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은 하나님께 입양된 자들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기 위해 입양 필요

매년 5월 11일은 우리나라에 건전한 입양문화를 정착시키고 입양을 활성화하기 위해 '입양의 날'로 제정된 날이다. 입양의 날을 맞아 한국입양홍보회 광주전남지부 전남동부지회장을 맡고 있는 하정오 목사를 만나보았다.

인터뷰를 진행 중인 하정오 목사
인터뷰를 진행 중인 하정오 목사

Q. 지금 맡고 계신 일을 소개한다면?

첫 번째는 순천지본교회 담임목사로 사역하고 있다. 가장 중점적인 사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입양 가족으로서 입양홍보회 회원으로 섬기고 있다. 입양을 통해 아이들이 위축되지 않고 생활할 수 있도록, 또 그런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입양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 강사 활동도 하고 있다.

Q. 입양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목회는 '하나님의 사랑으로 하나님의 사람을 키우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한 사람을 양육하고 성장시키는 것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우연치 않게 어릴 때부터 가정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아이들에게 가정을 제공해주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아빠로서 역할을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사랑으로 이 한 영혼을 양육할 수 있다면, 정말 가정이 필요한 아이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심어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런 의미로 입양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하정오 목사의 아내와 두 아들, 막내 딸 지영이. 지영 양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고 있다. 현재 초등학교 5학년인 지영 양은 매일 아침마다 아빠와 “이 옷 입고 가라.”, “이 옷 안 입을래.”하며 다투는 여느 집과 똑같은 일상생활을 한다. 아빠인 하정오 목사는 “딸이 뭣을 해도 이쁘다.”라며 본인이 소위 ‘딸바보’라고 고백한다. @출처=순천지본교회
하정오 목사의 아내와 두 아들, 막내 딸 지영이. 지영 양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고 있다. 현재 초등학교 5학년인 지영 양은 매일 아침마다 아빠와 “이 옷 입고 가라.”, “이 옷 안 입을래.”하며 다투는 여느 집과 똑같은 일상생활을 한다. 아빠인 하정오 목사는 “딸이 뭣을 해도 이쁘다.”라며 본인이 소위 ‘딸바보’라고 고백한다. @출처=순천지본교회

Q. 입양을 결정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우리 부부는 사실 막둥이를 낳고 싶었다. 늦은 나이에 애국을 하고 또 하나님 나라의 영혼을 한 명이라도 늘려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내의 피임을 풀려고 수술 날짜까지 다 받아놨다. 그런데 막상 그 수술을 시도하려고 보니까 자신이 없었다. 아내가 건강을 잃을 것 같아 걱정이 됐다. 병원에 입원한 상태에서 "꼭 굳이 이렇게 해야 되겠나. 그렇다면 우리가 입양을 하면 어떻겠나?"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날 입양을 결심하고 수술을 취소했다. 그래서 '입양'에 대해 가족 회의를 시작했다. 나에게는 이미 두 아들이 있었다. 그 당시 아들들은 20대였다. 아들들에게 "우리가 한번 입양을 해서 그 아이에게 사랑을 듬뿍 안겨줘보자"라고 이야기했고, 두 아들이 무척 좋아했다.
입양 시설을 찾아가니 그곳에서 공개 입양을 권했다. 그것이 아이를 위해서, 정서 발달에 있어서 매우 유익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공개 입양을 결정하고 그때 태어난 지 한 달 정도 된 아이를 입양하게 됐다. 벌써 12년이 됐다.

Q. 공개 입양을 자녀들이 받아드리기 힘들진 않았는지?

일단 두 아들이 20살이 넘은 성년이었다. 또 '사랑으로 해야 한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아주 흔쾌히 받아드렸다. 그리고 약속한 것이 하나 있다. 혹여 아빠가 나이 들어서 입양하는 아이 뒷바라지를 못한다면 두 아들들이 책임지기로 했다.

