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동사랑의교회 이상준 목사
예장합동과 예하성 교단의 합병
사랑을 전하며 주님께 쓰임 받는 교회 되고파

어둡고 삭막했던 골목이 한교회의 변화로 밝고 활기가 넘친다. 울산광역시 남구 옥동에 자리잡고 있는 ‘옥동사랑의교회’가 그 주인공이다. 울산에서는 유일하게 교단이 다른 두 교회의 합병으로 세워진 교회다. 사람을 살리고 사람을 세우는 교회, 다음 세대를 위해 힘쓰는 교회, 옥동사랑의교회 이상준 담임목사를 만나보았다.

옥동사랑의교회 이상준 목사
옥동사랑의교회 이상준 목사

Q. 옥동사랑의교회는 각자 다른 교단의 교회가 합병됐다던데?

옥동사랑의교회는 2019년에 합병됐다. 예장합동 교단인 ‘늘푸른교회’와 예수교대한하나님의성회(예하성) 소속인 ‘사랑의교회’가 합병되어 ‘옥동사랑의교회’가 되었다.

Q. 교회가 합병되기 전, 각 교회의 사정은 어떠했나?

나는 울산시 남구 야음3동(현 수암동)에 있는 늘푸른교회에서 사역했다. 늘푸른교회는 원래 울주군에 자리 잡고 있었지만, 동네 재개발로 인해 수암동의 한 상가 2층으로 이전했고, 그곳에서 7~8년간 사역했다. 작지만 알찬 교회였다. 아이들도 많이 출석했다. 위치적으로는 아파트 단지 근처에 있어 접근성은 매우 좋았지만 건물의 환경이 열악했다. 지하 1층은 노래연습장, 1층은 은행, 3층은 당구장, 4층은 주택이었는데, 2층에 있는 교회에 오기 위해선 당구장에서 내려오는 담배 냄새를 맡아야만 했다. 성인을 비롯해 아이들까지 담배 냄새에 노출되는 환경이다 보니 교회를 떠나는 가정들이 생겼고, 성전을 옮기기 위해 40여 명의 성도와 함께 ‘릴레이 강당 기도회’를 진행했다. 나와 성도들은 “마음껏 기도할 수 있고,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교회로 이전시켜주세요.”라고 기도했다. 발품을 팔며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지금의 위치에서 사역하게 되었다. 지금 자리 잡고 있는 ‘옥동사랑의교회’는 예하성 소속인 ‘사랑의교회’였다. 합병되기 전의 ‘사랑의교회’는 약 6~70여 명의 성도와 함께 사역했지만, 내부 사정으로 인해 기도하는 권사님들만 남게 되었다고 한다. 더군다나, 교회 부채로 인해 갈수록 힘들어지는 상황이었고, 담임목사님은 몸이 편찮으셔서 은퇴를 앞두고 계셨다. 합병을 결정하며 현실적인 문제들을 조율해나갔고 3년 전, 지금의 ‘옥동사랑의교회’가 되었다.

옥동사랑의교회 전경
옥동사랑의교회 전경

Q. 각 다른 교단이 합병하려면 과정이 순탄치 않았을 것 같은데.

보통 교단이 다른 두 교회가 합병할 때의 과정은 험난하다. 다른 부분을 조율해도 교단 간 문제로 합병이 무산될 때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옥동사랑의교회’의 합병 과정은 하나님의 은혜로 순탄하게 흘러갔다. 물론, 우리 또한 서로의 이견을 조율하며 현실적인 부분을 먼저 맞춰나갔지만, 교단의 문제는 서로 선뜻 꺼내지 못했다. 여러 차례 만남을 통해 조건을 맞춰나갔고, 사랑의교회 목사님 측에서 “우리가 교단을 내려놓겠습니다. 대신, ‘사랑의교회’라는 이름은 지켜주셨으면 합니다. 내가 어느 곳에 있어도 이 교회 이름을 부르며 기도하고 싶기 때문입니다.”라고 먼저 제안하셨다. 그렇게 ‘옥동사랑의교회’는 합동 교단 소속이 되었다.

Q. 합병할 당시, 주변에서 우려하지는 않았나?

합병을 결정했을 때, 주변에서 걱정하다 못해 반대하곤 했다. 교단이 다르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분도 계셨던 반면, 합병 후 교회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재산권, 마음의 변화, 성도 간의 갈등 등 내부적인 문제 요소에 대해 우려하시는 분들도 많았다. 주변 지인들은 내 성격이 완강하지 않고, 계산에 약하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는 ‘모든 일을 하나님께서 하시기 때문에 믿고 맡기겠다.’라고 마음먹었다. 많은 분이 우려했던 부분들을 하나님께서 기적적으로 다 해결해주셨다.

