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친구 통해 교회 음악과 기독교 처음 접해
K-가스펠 참가 인생의 큰 변환점 맞아
둘째 임신 중 낙상 사고 어려움도 겪어

노래가 좋아 무작정 영남대학교 성악과에 입학했다. 가수 정은주 집사는 학교에서 교회와 찬양을 접하고 신앙을 가졌고, 재학중에 기독교합창단인 필그림미션콰이어 입단해 보컬로 활동하며 신앙을 다졌다. 성악에서 시작해 팝과 재즈 등을 여러 장르들을 섭렵하며 음악 활동을 펼쳐왔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가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 CTS기독교TV 주최 K- 가스펠 금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정은주 집사를 만나봤다.

가수 정은주
가수 정은주

| 삶의 시선

음악이 좋아 무작정 성악과에 입학
20살 교회 음악 접하고 신비한 느낌과 감동받아
필그림미션콰이어 단원으로 활동하며 신앙 다져

Q. 가수가 된 이유는?

중학생일 때 팝을 접하고 많이 좋아했었다. 한 곡을 몇천 번씩 들을 정도로 좋아했다. 당시 나는 가수가 되려면 성악을 전공해야 한다고 오해했다. 실용음악과에 대해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음악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집안이라 더욱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영남대학교 성악과에 입학했고, 어느덧 음악을 공부한 지 20여 년이 지났다. 대학교 입학하고 하나님을 믿기 시작했다. 사역자라는 말이 조금 쑥스럽긴 하지만 찬양을 부르고 있고 재즈 보컬로 활동을 오래 해왔다. 또 팝이나 가요에서도 음악활동을 했었기 때문에 뮤지션이라고 볼 수 있겠다.

Q. 하나님을 믿는 계기는?

대학교 친구의 전도로 교회라는 곳에 처음 갔다. 종교에 대한 개념이 없었던 상황에서 교회 성가대의 찬양을 처음으로 들었다. 처음듣게 된 찬양이 나의 마음을 움직였다. 말하기 힘든 형용할 수 없는 신기하고 신비한 느낌을 받았다. 성가대가 부르는 찬양이 감동으로 다가왔다. 지금도 나와 음악 활동하는 분들 중에 신앙을 가진 이들이 많이 있다.

Q. 신앙이 깊어진 과정은?

학교 장기자랑에서 팝을 부른 일이 있는데 그때 나를 눈여겨보던 한 선배가 ‘필그림미션콰이어 합창단’에 연결시켜줬다. 블랙 가스펠 솔로가 필요했던 필그림미션콰이어 합창단이 나를 단원으로 초청했다. 세례 교인이 되고 필그림미션콰이어 합창단에 정식으로 입단할 수 있었다. 그 이후로 찬양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됐다. 찬양을 부를수록 마음이 뜨거워지고 무언가 올라왔다. 3학년에 보컬로 전향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는데, 나중에 하나님을 진심으로 믿고 나니까 그분의 인도하심에 따라 퍼즐이 맞춰지는 느낌을 받았다. 대학교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합창단에서 보컬로 활동하고 한 모든 과정을 차근차근 잘 밟아왔구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기했다. 하나님께서 여러 장르의 음악을 많이 배울 수 있게 열어 두신 것 같다.

Q. 신앙생활은 어떻게 하는지?

두 아들과 함께 한 교회에 출석하고 있고, 현재는 코로나 상황 때문에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출석해서 예배를 하거나 비대면으로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있다. 또 매일 큐티를 하고, 그날 말씀에 집중해서 살아가려고 매일의 첫 시간에 기도하며 하나님과 소통하고 있다.

지난 10월 1일 대구 아양아트센터에서 쇼케이스가 진행됐다.
지난 10월 1일 대구 아양아트센터에서 쇼케이스가 진행됐다.

| 사역의 시선

K-가스펠 금상 수상, 인생의 큰 변환점
둘째 임신중에 낙상 사고 당해 슬럼프 겪어
재즈퀄텟 4인조 정규 앨범 발매

Q. 본인의 장점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목소리의 장점만 가지고 태어난 것 같다. 하나님께서 채워주신 것이라고 믿는다. 나의 음악적 장점은 중저음의 목소리이다. 대중들이 듣기에는 남자 같은 목소리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긍정적으로 보면 안정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중저음의 장점은 깊이 있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중저음에서 오는 안정감과 깊이 있는 음색이 나의 목소리의 장점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성악을 전공했기 때문에 호흡 등 기본기에 충실한 편이다.

