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오라 고아원, 일신여학교 설립자 벨레 멘지스
호주인 최초 독립유공자 훈장 받아
멘지스 흔적 담긴 책 출판

130년 전, 조선에 복음을 전하러 온 최초의 여 선교사 벨레 멘지스. 호주 빅토리아주 여전도회연합회의 파송으로 한국에 온 그녀는 미오라 고아원 사역과 함께 1895년 한강 이남 최초의 여학교이자 독립운동의 진원지로 알려진 일신여학교를 설립했다.

벨레 멘지스(Miss Belle Menzies)[1856~1935], 1891년부터 1924년까지 부산 지역에서 활동한 최초의 여 선교사
벨레 멘지스(Miss Belle Menzies)[1856~1935], 1891년부터 1924년까지 부산 지역에서 활동한 최초의 여 선교사
미우라 고아원과 일신여학교를 운영했던 벨레 멘지스를 도왔던 보조교사 서매물(우), 여성반을 보조한 장금이(좌)
미우라 고아원과 일신여학교를 운영했던 벨레 멘지스를 도왔던 보조교사 서매물(우), 여성반을 보조한 장금이(좌)

부산진교회 문두호 은퇴장로는 "멘지스는 어린아이, 특히 여자 아이들, 여성들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한국 어린이들과 한국 여성들을 가르쳐야만 한국이 살 수 있겠다 하는 신념 하에 선교 활동을 했다"고 멘지스 선교사의 사역을 회고했다. 또한 멘지스의 활동은 일신 여학생들의 독립 정신에 큰 영향을 미쳤고 3.1운동에 동조한 혐의로 일본 경찰에 의해 심한 문초를 당하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독립운동에 기여한 것을 인정받아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호주인 최초 독립유공자 훈장을 받았다.

벨레 멘지스 선교사를 소개하고 있는 부산진교회 문두호 은퇴장로
벨레 멘지스 선교사를 소개하고 있는 부산진교회 문두호 은퇴장로
멘지스 선교사가 운영했던 일신여학교의 전경
멘지스 선교사가 운영했던 일신여학교의 전경

한편, 멘지스는 부산진교회의 설립에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호주 최초의 선교사인 데이비스 목사가 순교한 뒤 파송된 2차 선교사로 숙소에서 예배모임을 시작한 것이 부산진 교회 설립의 모태가 되었다. 이후 벨레 멘지스의 헌신을 기억하며 진교회 성도와 지역 유지들이 공로기념비를 세웠다. 특히 부산진교회 신충우 목사는 지역민들이 선교사들을 따랐던 당시를 설명하며 "당시 멘지스 선교사님을 비롯한 여 선교사들이 전했던 복음과 그들이 살았던 삶이 같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들의 삶은 한국 사람들에게 깊은 영향을 주었고 그들은 선교사님들이 살고 전해준 이 복음이 우리가 따라가야할 길이라고 여겼다"고 말했다.

호주 여 선교사의 숙소에서 예배 모임을 시작한 것이 부산진교회 설립의 모태가 되었다. 부산진교회 전경
호주 여 선교사의 숙소에서 예배 모임을 시작한 것이 부산진교회 설립의 모태가 되었다. 부산진교회 전경
부산진교회 성도와 지역 유지들이 멘지스와 무어 선교사의 공로를 인정하는 기념비를 부산진교회 앞 마당에 세웠다.
부산진교회 성도와 지역 유지들이 멘지스와 무어 선교사의 공로를 인정하는 기념비를 부산진교회 앞 마당에 세웠다.
부산진교회와 벨레 멘지스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는 부산진교회 신충우 목사
부산진교회와 벨레 멘지스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는 부산진교회 신충우 목사

한편 그녀가 호주 선교부로 직접 보낸 선교편지와 흔적을 담은 책「첫 호주인 여선교사 벨레 멘지스」를 통해 그녀의 헌신적 일생을 한국교회에 소개했다.「첫 호주인 여선교사 벨레 멘지스」 저자이자 호주와한국문화연구원 원장 양명득 목사는 출판을 기념하며 부산진교회에 지난 3월 설교자로 나서 이 책의 의미와 출판의 소감을 전했다. 양 목사는 "멘지스는 이름도 빛도 없이 선교를 했고 심지어 부산진교회 당회록에도 자신의 이름 석자 하나 남기지 않고 멘지스는 한국을 떠났다"고 말했다. 이어 "예수님의 그 길을 따라야하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보여준 참 제자의 모습을 멘지스가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우리 신앙의 후세들은 그녀의 이름을 그냥 묻어둬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호주 선교부로 직접 보낸 선교편지와 흔적을 담은 책「첫 호주인 여선교사 벨레 멘지스」
호주 선교부로 직접 보낸 선교편지와 흔적을 담은 책「첫 호주인 여선교사 벨레 멘지스」
지난 3월 「첫 호주인 여선교사 벨레 멘지스」출판을 기념하며 저자 양명득 목사가 부산진교회에서 설교하고 있다.
지난 3월 「첫 호주인 여선교사 벨레 멘지스」출판을 기념하며 저자 양명득 목사가 부산진교회에서 설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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