이상준 목사가 말씀을 전하고 있다.
이상준 목사가 말씀을 전하고 있다.

Q. 합병 후, 첫 예배를 드릴 때의 분위기는 어땠나?

한마디로 표현하면, ‘잔칫집’ 분위기였다. 각 교회에서 간구했던 기도를 하나님께서 들어주셨고, 서로 감사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린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합병하기 전, 내가 섬기던 ‘늘푸른교회’에서는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건물’을 위해 기도했고, 사랑의교회 측은 ‘부목사 청빙’을 위해 기도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나는 ‘어떤 컨설턴트가 기획해도 이런 합병은 없었을 것’이라고 종종 말한다.

Q. 합병 후, 교회 전체를 리모델링했다고 들었다.

옥동사랑의교회는 골목 안쪽에 자리 잡고 있고, 우리 교회가 골목길의 불을 밝히고 있다. 이 동네가 가로등이 부족해 어두운 편이라 들어오기 무서워하는 분들이 종종 계신다. 이들을 위해 24시간 1층 도서관의 불을 환하게 밝혀놓는다.

어두운 골목을 환하게 밝히는 옥동사랑의교회(@출처=옥동사랑의교회)
어두운 골목을 환하게 밝히는 옥동사랑의교회(@출처=옥동사랑의교회)

리모델링하기 전의 이 교회는 비가 새고, 전기가 튀기도 하는 열악한 상황이었다. 30여 년 동안 사랑의교회 담임목사님께서 직접 보수작업 하며 버텼던 것이었다. 합병 후, 당회를 열어 리모델링을 결정했고, 공사를 시작한 첫날부터 하나님께서 ‘사용하는 교회’라는 비전을 주셨다. 준비된 설계도도 없이 리모델링을 시도했지만, 하나님과 건축업을 하시는 장로님의 도움으로 교회 공사를 진행했다. 그렇게 교회 전체를 리모델링하며 ‘이웃사촌 작은 도서관’을 만들고, 미니 풋살장을 만들며 아이들의 놀이 공간을 마련했다.

교회 옥상에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풋살장이 마련되어 있다.
교회 옥상에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풋살장이 마련되어 있다.

Q. 옥동사랑의교회가 어떤 교회가 되길 원하는지?

이웃들에게 사랑을 전하며 하나님께 쓰임 받는 교회가 되고 싶다. 그래서 지역민들의 벽을 없애기 위해 도서관을 맨 앞에 배치했고, 냉장고에 아이스크림을 비치했다. 우리 교회는 토요일만 되면 부모님들이 자녀를 맡기는데, 아이들이 이곳에서 축구하고, 책도 읽고, 먹기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코로나19로 인해 예수님을 믿지 않는 아이들은 출석하지 않았는데, 매주 토요일마다 아내가 아이들을 불러 모아 리더 교육을 진행했다. 교육하며 성경 암송을 시키기도 하고, 아이들 밴드를 만들어 악기를 연주하기도 한다.

또, 흘려보내는 교회가 되고 싶다. 마스크 선물 꾸러미 나눔, 쌀 나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고 있다. 여러 가지 사역으로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옥동사랑의교회가 될 것이다.

Q. 교회 합병을 계획하시는 목회자들께 조언한다면?

우리 교회는 하나님께서 상황에 맞춰 연결해주신 합병이었다. 합병은 사람이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것이다. 이것을 통해 더 이득을 취하려는 생각을 하지 않으시길 바란다. 성도들이 더욱더 행복해지고, 교회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방향 중 하나가 ‘합병’이라고 생각될 때 시도했으면 좋겠다. 하나님께서 필요로 하고, 원하시는 부분이 무엇일지 생각한 후 결정하길 바란다.

이상준 목사가 사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상준 목사가 사전 질문에 답하고 있다.

Q. 앞으로의 사역 계획과 기도 제목이 있다면?

하나님께 더 잘 쓰임 받는 교회가 되길 기도한다. 교회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 예배를 통해 말씀이 증거되고, 성도 간의 교제를 통해 선교와 전도를 꿈꾸며 섬기다 보면 하나님께서 각 교회를 사용하실 것이다. 어떤 방법이든 하나님께서 부르실 때 쓰임 받고, 하나님께서 더욱더 환하게 웃으실 수 있을 교회가 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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