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식 목사의 세상을 이기는 건강한 교회 <3>

김중식 포항중앙침례교회 목사(가운데)가 지난달 15일 경북 경주 켄싱턴리조트에서 개최한 전교인수련회에서 예수를 구주로 영접한 성도들을 껴안고 있다.
김중식 포항중앙침례교회 목사(가운데)가 지난달 15일 경북 경주 켄싱턴리조트에서 개최한 전교인수련회에서 예수를 구주로 영접한 성도들을 껴안고 있다.

‘성도들은 왜 변하지 않는 것일까.’ ‘어떻게 하면 임계점을 넘어갈 수 있을까.’ 그때부터 답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 1994년 목회세미나에 참석했다가 한 교회의 이야기를 듣고는 큰 충격을 받았다. 그 교회엔 임계점을 넘어간 성도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같은 고민을 하던 목회자들이 침례신학대학 실천신학 교수였던 박영철 교수님과 함께 ‘전(全)신자 사역자훈련원’을 만들었다. 성경에서 말씀하는 교회의 모습은 어떤지, 그리고 어떻게 그런 교회를 세울 수 있는지 토론했다.

우린 그 교회를 셀 교회라고 지칭했다. 지금이야 셀이라는 단어가 익숙하지만, 당시만 해도 아주 생소한 단어였다. 게다가 전통 교회와 많이 다르다 보니 이상하게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성경에서 말하는 교회를 세우려면 전통교회에서 셀 교회로 전환을 과감히 시도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았고 반발도 컸다. 

그러나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성경에서 말씀하는 교회를 세우기로 결단했기에 교인들을 가르치고 설득했다. 그렇게 교회의 기초를 만드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견디고 버티는 ‘뚝심’이었다. 

사람을 세우는 일에 집중하는 교회로 전환하는 데 중요한 일이 있었다. 기존 기관을 과감히 정리하는 것이었다. 당시 포항중앙침례교회 교인은 100여명이었다. 몇몇 성도가 유치부 교사, 유년부 교사, 청소년부 교사, 성가대, 기관 임원을 맡다 보니 적게는 3~4개, 많게는 5~6개의 직책을 갖고 있었다. 

이렇게 한 사람이 많은 사역을 하다 보니 주일만 되면 동분서주했다. 당연히 한 가지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한 사람이 5~6가지 일을 하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했다. 그래서 ‘한 가지라도 제대로 하라’며 과감하게 사역을 정리해줬다. 

사람을 세우는 일에만 집중하고 한 사람이 한 가지 사역만 하도록 했다. 그러다 보니 교육기관을 섬길 사람이 턱없이 부족했다. 사람이 준비될 때까지 교육기관 사역을 축소했다. 유치부와 유년부, 청소년부 교사가 2~3명밖에 없어서 교육기관이 거의 문을 닫아야 할 상황까지 갔다. 이 시기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하지 못해 그 대가를 나중에 치르긴 했지만, 당시로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남녀전도회도 과감히 정리했다. 사실 남녀전도회는 셀(목장)과 거의 중복된다. 그래서 목장에 충실하게 하려면 전도회를 정리해야 했다. 우려스러운 것은 남녀전도회 회장이나 임원으로 목자처럼 신앙이 성숙한 사람이 아닌 미숙한 사람, 심지어 불신자가 세워지기도 했다는 점이다. 자연히 이런 패턴이 교회를 상당히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래서 과감하게 남녀전도회를 정리했다. 

교회는 신앙이 성숙한 사람이 끌고 가야 한다. 이는 불변의 원칙이다. 만약 이 원칙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교회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곳으로 갈 수 없다. 이것을 확신했기 때문에 교통정리가 가능했다. 

지금도 포항중앙침례교회는 중고등부나 청년부가 독립 기관으로 활동한다. 하지만 회장 부회장과 같은 임원은 절대 세우지 않는다. 대신 목자와 교사들이 기관을 끌고 간다. 미숙한 사람이 감투를 쓰고 교회에 영향을 끼치는 불상사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다. 물론 남녀전도회를 없애기 전에 왜 기관을 없앨 수밖에 없는지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하는 공감의 과정을 거쳤다. 

성가대도 없앴다. 성가대가 비성경적이어서가 아니라 사람을 구원하고 세우는 일이 교회의 가장 중요한 일인데 그 일을 해야 할 다수의 성도가 성가대석에 앉아 있었다. 교회가 해야 하는 본연의 사명에 충실할 수 없었던 것이다. 성가대를 없애고 대신 매주 목장별로 찬양팀을 통해 하나님을 높이자고 설득했다. 결국, 교인 모두가 동의를 해 줬다. 여러 기관과 성가대를 정리하고 나니 교회에는 셀(목장)만 남아 사람을 세우는 데만 집중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때부터 교회의 모든 역량을 사람 세우는 데 집중했다. 시간이 가면서 사람들이 계속 세워지기 시작했다. 세워진 사람이 많아지면서 목자 교사 양육인이 점점 많아졌다. 이런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니 또다시 사람이 세워지고 자연스레 교회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이렇게 사람을 세우는 데 집중하는 구조를 만들려면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 토양 작업이다. 우리 교회는 사람을 세우는 구조를 만들기 전 토양 작업을 5년 이상 했다. 이 5년간 오직 핵심 인재를 세우는 일을 했다. 

교회를 세워가는 일에 함께할 사람을 미리 선정하고 농도 깊은 시간을 보내면서 담임목사와 한 그림,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으로 준비시켰다. 그때 함께했던 사람이 지금은 대부분 공동체의 목자가 돼 교회를 세우고 끌고 가는 일을 맡고 있다. 전환 과정이 힘들긴 했지만 건강한 교회를 세우는 기본 구조가 만들어지니 그때부터 교회 안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24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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