선택한 이유?
어떤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꼭 논리적인 인과관계가 형성되지 않는다. 물론 논리적인 인과관계가 있을 때도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는 상당히 맥락없이 던져진 아이디어였고 하나님께서 주신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바리스타로 예수님이 오셨다면 어땠을까’ 라는 이 한 문장이 내 안에서 피어올랐고 그 뒤부터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커피를 너무 좋아하고 가까이에서 즐기는 편인데 이 커피와 예수님이라는 주제가 자연스럽게 느껴졌고 이 두 주제를 연결해보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 아이디어 자체는 맥락없이 던져졌지만 개발해나가는 과정은 상당한 고민의 시간을 보내며 준비하게 됐다.

Q. 가장 애정하는 작품은?
열 손가락 깨물어 안아픈 손가락 없듯 가장 애정하는 작품 하나를 꼽는 것은 어렵지만 그때그때 새롭게 다가오는 작품들이 있다. 내가 작업을 했지만 시간이 지나 새롭게 발견하고 해석되는 작품들이다. 최근 새로운 해석으로 다가오는 작품은 예수님께서 나다나엘에게 무화과 나무 아래 있을 때에 너를 보았다고 말씀하신 것에 상상과 새로운 해석을 가미해서 만든 작품이다. 구원, 회심이라는 과정이 예술적 측면에서는 드라마틱하고 극적으로 표현되는 작품이 많고 실제 우리도 예수님을 만나서 회심했다고 할 때 강하고 획기적인 사건으로 생각할 때가 많다. 하지만 이 작품 속의 감정 온도는 담백하고 극적으로 표현되지 않았다. 되려 자연스럽게 예수님과 커피 한 잔 하면서 어둠 안에 있던 존재가 빛 가운데로 갈지 말지 고민하고 머물러 있는 모습이다. 다시 받은 영감은 나의 구원의 과정도 저렇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한 번의 회심 혹은 강한 체험을 하기도 하지만 나는 교회를 본격적으로 나가기 시작해서 복음을 받아들이고 나의 죄인됨을 인정하기까지 10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나에게 회심의 여정이 10년이었던 것이다. 내가 예수님을 믿고 받아들이고 가슴으로 인정하기까지. 어떤 이들은 20년, 30년이 걸리기도 하고 어떤 이에게는 하루만에 일어나기도 하는 일인데 말이다. 하나님은 각자에게 맞게 이미 구원의 역사를 펼치고 계시고 섭리하고 계시며 나에게 맞게 일하고 계심을 생각하게 되었다.

Q. 바리스타로 오신 예수님은 어떤 모습일까?
<제자들을 사랑하시다>라는 작품인데, 예수님의 커피는 사람을 향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자신이 사랑하는 이에게 커피를 주기위해 커피를 내리는 예수님 스스로 더 행복해하시며 주변 사람들과 함께 즐기고 계시는 모습이다. 예수님이 바리스타로 오셨다면 저런 모습일 것 같다는 가장 핵심적인 내 생각을 담고 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도 결국 사람을 향해 가야하지 않을까?

Q.예수님이 추천하는 오늘의 커피는?
가장 신선한 원두로 만든 커피를 추천해주실 것이다.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장 좋고 신선한 것을 먹이고 싶어하시는 마음을 갖고 계신 예수님의 모습을 그려본다.
Q. 전시회 관람 포인트?
‘바리스타’라는 특정 직업으로 오신 예수님을 상상하고 표현한 것처럼 관람하는 분들의 일터 현장에 그 기술을 가지고 일하는 모습으로 오셨다면 어땠을까 하고 함께 상상해봤으면 한다. 또 그 모습 속에서 답을 찾아가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