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S뉴스 최대진 기자

하얗고 검은 피아노 건반 위 주름진 손가락. 손가락을 타고 흘러나오는 익숙한 멜로디. 다소 투박하지만 마음을 담아 누르는 건반에서 진심이 느껴진다. 이곳은 성탄 전야 예배를 드리고 있는 압구정예수교회이다. 연주하고 있는 사람은 이 교회를 섬기고 있는 강정숙 권사.

약 6개월 전 교회 수요예배에 건강상의 이유로 반주자가 참석하지 못해 반주 없이 예배를 드렸다. 반주 없이 드린 예배가 안타까웠던 강 권사는 여든이 넘는 나이에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 아들이 사준 디지털 키보드는 강 권사의 열정적인 연습에 얼마 버티지 못하고 고장났고, 아들은 결국 더 튼튼하고 좋은 디지털 피아노를 다시 선물했습니다. 또한 딸은 악보에 계이름을 손녀는 건반에 계이름이 적힌 스티커를 붙여주는 등 가족들은 강 권사를 적극 응원했다.

강정숙 권사 / 압구정예수교회

지금은 반주자가 계신데 수요일에 반주자가 없었어요 드리시던 분이 바쁜 일이 있어서 수요일에 못나오셨어요 그래서 굉장히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원래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죠 그런데 피아노를 한번 배워보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오늘은 연습해온 피아노 찬양을 선보이는 자리. 강 권사의 첫 연주를 축하하기 위해 자녀들도 교회를 찾았다. 피아노를 친 경험도 없고, 악보도 전혀 보지 못하지만 하나님을 찬양하고 싶다는 마음에 건반을 누르는 순서 전체를 외워 6개월 넘게 연습해왔다.

강정숙 권사 / 압구정예수교회

악보에 하나하나 적었죠 적어가지고 그렇게 어쨌든지 한 곡 치고 싶었어요 정말 하나님 앞에 드리고 싶었어요

압구정예수교회 임우성 목사는 “강 권사님은 신실하신 분이고 예배에 생명을 거신, 교인들에게 귀감이 되는 분”이라고 말했다.

임우성 목사 / 압구정예수교회

이렇게 신실하게 감당하시는 분이 계시면 많은 분들에게 힘과 용기를 드릴 수 있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회 성탄절 예배와 주일예배에서도 특별 연주 선보인 강 권사는 내년 부활절예배에 또다른 찬송가를 연습해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강정숙 권사 / 압구정예수교회

우리 성전 건축하는 거고 우리 성도들이 꽉 찼으면 좋겠어요 제가 기도가 부족해서 그런가봐요 내 마음이 이렇게 아픈데 우리 목사님 마음이 얼마나 아프실까 하나님 마음은 어떠실까 그 생각이 들어서 너무 안타까워요 하나님 앞에 그저 작게나마 쓰임 받고 싶은 것 그 생각뿐이에요 다른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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