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S뉴스 최대진 기자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에게 모국어를 가르치지 않으면 이중 불구가 될 터 한국말 점자가 있어야 하는 건 두말할 필요가 없는 문제다” 최초의 한글점자인 ‘훈맹정음’의 창시자 송암 박두성 선생 말이다.

인천 미추홀구에는 송암선생을 기리기 위한 특별한 공간인 송암박두성기념관이 있다. 이곳에는 송암 선생의 한글점자 창안과정과 시각장애인의 교육에 사용했던 1300여 점의 유물이 보관 전시중이다.

1888년 경기도 강화군 교동에서 출생한 송암 선생은 독실한 기독교인이자 교육자로 1913년 제생원 맹아부 교사로 부임해 1921년엔 조선맹아협회를 조직했습니다. 6년간의 연구 끝에 1926년 첫 한글점역인 ‘훈맹정음’을 만들었다.

박승규 관장 / 송암점자도서관, 송암박두성기념관

일제강점기 지금의 특수학교라고 할 수 있는 제생원에 교사로 재직하면서 우리말 점자가 없어서 공부가 힘든 시각장애인들에게 안타까움을 느껴서 직접 한글점자 훈맹정음을 1926년 만들어 보급했습니다

당시 성서공회의 지원으로 1932년 신약성서 점자책을 만들기 시작해 1941년 신약성경 전서를 모두 점자책으로 만들었다.

박승규 관장 / 송암점자도서관, 송암박두성기념관

송암 선생이 신약성경을 만들게 된 계기는 맹인들이 삶을 살면서 자신의 삶에 대해 비관하고 꿈을 접는 걸 보시고 시각장애인들에게 신앙생활을 하면 참 좋겠다 생각해 성경점역을 시작하셨습니다

하지만 한국전쟁 당시 송암선생이 만든 이 점자성경을 모두 유실되고 말았다. 한국전쟁 휴전 후 송암선생은 다시 신구약 성경점역 제작을 시작해 1957년 완성했다.

박승규 관장 / 송암점자도서관, 송암박두성기념관

한 평생 그때 당시 세상으로부터 소외된 시각장애인의 자립과 교육에 힘쓰시면서 믿음의 증명하시고 실천하신 분입니다


송암선생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업적을 인정받아 1992년 은관 문화훈장을 받았으며, ‘훈맹정음’은 지난 2020년 국가등록문화재 제800-1호로 지정됐다. 한글을 쓰고 읽는 것조차 어려웠던 일제강점기, 송암 박두성 선생은 시각장애인들에게 예수의 사랑과 희망의 빛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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