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명 포항시 감염대응본부장(감염내과 전문의, 포항충진교회 집사)
강재명 포항시 감염대응본부장(감염내과 전문의, 포항충진교회 집사)

경북 포항시는 최근 전국에서 최초로 1가구 1명 검사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그 결과 38명의 무증상 확진자 찾아내는 결과를 얻었다.

투데이N은 포항시 코로나19 방역 최전선에 있는 기독 의사 강재명 포항시 감염대응본부장과 Q&A를 진행했다.


Q. 1가구 1명 검사를 통해서 적지 않은 숨겨진 확진자를 발견했다. 이를 어떻게 평가하며 시 방역에 어떤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게 될까?

선제적인 선별검사로,
악화 추세를 차단하고자 했던 포항시
"안전한 도시 포항의 위상이 회복되길"


포항시는 지난 1차 대구경북 대유행과 8월과 9월의 2차 유행의 고비를 잘 넘기고 안전한 도시로 인식됐다. 하지만 겨울의 3차 대유행이 진행되면서 점차 악화를 보이다가 최근 전국적인 확진자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포항시의 확진자는 계속 증가했다. 다른 어떤 도시보다 시민들의 사회적 거리두기 참여도가 높았고 선제적인 선별검사를 전국 최고 수준으로 시행함에도 악화 추세를 보여 특별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감사하게도 1가구 1명 검사에 포항시민들께서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셔서 2월3일까지 38명의 확진자를 찾아냈다. 38명 중 29명(76.3%)은 무증상자이고 15명(39.5%)은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환자다. 29명의 무증상자들은 자신이 검사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여 행정명령이 아니면 진단이 어려웠고 본인이 감염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가족, 지인, 직장 동료들을 전파시킬 수 있는데 조기 발견을 통해 최소 100명 이상의 환자 발생을 예방할 수 있었다. 이번 세대별 검사를 통해 확진자가 감소되고 안전한 도시 포항의 위상을 회복할 수 있으면 좋겠다.

포항 북구 거점 드라이브스루 선별검사소
포항 북구 거점 드라이브스루 선별검사소

효과는 검사가 종결되는 2월4일을 기준으로 1-2주 후 환자 감소세 여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1월의 매주 환자 발생 건수와 감염재생산 지수를 고려하면 2월에는 매 주 60-70명대의 확진자 발생이 예상되었는데 2월 환자 발생 추이를 살펴보시면 이번 행정명령의 효과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Q. 포항 교계가 포항시와 비교적 잘 협조해 방역에 앞장서고 있다. 앞으로 교계가 어떻게 협조해나가면 좋을까?

포항시의 대부분의 교회들은 방역에 자발적으로 협조를 해주셨고 선별검사로 수고하는 의료진과 공문원들에게 따뜻한 성원과 기도를 통해 방역에 동참해주셨다. 함께 모이는 것이 중요한 교회이지만 그동안 지역사회와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적인 헌신을 하셨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방역 수칙을 지키는데 앞장서시고 코로나 19 예방접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셔서 안전한 포항을 만들어 가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해주시면 좋겠다.

Q. 함께 모여 예배드리는 기독교의 가치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믿은 분이자 감염내과 전문의로서의 메시지는?

"교회 공동체와 지역사회 공동체를 배려하는 성숙한 자세 필요"
"속히 모든 성도들이 함께 모여 하나님께 예배를 드릴 수 있는 날이 오길"


함께 모여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는 것은 한국 교회의 중요한 전통이다. 일제강점기, 6.25전쟁의 위험 속에서도 지켜진 훌륭한 유산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한국 교회에 큰 어려움을 주고 있다. 최첨단 무기와 같이 발전된 바이러스인 코로나 19는 찬양과 기도를 뜨겁게 할수록, 교인들이 서로 친밀하게 교제를 나누고 식사를 할수록 전파가 잘 되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안타깝게도 교회에서 집단 감염이 종종 발생했다. 어려움이 많지만 현재까지 밝혀진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과학적 특징들을 받아들이고 교회 공동체와 지역사회 공동체를 배려하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 속히 모든 성도들이 함께 모여 하나님께 예배를 드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철저히 준수해 예배드리는 교회 모습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철저히 준수해 예배드리는 교회 모습

