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마 예배 통해 부모‧자녀 간 유대감 형성해
성경 암송 통해 말씀과 가까워지는 다음 세대
다음 세대가 말씀, 예배 중심으로 살도록 돕길 기도해

울산광역시 동구에 자리한 선교감리교회에서는 격월 마지막 주 오후, 아이들의 성경 암송 소리가 들린다. 유대인 교육을 바탕으로 다음 세대를 이끄는 선교감리교회는 ‘쉐마 예배’를 통해 부모와 자녀가 서로 축복하고, 반성하고, 감사하며 서로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 또, 아이들의 마음을 담은 ‘제다카(자선함)’를 모아 어려움에 처한 친구를 도우며 예수님의 마음을 깨닫는다. 이곳의 담임목사인 김상근 목사를 만나보았다.

선교감리교회 김상근 목사
선교감리교회 김상근 목사

Q. ‘쉐마 예배’라고 이름을 지은 이유는 무엇인가?

하나님은 신명기 6장 24절을 통해,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유일한 여호와이시니”라고 말씀하신다. ‘쉐마’라는 단어는 ‘너희들은 들으라.’라는 뜻을 담고 있으며, 하나님은 신명기를 통해 이스라엘 성도들이 그들의 인생 가운데 반드시 들어야 할 말씀을 전하는 것이다. 이 예배를 통해 다음 세대가 반드시 하나님으로부터 들어야 할 말씀을 듣고, 배우고, 선포하며 살아가자는 의미를 담아 ‘쉐마 예배’라고 이름을 짓게 되었다.

Q. ‘쉐마 예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시대는 갈수록 악해지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회색지대에 있는 것처럼 불분명해지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우리 이후에 살아갈 다음 세대에겐 더욱더 극명하게 다가올 것이다. 각 교회마다 주일학교가 감소하는 시대를 겪고 있지만, 이런 환경 속에서 한 명의 아이라도 신앙 속에서 제대로 키우면, 그 아이는 빛날 수 있는 영향력을 갖게 된다. 한 사람의 변화로 인해 나라가 바뀌고, 민족이 바뀐다. 역사적으로 수많은 경험을 했던 것처럼, 아이들에게 수많은 것을 가르치는 것보다 ‘복음’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영이 깨어나고, 만족함을 누리는 것은 말씀밖에 없지 않은가. 그래서 ‘아이들이 말씀을 떠나지 않는 삶을 살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말씀을 가까이 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암송’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후, 아이들과 함께 하는 ‘쉐마 예배’를 시작하게 되었다.

Q. 시작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을 것 같은데.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6년 전부터 아이들과 암송을 시작했지만, 지금처럼 ‘쉐마 예배’를 통해 성경 암송을 진행한 것은 2년 정도 되었다. 암송을 시작할 때는 부모 간 의견 차이로 인한 부부싸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성도들의 가정이 영적 전쟁을 하게 되었고, 가정의 평화를 위해 암송을 잠깐 중단했다. 내 스스로 분하게 여기는 마음을 내려놓은 채 기도하며 ‘주일예배 시간에 2-3절씩 외웠던 짧은 말씀을 두 달에 한 번, 한꺼번에 암송해서 발표하는 시간을 먼저 가져보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소박하게 암송축제를 열었다. 초반엔 격월로 진행한 ‘작은 암송축제’였지만, 점점 발전해 지금은 ‘쉐마 예배’로 자리매김했다.

선교감리교회 성도들이 쉐마 예배를 드리고 있다.
선교감리교회 성도들이 쉐마 예배를 드리고 있다.