하정오 목사의 두 아들. 현재 30대인 두 아들은 12년 전 막내 동생을 입양하는 일에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는 일’이라고 생각해 흔쾌히 동의했다. 혹여 아빠가 나이 들어서 입양하는 아이를 뒷바라지 못한다면 두 아들이 책임지기로 했다. @출처=순천지본교회
하정오 목사의 두 아들. 현재 30대인 두 아들은 12년 전 막내 동생을 입양하는 일에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는 일’이라고 생각해 흔쾌히 동의했다. 혹여 아빠가 나이 들어서 입양하는 아이를 뒷바라지 못한다면 두 아들이 책임지기로 했다. @출처=순천지본교회

Q. 공개 입양을 하신 후 힘든 부분은 없으셨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다. 부모는 이런저런 부분들을 이해할 수 있고, 오빠들도 다 성인이다. 이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였다. 아이가 어릴 때는 인식이 없기 때문에 '입양'이 무슨 뜻인지 몰랐다. "너는 입양됐어."라고 했을 때, "나는 입양됐어! 나는 있잖아, 아빠가 둘이고 엄마가 둘이야." 이렇게 이야기했었다. 그러다가 초등학교 2학년, 3학년이 되니까 그런 의미가 무엇인지 조금 알게 됐다. 그러다보니까 어느 날은 아이가 하루 종일 울기도 했고, "나는 엄마가 나를 낳아준 엄마였으면 좋겠어"라고 이야기 했다. 입양 가족들은 한 번씩 그런 홍역을 겪게 된다. 그런 과정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어릴 때부터 함께 자라왔기 때문에 '엄마는 여전히 내 엄마고, 내 아빠는 여전히 내 아빠'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런 아픔의 시기를 겪을 수밖에 없다.
오히려 공개 입양을 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바라보는 시선으로 힘든 적은 없었던 것 같다.

Q. 입양 후, 아이와의 관계형성을 위해 힘드셨던 부분은 없으셨는가?

어렸을 때 입양을 했기 때문에 어려운 부분은 없었다. 5살, 6살 된 아이를 입양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가 관계형성에 더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있어 기관에서 권유하는대로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이를 입양하게 됐다.
공개 입양을 했을 때 중요한 것은 어떻게 아이의 공감대를 형성해 가면서 정서적으로 힘들지 않도록 케어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들이 필요하다. 우리 부부와 아이들도 교육을 받았다.
또 한 가정에서 입양된 아이들은 거의 1명이나 2명 정도 되는데 그렇게 되면 '나는 입양됐어'라고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1년에 4~5번 정도 캠프를 진행한다. 바로 입양 가족들이 모이는 것이다. 그 캠프를 통해서 '입양된 아이가 너만 있는 게 아니야. 우리 주변에 이렇게 많이 있다'라는 것을 느끼는 것이다. 또 전국적인 캠프도 한다. 그러면 수백 명이 모인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동질감을 갖게 되고 '아, 입양된 아이가 나만 있는 게 아니구나.' 이런 부분들을 의식하면서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Q. 입양이 왜 필요할까?

일단 세상에 태어났지만 부모와 함께 살 수 없는 형편에 놓여있는 아이들, 그런 아가들이 연간 3천여 명이 된다. 그 아이는 아무 죄가 없다. 그 부모가 나쁜 것도 아니다. 형편이 어려울 수도 있고, 또는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도 있다. 본인이 아파서 키울 수 없는 상태에 놓여 있는 부모도 있다. 사회적 여건이 힘든, 사회적 약자일 수도 있다. 그런 부분에 있어 특히 그리스도인들이 마음을 열고 사랑으로 손을 내밀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UN에서 국제아동복지협약이 맺어져 있다. 국가 간의 협약으로 3가지 원칙을 정한 게 있다. 첫 번째는 아이는 태어난 가정에서 자라도록 해야 한다. '부모와 함께 자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제일의 복지다'라는 것이다. 그런데 사정에 의해, 형편에 의해 그 부모가 키울 수 없을 땐 국내에서 가정을 연결해줘야 된다. 어린아이는 스스로 성장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가정이 필요하고 가정에서 자라야 한다는 것이 국제협약의 아동복지 협약이다. 그러면 그 국가에서 가정을 연결해 줄 수 없을 때는 지구촌에 연결해서라도 자라야 된다. 피부색이 다르다 할지라도 가정에서 자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게 정서적으로 복지에 있어서 필요하다. 예전엔 우리나라가 해외에 입양 보내는 것이 1등이었다. "수치스럽다"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시설에서 자란 아이보다 가정에서 자라야 정서적으로 건강한 아이가 된다고 생각한다.
이 일에 그리스도인들이 정말 가슴을 열면 좋겠다. 공개 입양은 꼭 여유가 돼서 하는 것이 아니다. 사랑을 가지고 한다면 할 수 있다.