Q. 코로나19 방역과 백신에 대한 불신이 있다. 이에 대한 전문적 견해는?

코로나 19 판데믹으로 다른 어떤 곳보다 교회가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한다. 비대면 예배를 강조하는 방역지침에 예배에 열정이 있는 성도님들이 힘들어 하시고 일부 성도님들은 코로나 19 검사 결과에 대한 불신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정부와 함께 코로나 19 대응을 위해 애쓰시는 의사나 전문가 중에 신실한 기독교인들이 있다. 나를 포함한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방역지침이 만들어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만약 편파적인 결정이 있었다면 기독 의료인들이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검사 결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이 가끔 있는데 포항시의 경우 보건소에서 검사를 하더라도 자체 검사가 불가능하여 병원들이 이용하는 민간 전문 검사기관에 의뢰해서 결과를 확인하기 때문에 조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최근 백신에 대한 음모론이 제기되면서 많은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화이자나 모더나의 mRNA백신은 처음으로 시도되는 형태의 유전자백신이기 때문에 불안할 수 있지만 이미 과학적인 검증을 통해 효과와 안정성을 확인했다. 한국에서 접종하게 될 다른 플랫폼으로 만들어진 백신들도 임상 연구들을 통해 안전하고 좋은 백신이라는 것이 증명됐다. 백신에 대한 평가는 과학적 자료를 통해 이루어 져야 하는데 음모론은 그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

최초의 예방접종은 에드워드 제너가 개발한 ‘천연두’에 대한 종두법인데 당시 영국 국민들은 예방접종을 시행할 경우 소로 변한다는 헛소문과 함께 접종을 거부하여 처음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이러한 예방접종을 통해 인류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질병 중의 하나인 ‘천연두’는 1979년 지구에서 사라지게 됐다. 처음으로 시도되는 방법들은 인간에게 두려움을 주는 것 같다.

"mRNA는 세포 내부로 들어가지만
체내에서 본래 목적인 항원 생성 역할만 하고
대부분 수일 내에 분해되어 없어져"

코로나 19 백신(mRNA)이 DNA에 변형을 일으킨다는 음모론은 가능성이 거의 없다. mRNA는 세포 내부로 들어가지만 DNA가 있는 세포핵 안으로는 들어가지 않아 유전자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체내에 들어오면 본래 목적인 항원 생성 역할만 하고 대부분 수일 내에 분해되어 없어지기 때문이다. 바이오센서를 백신과 함께 주입한다는 주장도 현실성이 없는 검증되지 않은 주장이다. 이미 세계적으로 1억 명 이상이 큰 문제없이 접종을 받았다. 그리고 접종율이 높은 이스라엘에서는 그 예방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 예방접종의 필요성을 설명해주고 있다. 나와 가족들은 가능하면 빨리 예방접종을 하려고 한다.

포항시는 1월 12일과 19일 두 차례에 걸쳐 포항시 기독교 지도자들을 초청해 코로나19의 지역 감염 차단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포항시는 1월 12일과 19일 두 차례에 걸쳐 포항시 기독교 지도자들을 초청해 코로나19의 지역 감염 차단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포항시는 1월 12일과 19일 두 차례에 걸쳐 포항시 기독교 지도자들을 초청해 코로나19의 지역 감염 차단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포항시는 1월 12일과 19일 두 차례에 걸쳐 포항시 기독교 지도자들을 초청해 코로나19의 지역 감염 차단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Q. 교회가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리가 어떤 노력들이 부족하고 또 어떤 노력들을 해야 할까?

