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악하고 교회는 거룩하다는 이원론
신앙과 교육,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관점이 필요
아이들이 배우는 것 살피고, 성경적 해석과 관점인지 분별하도록 해야

2020년 1학기 9,10,11학년 학생들이 '서울환경연합'과 지역사회 연계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이야기학교
2020년 1학기 9,10,11학년 학생들이 '서울환경연합'과 지역사회 연계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이야기학교

부모와 교사, 목회자가 자주 말하는 바램이 있다. “이 땅에 속해있지만 하나님 나라 시민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바램이 이원론을 극복한 삶의 방식이다. 그런데 기독교교육에서 이원론이 지배적이라는 사실은 아이러니이다. 

이원론은 세상은 악하고 교회는 거룩하다는 분리적 시각이다. 그러나 기억해야 할 사실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세상 속에 살게 하셨다. 그리스도인만 따로 살아가지 않는다. 더구나 하나님께서 모든 세상을 창조하셨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창조신앙은 모든 영역에서 그리스도인이 살아야 하고, 하나님의 뜻에 따라 다스려야 함을 가르친다.

이원론의 폐해 중에 한가지를 사람들은 언급한다. “교회에 충실한 청년들이 사회에서 무능력하다.”는 말이다. 이것은 앞서 설명했던 “그리스도인의 ‘탁월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원론은 마땅히 본인이 책임져야 할 삶을 교회 안의 신앙생활로 숨게 만들 수 있다. 

필자가 기독교대안교육을 하면서 발견한 한 가지가 있다. 교회에서 성실하게 자랐고, 대안교육의 개척자로 참가하는 교사들이 이원론적 틀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신앙생활을 교회 안에서 하는 종교활동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선생님이 가르쳐야 할 교과를 어떻게 성경과 통합시켜야 할 것인지 혼란스러워한다. 예배하는 모습의 열정과 가르치는 교과서의 분리가 일어나는 것이다.

이 시각은 목회자, 그리스도인 부모들에게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것과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을 통합시키지 못한다. 학교의 교과목은 누군가가 만든 교재를 사용하고 있고, 그 교재에는 가치관이 들어가 있다. 단순히 공부가 성적을 높게 맞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니다. 본래 교육에서 교과목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을 가르치는 것이다. 따라서 교과목은 삶을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그러니 아이들이 무엇을 배우는지 살펴야 하고, 그 해석과 관점이 성경적인 것인지 분별하도록 해야 한다.

북유럽의 학교에 방문했을 때 한국 교육 관점으로 질문을 던졌다. 그때마다 그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지만 무엇을 묻는지 진지하게 알려고 노력했다. 질문은 “당신들은 기독교교육을 무엇으로 하나요? 매뉴얼이 있으면 주세요.”였다. 그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기독교교육은 교재가 아니라 크리스천 교사가 하는 것입니다.” 그 말이 맞다. 북유럽은 오랫동안 가치가 인격과 삶으로 들어와 있다. 교사들은 어떤 교재를 가져다 사용하던지 기독교가치로 해석하여 가르칠 수 있다. 그들의 삶이 곧 기독교가치를 나타내기도 한다. 그러니 한국 교사로서 그들이 말하는 것을 이해하면서 어떻게 교육할 것인지 어려워할 수밖에 없다. 

캐나다의 기독교학교에 들렀을 때 하나님 나라 관점의 사회참여를 하는 멋진 교육을 보았다.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프로젝트를 하는 것이다. 지역의 댐을 없애려는 시의 정책을 연구하여 시의원 앞에서 발표를 하고 자료집을 만들어서, 결국 지역의 댐을 보존하도록 하였다.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이원론에 빠져있게 해서는 안된다. 하나님께서 만드셨고, 다시 회복하실 세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아이들로 길러야 한다. 그러기 위해 신앙과 교육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관점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어쩌면 한국 교회의 이원론적 신앙을 극복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장한섭 교장(이야기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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