하정오 목사(가운데)는 2020년 6월 우수 입양문화 개선으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순천시를 통해 전달 받았다. @출처=순천지본교회
하정오 목사(가운데)는 2020년 6월 우수 입양문화 개선으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순천시를 통해 전달 받았다. @출처=순천지본교회

Q. 목사님께 있어 '가정'의 의미는?

가족이 되는 방법이 3가지 있다. 첫째는 '결혼'을 통해서 가족이 된다. 두 번째 방법은 '출산'을 통해 가족이 된다. 이것은 혈연이다. 그다음에 할 수 있는 방법은 '입양'을 통해서 가족이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너무 혈연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은 하나님께 입양된 사람들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피조물이었지만 주님의 사랑을 통해 자녀가 된 것이다. 우리가 그런 은혜를 받았다면 너무 혈연에 급급하기보다 가정이 필요한 아이들을 공개 입양해서 사랑을 알고 자라게 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가정은 아이들에게 있어 최소한의 울타리이다.
저번에 ‘정인이 사건’이 뉴스에 대대적으로 보도된 적이 있었다. 너무 기가 막힌 일이다. 그래서 입양 가족들을 마치 범죄시하는 법령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하지만 아동 학대에 대한 통계를 보면 친부모에 의해 이뤄진 경우가 더 많다. 이걸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또 하나의 가정을 파괴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설사, 법령이 만들어지더라도 아이들이 꼭 가정에서 자랄 수 있도록 사회가 협력해야 한다.

Q. 목사님이 생각하시는 '입양'이란?

나는 입양을 신앙적으로 생각한다. 물론, 자녀가 없어서 입양하는 분도 있다.
일단 나에게는 두 아들이 있다. 그래도 입양을 생각한 것은 오로지 하나님의 사랑을 드러내고, 하나님의 사랑으로 키우고 싶었다.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마땅한 자세라고 생각했다. 더구나 목회자이기에 사랑으로 가정을 제공해 주면서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이 사회의 건강한 시민, 건강한 성도로 세울 수 있다면 잘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또, 입양은 '축복' 그 자체이다. 누구라도 새 생명을 얻으면 기쁠 것이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쁘고 감사할 것이다. 때문에 아이에게 있어서 하나님 품 안에서 자랄 수 있다는 것이 복된 부분이겠으나 부모인 나에게도 그 아이를 인해 얻는 여러 기쁨이 있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Q. 입양을 준비하는 가정이 있다면?

입양을 준비하는 과정은 쉽지 않다. 입양 기간이 있다. ‘아동권리보장원’이라는 곳이 있다. 그 기관에 입양 의뢰를 해야 한다. 그러면 이제 신청을 받고 입양 가족에게 필요한 부분들을 교육한다. 또 실사를 한다. ‘정말 범죄 집안은 아닌가?’,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경제적인 여건은 되는가?’, 예를 들자면 도박, 알코올 중독에 빠져있지는 않는지 여러 부분에 있어 시사가 필요하다. 그런 점검을 해서 건강한 가정을 꾸릴 수 있는지 확인한다. 그리고 입양아를 낳은 생모나 생부로부터 친권 포기각서를 받는다. 입양아가 가족에 매칭이 되면 법원에서 판사가 모든 서류를 보고 승인 받으면 정식으로 친권을 가진 부모가 되는 것이다.
요즘은 다 출생 신고를 해야 입양이 가능하다. 과거에는 출생 신고를 하지 않고도 입양이 가능했는데 요즘은 상당히 어렵다. 미혼모의 경우 출생 신고를 하게 되면 그게 기록에 남게 되기 때문에 부담되니까 ‘베이비 박스’에 아이를 놓고 가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다.(베이비 박스에 놓고 간 아이들은 출생 신고도 되어있지 않고 생모, 생부를 정확히 알 수 없기에 입양이 될 수 없다.)
이런 과정들을 인지하고 입양을 진행하더라도 힘들다 보니까 도중에 포기하는 부모들도 있다. 안타깝다.

Q.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

우리가 ‘하나님께 입양됐다’라는 사실을 기억하길 바란다. 우리는 정말 허물도 많고, 죄도 많은데 하나님께서 자녀로 입양시켜 주셨다. 우리는 그 사랑을 입은 그리스도인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이 땅에 매년 수천 명의 가정이 필요한 아이들이 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님의 생명이다. 그 아이들에게 가정이 되어주고, 부모가 되어서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울타리가 되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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