사람들에게 신뢰, 사랑, 소망으로 인식되어야 할 ‘교회’라는 단어가 부정적 인 이미지로 오해되고 있어 안타깝다. 많은 교회들의 적극적인 협조에도 불구하고 일부 교회, 선교회, 교육기관이 방역지침을 어기면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고 그것이 지역사회로 확산되면서 비난을 받고 있다. 각 기관마다 모여야만 하는 이유가 있겠지만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역공동체와 대한민국을 위해 과학적 자료를 근거로 한 방역지침에 적극 협조할 필요가 있다.

로마제국 시대에 큰 전염병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을 때 핍박 받던 그리스도인들이 자신의 생명을 걸고 환자들을 돌보면서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기독교인들이 늘어나게 되는 일이 있었다. 당시 기독교 공동체가 있는 도시에서 다른 지역보다 사망률이 낮았다고 한다.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는 페스트의 유행으로 도시를 떠나라는 명령을 받고도 떠나지 않고 자기 집을 병원으로 만들어 환자들을 돌보았다고 한다. 기독교는 사람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공동체를 위해 희생하고 봉사할 때 빛이 난다. 코로나 19 판데믹으로 모두가 힘들어 하는 이 시기에 교회가 먼저 희생과 봉사의 모범을 보이며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건져낼 수 있으면 좋겠다.

Q. 코로나19가 언제쯤 소멸되거나 잦아들 수 있을지, 이후에 예배는 어떻게 준비되고 드려져야 할지 방역적 차원의 의견 주신다면?

"완벽한 치료제와
변이 바이러스까지 예방 가능한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마스크 착용 및 손위생은 계속 필요"

코로나 19가 언제 소멸될지는 하나님만 아실 것 같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특성을 고려하면 사라지지 않고 독감과 같이 사람에게 계속 영향을 주는 질병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 백신 접종을 통해 집단면역이 형성되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드리는 예배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18세 미만의 어린이와 청소년은 예방접종을 하지 않기 때문에 학교를 중심으로 한 유행과 백신 접종에도 불구하고 항체가 생기지 않는 일부 고령자와 기저질환자들의 소규모 감염은 예상이 된다. 완벽한 치료제와 변이 바이러스까지 예방 가능한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마스크 착용 및 손 위생은 계속 필요할 것 같다.

마스크를 벗을 때 감염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당분간 성찬식, 식사 및 커피 교제는 어렵다. 그리고 환기가 어려운 좁은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밀집되어 시행되는 성가대 연습과 소그룹 모임 등은 코로나 19가 전파되기 좋은 환경이어서 계속 주의가 필요하다.

코로나19 감염증 증상 및 행동 수칙
코로나19 감염증 증상 및 행동 수칙
마스크 착용과 손 위생은 여전히 중요하다
마스크 착용과 손 위생은 여전히 중요하다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은?

"한국 사회에 위로와 치유를 전해주는 교회가 되길"
"지쳐있는 공무원과 의료진을 위한 기도 요청"


코로나 19가 1년 이상 지속되면서 예배와 코이노니아가 중요한 교회공동체가 큰 위기를 겪고 있다.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도록 하나님께 지혜를 기도하며 코로나 블루와 경제 위기로 신음하는 한국 사회에 위로와 치유를 전해주는 교회가 되면 좋겠다.

강재명 포항시 감염대응본부장(감염내과 전문의, 포항충진교회 집사)
강재명 포항시 감염대응본부장(감염내과 전문의, 포항충진교회 집사)

가장 중요한 것은 기도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백신을 통해 과거의 일상을 회복하기를 바라고 있지만 백신의 공급, 부작용, 국민들의 참여, 효과 등등 불확실한 것들이 많다. 하나님의 은혜로 코로나 19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모든 성도가 간절히 손을 모으면 좋겠다. 그리고 보건소와 포항시 공무원, 의료진들이 1년 이상 지속되는 코로나 19 방역으로 많이 지쳐있다. 더욱 힘을 낼 수 있도록 격려해주시고 기도해주시면 감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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