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익 울산광역시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학업중단예방팀 장

전국에서 매년 약 5만 명의 학생이 학업을 중단하고 있다. 이 중 해외유학, 질병 등을 제외한 학교 부적응 등의 사유로 약 2만7000여 명이 학교를 떠나고 있다. 재적 학생 수 대비 부적응 사유 학업중단율은 0.5%다. 주목할 사실은 학업중단 학생 수가 2014학년도부터 최근 5년간 대체로 증가 추세라는 것이다. 학교를 떠나는 청소년이 해마다 점점 늘어나고 있다.


울산은 최근 5년간 전국에서 학업중단율이 가장 낮았다. 일선 학교에서 학생을 지도하는 선생님들의 헌신의 결과다. 울산광역시교육청도 학업중단숙려제, 학교 내 대안교실, 대안교육 위탁교육기관, 진로·직업 중심 위탁기관 운영 등의 정책을 시행해 학업중단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울산도 2018학년도에 비해 2019학년도 학업중단 학생 수가 0.05%포인트 증가했다. 소폭이지만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 수가 늘었다.


이렇듯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을 ‘학교밖 청소년’이라 부른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의무교육 단계이기 때문에 학교에 입학한 후 3개월 이상 결석하거나 취학의무를 유예한 청소년도 포함된다. 국가는 2014년 ‘학교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약칭 학교밖청소년법)’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관련 정책은 여성가족부에서 담당한다. 울산은 울산광역시를 비롯해 4개 구에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조례를 제정해, 학교 밖 청소년을 보호하고 적절한 교육 및 자립을 지원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학교밖청소년법’에 따라 전국에는 학교밖 청소년이 꿈을 갖고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준비해 공평한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꿈드림센터’가 있다. 울산에도 울산광역시 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을 비롯해 총 5개의 꿈드림이 학교밖 청소년을 지원하고 있다.


꿈드림을 통한 학업, 사회진입, 건강 등의 분야에 대한 지원 외에도 학교밖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울산시는 학교밖 청소년 지원센터를 통해 급식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울산교육청은 올해부터 매월 300명의 학교밖 청소년에게 교통카드 배부사업을 시행 중이다. 만9세~만18세의 학교밖 청소년에게 매월 초등 3만 원, 중등 5만 원을 지급한다. 교육청 차원에서 학교밖 청소년을 직접 지원하는 사업은 전국에서 세 번째이며, 지원대상과 개별 지원금액으로 볼 때 지원 폭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교통카드를 지원받는 학생은 금전적 지원도 물론 좋지만, 교육청에서 관심을 갖고 학교밖 청소년을 지원한다는 사실에 의미를 부여한다. 교통카드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중구 유곡동에 있는 울산광역시교육청 1층 꿈이룸센터를 방문해야 한다. 학교밖 청소년 맞춤형 상담도 지원하고 있어 방문 청소년들의 반응이 좋다.


요즘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고 있음을 느낀다. ‘학교 부적응’이 아니라, 다른 선택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늘어나고 있다. 3월의 어느 봄날 점심식사 후 교육청에서 가까운 남천암을 산책한 적이 있다. 아름답게 꽃이 피어 있었다. 꽃을 보고 일행 사이에 벚꽃인지 매화인지 의견이 분분했다. 시기로 보았을 때 벚꽃은 아니라는 주장이 많았다. 비슷해 보이는 두 꽃이 분위기도 다르고 피는 시기도 다르다. 청소년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같은 나이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배우며 졸업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저마다 성장 속도가 다르다. 우리는 꽃이 피기를 재촉하지 않는다. 따뜻한 햇볕과 적당한 영양분을 제공하면 자연스럽게 꽃을 피우는 것을 안다. 


하지만 청소년에게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자신에게 맞는 성장 조건을 찾아 학교를 떠나는 아이들도 있을 수 있다. 이제 그들의 생각과 선택을 존중해 줘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 인생을 살아갈 수 있게 응원하고 지원해 줘야 한다. 학교에 다니고 있는가와 상관없이 청소년은 우리의 미래다. 어찌 보면 학교밖 청소년은 학교의 보호와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기에 보다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그들에게 필요한 햇볕과 영양분이 무엇일지 고민할 때다.

김경익 울산광역시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학업중단예방팀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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