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중순에 경기도 고양시 고양동으로 이사를 왔으니 넉달이 흘렀습니다. 큰길에서 동네로 접어들어 처음 나오는 건물은 <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건물이고, 바로 옆에 ‘마실가기 좋은’ <고양향교>라는 배너를 세워둔 한국식 전통 기와집 건물이 있는가 하면, 또 그 바로 옆에는 <중남미문화원>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건물들은 삼형제처럼  나란히 위치하고 있지만 형제들의 종교가 달라서인지 큰 왕래는 없어보입니다. 종교를 가지고 구분하면, 우리 학교는 기독교 신교이고, 향교는 옛날부터 유교이고,  중남미 문화원은 기독교이긴 하지만 천주교로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중남미 문화원은 부설 박물관이 있어서, 중남미 문화에 관심을 갖고 찾아오기도 하지만 그 고즈넉한 풍경에 조용한 분위기를 맛보려는 분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습니다. 

거기에 비해서 고양향교는 가끔 기웃거리는 분들은 보이지만 중남미 문화원처럼 일반인들에게 개방된 분위기는 아닙니다. 이 향교는 경기도의 많은 지방 문화재 중의 하나이고 조선 숙종 때 뛰어난 유학자들의 위패를 봉안 배향하고 지방의 중등교육과 지방민의 교화를 위해 창건되었지만 지금은 더 이상 교육적 기능은 없어지고 유림에서 봄 가을에 공자의 제사를 지내고 초하루 보름에 정기적으로 분향을 하고 있어서 마냥 적막한 건물은 아닙니다. 게다가 며칠 전부터는 <마실가기 좋은 고양향교!>라는 배너를 세워놓고 있습니다. 그 배너에는 고양유생 예절학당, 꼬마선비 풍류놀이터, 공양향교로 놀러 온 백제관 꼬마사신,  차(茶)향기 뿜은 고양향교라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우리 학교는 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라는 청색배경의 간판과 함께, 누구 표현에 의하면 남프랑스의 수도원같은 아름다운 4층 본관 벽돌건물과 언덕 위에는 베이지색 4층 건물, 신관으로 불리는 교직원 숙소동이 나옵니다. 50년 전에 땅을 구입해서 설립자 부부가 손수 심은 나무들이니 수령이 40년을 넘은 나무들도 많습니다. 향나무, 주목, 전나무, 느티나무, 회양목, 산수유, 벚꽃, 백목련, 자목련, 철쭉, 영산홍, 청/홍단풍나무, 은행나무, 일본목련, 모과나무, 앵두나무, 뽕나무, 보리수나무 등 열매 맺는 나무도 많고 접시꽃, 작약 등 풀꽃 도 철따라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금 야생철새 오리가 연못 주변에 알을 낳아서 두 주간째 품고 있고, 연못에는 잉어 등 물고기가 노닐고 있습니다.    

아무리 울창한 수목에 둘러싸인 캠퍼스가 아름답지만, 학교의 이름이 보여주듯이 성경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 대학원대학교입니다. 이제 이번 주간 금요일에는 종강예배와 함께 여름방학이 시작됩니다. 그러나 학생들이 기다리는 것은 방학이 아니라 목요일 밤에 종강을 앞두고 갖는 양고기바베큐인 것 같습니다. ㅋㅋ 하지만 금요일 종강으로 방학을 시작하는 것은 학우들이고 학교는 다음주 월, 화, 수 사흘동안 성경공개강좌가 있고, 목요일에는 종일 기말 교수회의를 하고 또 학생들의 성적을 평가해서 제출해야 교수님들의 방학은 시작될 것입니다. 그래서 다음주 강의를 앞둔 교수들의 마음은 더욱 바쁩니다.  월요일 6월 21일에는 이진섭 교수의  <복음과 부활>, 22일 화요일은 민경구 교수의 <언약법전> 23일 수요일에는 김선욱 교수의 <누가복음의 비유연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어린이들을 위해서 <여름성경학교>가 있듯이, 성경을 더 알고 싶어하는 어른들을 위해서는 에스라의 <여름성경강좌>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좋은 기회를 붙잡는 지혜로운 분들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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