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S뉴스 이현지 기자

베이비박스에 막 도착한 아기이다.

아직 신생아 티를 벗지 못한 갓난아기가 봉사자의 손길에 새근새근 잠이 든다.

아기 부모는 차를 타고 순식간에 사라졌다.

베이비박스에 도착한 아기들은 이날로 1,941명이 됐다.

문이 열리면 이런 벨 소리가 들려요 이 소리를 듣고 저희가 한 분은 이쪽으로 오셔서 여길 열고 아이의 안전을 먼저 확보하는 거죠 그리고 다른 한 분은 벨 소리가 울림과 동시에 밖으로 나가서 아이를 맡기고 간 부모를 만나러 갑니다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맡기러 오는 부모들의 70퍼센트는 미혼이다.

이들 가운데 90%는 베이비박스에 아이를 맡기게 된 이유에 대한 상담에 응한다. 대부분 경제적 어려움, 미혼 부모로서의 삶에 대한 두려움이 원인이다.

상담 과정 가운데 20%의 부모들은 그들을 위한 지원과 도움의 손길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다시금 용기를 내 아이를 안고 돌아가기도 한다. 미혼부모 가정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

베이비박스 책임팀장 김지환씨는 싱글파파로서 누구보다도 미혼부모의 사정을 잘 알고 있기에, 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

김지환 팀장 / 주사랑공동체 베이비박스

저도 한 부모예요 제가 생각하기에도 시설에서 국가가 지원해 주는 아이 돌봄 서비스라든지 취업지원 서비스 사실상 (미혼부모를 위한) 딱 맞춤의 옷처럼 느껴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죠

이에 따라 베이비박스를 운영하는 주사랑공동체는 한 부모 가정과 미혼 부모를 위한 ‘공동 마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단순한 주거 공간 제공을 넘어 직업훈련소와 보육 시설, 대안학교 등 복합적인 지원 프로젝트가 될 예정이다.

이종락 목사 / 주사랑공동체

작업장이 이뤄지고요 어린이집 유치원 심리치료 등 여러 가지 치료 시설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믿음으로 잘 양육해서 다시 믿음의 과정을 세워나가는 일을 지금 준비하고 있습니다

김지환 팀장 / 주사랑공동체 베이비박스

결혼도 안 하고 아기를 낳았다는 것이 큰 죄가 되기도 하고 그렇지만 여기서부터는 저희가 더 이상 잘못하지 않고 아이를 책임지고 아이를 안전하고 즐겁고 행복하게 기르고 있잖아요 지금부터의 그 모습을 바라봐 주시고 아이의 모습을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자녀를 스스로 지키겠다고 결심한 미혼 가정 부모. 이들의 용기를 위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어느 때보다 필요해 보인다.

저작권자 © 투데이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