Q. CTS기독교TV 주최 K-가스펠 금상 수상

솔직하게 처음에는 나갈 생각이 전혀 없었다. 이미 음악활동도 많이 했고 나이도 적지 않다고 판단했다. 지인들에게 등 떠밀려서 나가다시피 그렇게 도전하게 됐다. 이러한 과정 가운데도 하나님의 은혜가 있었다. 심사위원으로부터 저음이 풍성한 나의 목소리가 찬양할 때에 은혜가 있고 전달력이 좋다는 평가를 많이 받긴 했는데 이번 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면서 조금 더 명확하게 확인을 시켜주신 것 같다. K-가스펠 금상 수상이 나의 인생의 큰 변환점이 되지 않을까 할 정도로 하나님이 20년 동안 찌들어 살던 나에게 첫사랑을 회복하는 일이 됐다고 생각한다.

Q. 음악활동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

제일 힘들었던 일은 둘째가 뱃속에 있었을 때 사고가 크게난 적이 있다. 난간에 다리가 걸리면서 떨어지는 사고였다. 그 일로 더 이상 못 걸을 줄 알았다. 좌측 고관절에 골절을 입었다. 한동안은 누워만 있었다. 임신부라 진통제도 투여할 수 없어서 고통도 더 컸다. 처음 한동안은 누워만 있다가, 휠체어를 타게 됐고 시간이 지난 후에는 목발을 짚고 다녔다. 임신부가 목발을 짚고 다니는 모습이라니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치료에는 6개월, 재활까지는 2년이 걸렸다. 후에도 통증은 남아있었다. 첫째 아이는 자연 분만했는데 둘째 아이는 어쩔 수 없이 수술해서 낳았다. 재활하는 데에도 수년이 걸렸다.

Q. 어려움 중에 받은 은혜는?

사고 후에 몸의 균형을 맞추기까지 굉장히 꽤 오래 걸려서 3~4년 동안 활동을 못했다. 특히 아이들한테 제일 미안했다. 당시에 몇 개월 동안 진짜 방에만 처박혀 있었다. 낙망해있는 나에게 주변 분들이 도움을 주면서 조금씩 회복되었다. 홀로 있으면서 욥기서를 정말 많이 읽었고 큰 은혜를 받았다. 욥의 고백 중에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 같이 나오리라"라는 말씀이 크게 와닿았다. 또 야곱이 하나님이 천사를 보냈는데 밤중에 의심을 워낙 많이 하니까 결국에는 하나님이 그 허벅다리를 상하게 하는데, 그 일이 나의 얘기 같았다. 하나님께서 나의 인생의 길을 틀었다는 마음을 주시면서 회복의 길로 나아갔다.

정은주 재즈 퀄텟
정은주 재즈 퀄텟

Q. 새로운 변화는?

낙상 사고 이후 나를 좀 많이 사랑하려고 노력하게 됐다. 이전에는 나 자신을 채찍질하고 엄격하게 대하면서 살아왔는데 사고를 겪고 회복하는 과정 가운데에서 스스로를 다독이려고 노력했다. 나를 사랑하려고 애쓴다. 그러고 나니 지인들에게 인색했던 모습도 덜하게 되고 관계도 더 좋아진 것 같다.

Q. 음악의 길을 멈추지 않고 지금까지 달려온 원동력은?

일에 대한 열정이 굉장히 큰 편이다. 가만히 있기보다는 나의 열정을 폭발시킬 곳이 필요했는데, 그게 노래였다.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인간적인 마음도 있었다. 어려움 가운데 포기도 생각하고 연명하듯이 해온 적도 있다. 그러나 하나님이 보내신 기도 동역자들 등 나의 주변에 많이 있었다. 내가 포기하려고 할 때마다 그분들을 통해 하나님께서 나를 지켜준 것 같다. 다리를 다쳤을 때도 그렇고 정말 오랫동안 늘 한결같이 그렇게 밀어주었다. 기도로 지지해주고 응원해 주는 분들 때문에 “하나님께서 나를 지금까지 세워주지 않았나”라고 생각한다.

