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일은 나라를 위해서 일제에 항거하여 분연히 일어난 선열들을 기리는 국가적인 공휴일입니다. 동시에 제게는 은퇴 후 1년을 쉬고, 새로운 사역을 시작하는 첫 날이기도 합니다. 오후 1시 30분, 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제5대 총장 취임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올해 에스라 25기 신입생의 입학식 및 개강예배도 함께 갖게 되었습니다. 이날 감사예배의 말씀은 홍정길 목사님께서 딤후 2:1~2절의 말씀으로 은혜 안에서 <충성>하라는 메시지를 들려주셨습니다. 구주대망 2021학년도 신입생을 비롯해서, 현장예배에 참석한 하객들도 있었고, 온라인으로 참여한 학생과 성도들도 있었습니다. 우린 이런 조촐한 감사예배조차도 온라인, 오프라인이 동시에 가동되는 새로운 하이브리드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날 감사예배는 남서울 교회와 특별한 삼겹줄이 있었습니다. 영적 양식인 설교 말씀은  남서울교회 원로이신 홍정길 목사님께서 전해 주셨고, 육신의 양식인  점심 도시락은 현직 담임 목사님이신 화종부 목사님이 제공해 주셨고, 지난 주에 에스라 성경대학원대학교 제4대 총장으로 퇴임하신 이철 목사님은 남서울교회 은퇴 목사님이셨기 때문입니다. 영적 양식도 한평생 주님을 사랑하고 뜨겁게 교회를 섬긴 노익장 목사님의 농익은 은혜의 말씀이었고, 거기에 경쟁이라도 하듯이 점심 도시락의 수준은, 저를 비롯한 많은 분이 맛본 것 가운데 아마 최고의 도시락 이었을 것입니다. 남서울교회 성도들의 관심과 사랑에 빚진 에스라 식구들의 감사를 꼭 전하고 싶습니다. 

저희 울산교회도 에스라와 관련이 깊습니다. 제 2기생 김차순 전도사님을 시작으로 십수년 동안 계속해서 학생을 에스라에 보냈기 때문입니다. 신학교 졸업 10년 차에 울산교회 사역 6년차가 되는 부교역자들을 안식 겸 연구년으로 1년간 에스라에 보냈습니다.  때로는 학원 사역을 하는 간사들이나 선교사들의 안식년 기간에 등록금을 부담해서 보내기도 해서 1학년 한 명, 2학년 한 명은 기본이고, 많으면 동시에 5~6명도 에스라에서 공부했습니다. 합숙을 해야 하는 1학년 학생을 위해서 언제부터인가 학교근방에 사택을 하나 얻어 해마다 온 식구가 이사를 와서 사용하도록 했습니다.

물론 그 1년 간은 그동안 받던 사례 전액을 드리고, 거기에 등록금을 추가로 지원해서 에스라로 보내되 주일 사역 뿐만 아니라 여름, 겨울 방학 때도 교회에 와서 봉사하는 것조차 면제해 주는 엄청난 특혜를, 내일의 한국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제공했습니다. 숨가쁘게 돌아가는 한국의 목회현실을 알기에, 그런 기회는 다시는 오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최대한 배려를 했습니다. 중이 자기 머리를 못 깎는다고 24년 간 담임이었던 자신은 1년 안식년을 갖지 못했지만 담임이기에 부교역자들을 연구년으로 한 해를 온전히 보내도록 할 수는 있었습니다. 이제는 은퇴 목사이니 더 이상 부교역자를 보내는 사역은 할 수 없지만, <성경>을 사랑하는 이 학교에 자신이 와서, 또 다른 차원의 봉사를 하는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되었으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작권자 © 투데이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