Q. 학생들이 암송할 때 어려워하진 않았나?

초창기에 암송 발표를 할 때는 한 구절의 반 이상을 앞에 있는 어른들이 불러줘야 할 정도로 매우 어려워했다. 말씀 한 절을 외우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 마냥 힘들었다. 그래서 말씀 암기 집중 교육을 시작했다. 학교를 마친 아이들은 무조건 교회에 나와 말씀을 외웠다. 그렇게 보름 이상의 시간을 투자해 연습했고 이제는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스스로 성경을 술술 외워 나간다. 그 모습을 예배 시간에 목격한 부모들은 ‘아이들이 성경 암송을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목사님께 맡기겠다.’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그 이후, 주일학교 아이들과 매주 금요일마다 4~5시간씩 성경을 암송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제는 부모님들이 먼저 아이들을 교회에 보낼 정도로 "자녀와의 관계가 깊어졌다."라고 고백한다.

김찬영 학생

박예람 학생

Q. 다음 세대에게 암송을 시키는 목사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나만의 암송을 가르치는 방법은 ‘다섯 손가락 안에 성경 한 구절을 나누어 넣는 것’이다. 국내에서 암송을 하는 여러 목사님은 그들만의 암송 방법이 존재한다. 우리 또한 나름의 방법으로 무작정 반복하며 암송해 보았지만 나와 아이들 모두가 힘들었고, 기도와 수많은 고민 끝에 ‘다섯 손가락’을 생각해냈다. 음악으로 치면 마디를 잘라내듯이 한 성경구절 내에서 단어를 합칠 수 있는 부분을 합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을 떨어뜨려가며 성경 한 구절을 다섯 손가락 안에 집어넣는 방식으로 암송을 가르쳤는데, 그렇게 하다 보니 의미 전달이 잘 될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자신도 모르게 성경을 외우는 속도가 빨라지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김하영 학생

박예원 학생

Q. ‘쉐마 예배를 시작하기 전후 변화는?

수많은 변화가 있었다. 먼저, 암송을 통해 전도가 되기 시작했다. 주일학교 학생들이 나에게 “목사님! 외우는 게 세상에서 제일 쉬워요.”라고 항상 말하곤 한다. 이들이 암기에 자신감을 보이니, 믿지 않는 부모들이 ‘우리 아이들도 암기에 자신감이 생겼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에 교회를 보내며 예수님을 영접하게 되는 기적을 경험하기도 했다. 또, 아이들이 성경 암송을 하며 말씀을 늘 가까이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믿음이 성장하고, 예배와 말씀 중심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주일학교 학생들이 잠언 1~3장을 암송하고 있다.
주일학교 학생들이 잠언 1~3장을 암송하고 있다.

김하은 학생

김원우 학생

Q. ‘다음 세대의 위기를 겪고 있는 지금, 교회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다음 세대가 말씀을 더 가까이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 요즘 교회 교육 프로그램들이 다양해졌다. 각 교회마다 정체성을 가지고 교육을 진행하기도 하고, 기독교 방송을 통해서도 ‘다음 세대를 세우겠다.’라는 목표를 가지고 운동을 펼치고 있다. 우리 교회 또한 여러 가지 교단적인 교육, 선교단체에서 했던 교육 등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말씀을 가르치고 복음을 전하기도 했지만, ‘이것보다 더욱더 우리의 생활에 밀접하게 아이들과 공유하면서 원색적인 복음을 가르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라는 고민을 하던 찰나에 ‘암송을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 교회 아이들이 암송을 통해 주님 안에서 많은 것들을 누리고, 영적으로 더 가까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암송을 통해 더 보완할 수 있는 것은 없을까?’라는 또 다른 고민 끝에 ‘하브루타(두 명씩 짝을 지어 공부하는 유대인 전통 학습법)’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부모와 자녀가 서로 축복하고, 반성하고, 감사하며 말씀을 더 가까이 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다음 세대가 말씀을 가까이 하고, 말씀‧예배 중심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소통하길 바란다.

김기은 학생

김여원 학생

Q. 앞으로의 목회 계획이 있다면?

지금처럼 다음 세대 사역에 힘쓰려 한다. 남은 목회 기간뿐만 아니라 주님이 부르시는 그날까지 다음 세대가 말씀을 더욱더 가까이 할 수 있도록 끝까지 도울 것이다.

쉐마 예배 참석자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쉐마 예배 참석자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저작권자 © 투데이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