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가 왕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느부갓네살이여 우리가 이 일에 대하여 왕에게 대답할 필요가 없나이다. 왕이여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이 계시다면 우리를 맹렬히 타는 풀무불 가운데에서 능히 건져내시겠고 왕의 손에서도 건져내시리이다. 그렇게 하지 아니하실지라도 왕이여 우리가 왕의 신들을 섬기지도 아니하고 왕이 세우신 금 신상에게 절하지도 아니할 줄을 아옵소서" (다니엘 3:16~18)

주전 600년경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간 유대인 다니엘과 그의 세 친구 하나냐(사드락), 미사엘(메삭), 아사랴에(아벳느고) 관한 이야기입니다.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이 금 신상을 만들어 낙성식에 모든 관원을 불러 모으고 모든 백성이 그 신상에 절하라는 엄한 명령을 선포합니다. 그러나 다니엘의 세 친구들은 왕의 명을 어기고 절하지 않습니다. 그러자 왕의 총애를 받는 유대인을 늘 시기하고 있던 갈대아 사람들이 왕의 칙령에 순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니엘의 세 친구들을 참소하였는데 갈대아인의 참소는 왕의 분노를 일으키기에 충분했습니다. 격분한 왕은 세 친구들을 끌고 오라고 하여 다시 한번 금 신상에 절을 하도록 회유하고 위협했지만, 세 사람은 이구동성으로 목숨을 잃을지언정 신상에 절할 수 없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줄 뿐이었습니다.

세 사람은 하나님을 포기하거나, 하나님의 예배를 단념하라고 요구받지 않았습니다. 다만 한 번만 신상에 절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단 일 분이면 끝날 행동이었고 위험만 지나고 나면 나중에 이에 대한 유감을 표시할 수 있었습니다. 설사 경배한다고 해도 그것은 순전히 강압과 위협에 의한 행동이어서 우상숭배에 대한 변명이 얼마든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죄짓는 것보다 고난을 선택했고, 선한 것을 얻기 위한 명분으로 악을 행하지 않았습니다.

세 사람이 왕의 명령을 어기면서 금 신상에 절하지 않은 데는 자신들을 불과 왕의 손에서 건지실 하나님의 권능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단지, 하나님께서 안전을 보장해 주신다는 사실에 대한 확신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확고한 어조로 “그렇게 하지 아니하실지라도 하나님이 보실 때, 죄악된 일은 하지 않겠다."라고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진정한 신뢰는 기대하고 믿은 대로 결과가 주어지지 않아도 그것이 나의 최선임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이런 믿음이야말로 세상이 꺾지 못할 금같이 귀한 믿음입니다.세 친구들의 반응에 느부갓네살이 분이 가득하여 낯빛이 변하고, 풀무를 평일보다 7배나 뜨겁게 하라고 명하여 세 사람은 결박된 채 극렬히 타는 풀무 가운데 던져졌습니다. 그러나 불속에 던져진 세 사람은 조금도 상하지 않았고 불속에 결박되지 아니한 네 사람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보십시오. 단호한 의지로 하나님께 대한 신뢰를 고백하고 실천한 세 사람에게 주어진 것은 기적이 아니라 불가마였습니다. 믿음으로 순종하면서 이제 곧 하나님이 이 어려움에서 건져주시리라는 기대를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믿음으로 사는 일은 더 큰 고난과 희생이라는 결과로 돌아올 때가 많습니다.

이처럼 시련이 계속되고 하나님은 그저 침묵하시는 듯한 상황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바로 '하나님의 함께 하심'입니다. 불 속이든 물속이든 시련의 한가운데 있을 때, 바로 그곳에 하나님도 계십니다! 하나님은 불가마 속에 던져진 후에 모든 사람이 끝났다고 생각할 그때, 구원하십니다. 불가마를 통과할 때 기적이 일어난다는 말입니다.

드디어 다니엘의 세 친구가 불 가운데서 왕의 부름으로 나오게 되고 불이 그들을 조금도 상하지 않았습니다. 이 세 사람의 믿음은 하나님의 권능에 대한 신뢰 이상의 것이었으며 모든 것을 잃게 되어도 변함없는 이런 신앙이야말로 죽음을 초월한 믿음! 성경이 수없이 말하고 있는 그 믿음, 환란을 통과하는 믿음입니다.

풀무 불에서 나온 세 사람을 본 느부갓네살 왕은 위대하신 하나님의 권능을 목격하고 세 사람의 신앙적 일관성 때문에 진노했는데 오히려 그 일관성을 칭찬하고, 그것을 그들의 명예로 말합니다. 왕은 하나님께 대한 비방을 엄금하는 칙령을 반포하여 대적하던 모든 사람의 입을 단번에 봉하였습니다. 하나님의 거룩한 영향력은 이방의 왕을 통하여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힘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왕이 드디어 세 사람을, 바벨론 도에서 더욱 높임을 받게 한 것입니다.

이렇듯 하나님은 절망적인 환경을 통하여 자신을 계시하십니다. 절망적인 환경 속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최종적인 목적은 하나님 자신을 드러내시기 위함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뜻과 어떤 상황에도 굴하지 않는 불굴의 신앙과 만나는 지점이 바로 하나님의 기적이 일어나는 곳이라는 것을 다니엘의 세 친구를 통해 명확하게 보여주심으로 오늘 우리도 불굴의 신앙으로 승리하도록 이끌고 계시는 것입니다.

글ㅣ김영숙 목사(좋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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