Q. 앞으로 계획은?

정은주라는 이름으로 정은주 재즈 퀄텟이라는 4인조 밴드 정규 앨범 1집을 발매했다. 퀄텟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담은 곡들을 제작하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K-가스펠에 출전했을 때에 찬양 자작곡을 쓴 친구들이 많이 있었다. 굉장히 인상이 깊었고 나도 도전해보려 한다. 찬송가를 좋아해서 찬송가를 편곡한 곡을 준비하고 있다. 내가 가진 음악적인 요소를 어떻게하면 찬양에 잘 녹여낼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 생각의 시선

인생에서 하나님과 가족이 가장 중요
신앙의 멘토와 음악 지인과 함께 어려움 극복해
좌우명, 협력하여 선을 이루자

Q. 인생에서 가장 우선순위는?

신앙적으로는 하나님이 당연히 가장 우선이고, 나에게는 가족이 가장 중요하다. 과거에는 사람들 앞에 보여지는 직업 특성상 나 자신이 우선일 때가 많았지만 살아오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받아주는 곳은 바로 늘 곁에 계시는 하나님과 가족이라는 것을 뼈져리게 느끼고 있다. 성공하고, 유명해지는 것은 생각보다 빠르게 금방 사라지는 파랑새라는 것을 시간이 갈수록 깨닫는 것 같다.

Q. 슬럼프 극복 방법은?

신앙의 멘토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기도하며 극복하려 노력하고, 하나님께 부탁하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하나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인데 특별히 차에서 이동하는 시간이 많아서 그 시간 동안 자주 소통하며 마음을 추스르고 다짐을 하며 극복하고 있다. 그리고 음악적으로는 처음 음악을 시작하려 했던 음악을 사랑하는 그 마음을 떠올리며 스스로에게 되묻고 기본기부터 연습하면서 답을 찾아내려 노력하는 편이다. 그렇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되짚어 보고 나면 내가 무엇을 위해 노래를 하고 있는지를 알게 되고 힘들었던 마음보다는 객관적으로 마음을 정리하게 되어 잘 넘어갈 수 있다.

Q. 좌우명이나 스스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이 있다면?

'협력하여 선을 이루자'라는 마음으로 달리는 중이다. 혼자서 잘 되고자 하는 마음을 버리고, 함께 하고 같이 잘 되고 행복한 것을 좌우명으로 삼고, 기도하고 있다.

정은주 재즈 퀄텟
정은주 재즈 퀄텟

| 세상의 시선

차별 없는 세상 꿈꿔
음악적으로는 치밀하게 관계에서는 좋은 사람 되고 싶어
찬양으로 영광 돌리는 삶 바라

Q. 사회에서 변화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면?

우리 사회는  유명하고, 잘 사는 사람들이 더 잘 되고 더 잘 살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반복되고 있고, 수많은 이들이 고통받고 있다. 차별없이 모든 이들이 인정받고, 함께 웃을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본다. 특별히 예술계에 바라고 싶은 것은 빛나지 않은 곳에 있는 빛나는 오뚝이들에게 많은 관심과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함께 잘 되는 사회는 어려운 과제이지만, 조금만 눈을 돌린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지금껏 믿어왔다. 갑과 을이라는 단어가 사라지는 그날 까지, 모든 이가 조명받는 그날까지!

Q. 타인으로부터 스스로를 어떤 모습으로 보이길 원하는지?

누구나 언제든 올 수 있는 큰 나무 같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언제든 와서 앉아서 쉬고, 울고, 웃고, 이야기하고 쉴 수 있는 쉼 같은 나무. 왜냐하면 나는 아직도 너무나 인색하고, 소심하고, 질투가 많은 작은 사람이다. 그래서 품이 넓은 사람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처음 음악을 시작했을 때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기도한 제목이 음악적으로는 완성도 있고 치밀한 사람이지만 그 외의 생활에서는 담대하고 좋은 사람이길 기도해왔다. 10년 뒤의 나의 모습이 내 기도제목처럼 바뀌어 있길 함께 기도 부탁한다.

Q. 기도 제목은?

하나님, 20살에 당신을 알게 되며 약속했던, 세계 곳곳에 찬양을 알리고, 복음을 전하겠다는 그 결단을 40대가 된 이제야 지키려고 합니다. 저의 마음이 이 중심을 잃지 않게 하시고, 세상의 우상에 두었던 초점을 돌이켜 주님께로 온전히 집중하고, 찬양으로 영광 돌리는 삶이 되도록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그리고 나의 가정이 복음화가 되고,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는 삶을 기쁘고, 감격하며 경험하게 되길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저를 통하여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 살아나고, 웃음을 찾을 수 있도록 저에게 따뜻한 주님의 품을 허락하시옵소서.

Q. 독자에게 한마디 인사

부족하고 모자란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하다. 아직도 나의 길을 찾고자 노력하는 나를 위해 꼭 기도를 부탁한다. 올 한 해도 너무 수고하셨고 지금까지 잘 버텨주셔서 감사하다. 기도 응답이 넘쳐나는 삶이 되시길 함께 기도하겠다. "주 안에서 축복하고 사랑합니다."

가수 정은주 집사
가수 정은주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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