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적인 헬라철학과 동양의 가치관과 기독교의 교리를 절충하여 하나의 혼합적인 종교철학을 시도한 것이 영지주의이다. 헬라의 이원론적인 세계관이 영지주의를 싹트게 하였다. 플라톤철학에 의하면 눈에 보이는 현상계는 형이상학적인 이데아(Idea)의 복사판에 불과하므로 물질세계를 경시하는 풍조를 낳게 하였다. 헬라인들은 하나님께 향한 근원적인 의문이 생겼다. 하나님은 도대체 어떤 분인가? 하나님은 선하신 분인데 도대체 영적세계에서는 무엇이 잘못되었기에 하나님의 창조물인 인간이 악하게 되었는가? 이런 문제들이 영지주의의 질문이었다. (William C. Placher, A History of Christian Theology)

1. 영지주의의 특징 

영지주의는 영적세계와 물질세계의 부조화에 대하여 회복의 지식을 제시한다. 그 회복되는 지식, 즉 영지주의로 말미암아 구원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영지주의의 일반적인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이원론(二元論) 

물질계와 영계로 나눈다. 물질을 죄악시 하므로 하나님의 물질세계 창조를 부인한다. 세상창조는 열등한 신 데미우르고스의 사역이라고 한 다. 

(2) 가현설(Docetism) 

물질을 죄악시 하므로 예수님의 육체탄생을 부인한다. 다만 육체를 입은 것처럼 보였을 뿐이라고 한다. 

(3) 유출설(流出說) 

신플라톤 철학의 영향으로 유출설을 주장한다. 최고 존재인 하나님 으로부터 유출되는 아이온(Aeon)들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유출된 아이 온(Aeon)들은 플레로마(The pleroma) 세계에서 산다. 특별히 그들 아 이온(Aeon) 중에서 타락한 존재가 데미우르고스인데 그가 물질세계를 창조하였다. 

(4) 반(反)유대주의 

구약의 하나님은 죄악된 물질세계를 창조하였다고 가르치므로 그들 은 유대주의를 배척하고 구약을 거부한다. 

(5) 영지주의 

자신들의 지식체계, 즉 영지주의를 통하여 물질의 속박을 벗어나 구 원을 얻는다고 주장한다. 영지주의는 2세기 후반에 절정에 달하였고 그 이후에는 쇠퇴하였다. 그러나 초대교회에 심각한 변화를 일으킬 만큼 매우 영향력이 있었다. 이 영지주의가 발생할 때에는 강력한 교회조직 이나 제도도 없었다. 그러한 영지주의가 초대교회에 침투하여서 신앙이 변질되는 위험으로 인하여 교회의 정치제도(감독제도) 신약 정경의 형 성, 사도신경 등의 신앙고백이 발달하게 되었다. 

(6) 말시온(Marcionism) 

말시온이라는 인물에 의하여 말시온파(Marcionism)가 형성되었다. 그는 영지주의의 영향을 받은 인물이었다. 그러한 영향으로 인하여 기 독교 신앙을 서로 대립되는 것으로 보았다. 그 이유는 물질을 죄악시하 므로 하나님께서 물질세계를 창조하지 않았다고 믿기 때문이었다. 

그의 기독론은 도케티즘(가현설)에 입각하고 있다. 그리스도의 재림 은 없을 것이고 죽은 자의 부활도 없다고 한다. 구약에서 약속된 메시 야는 장차 오실 것이라고 한다. 신약성경, 복음 그리고 교회 이러한 것 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이신 선한 하나님으로부터 나왔다고 한다. 그는 주장하길 그리스도인들은 열등한 신에 의해서 영감 된 구약의 율 법을 떠나 복음만 믿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당시 교회는 한쪽으로는 헬라철학의 영향으로 사색주의에 빠지는 경향이 있었고 다른 한편으로 는 구약을 중시하여 율법주의에 빠지는 경향이 짙었다. 

말시온은 철학과 율법을 배척하고 복음만 주장하였다. 안타까운 것 은 영지주의적 사고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나머지 구약과 신약을 대립시켜 이해하므로 복음을 올바르게 깨달으려했던 동기와는 정 반대의 결 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7) 몬타누스 파(Montanism) 

몬타누스 운동은 그 성격상 기독교 운동이었다. 창조주 하나님과 구 속주 그리스도를 믿었다. 문제가 된 부분은 성령님의 사역에 대한 몬타 누스의 그릇된 이해 때문이었다. 그의 가르침에 의하면 그를 통하여 보 혜사 성령의 시대가 도래 하였다. 선지자 몬타누스 자신과 그를 돕는 두 여인을 통하여 성령은 말씀하신다고 하였다. 

그들은 죄를 사할 수도 있으며 탁월한 영성을 가진 자들은 누구나 그렇게 할 수 있다고 하였다. 즉 사도적 은사의 계속성을 주장하여 영적 엘리트 의식에 빠졌다. 금식과 고행을 장려하고 재혼을 금기하는 등 극 단적인 금욕주의를 장려하였다. 말세 사상을 지나치게 강조하여 성도의 현세적 삶의 의미와 사명을 소홀히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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