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반박하지 못하는 찬란한 봄이 찾아왔습니다. 한 겨울에 앙상한 나뭇가지를 보면서 봄이 준비되고 있다는 것을 믿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봄이 온 것을, 이제 대세는 봄이라는 사실을 눈으로 보고 있습니다. 동네에는 산수유가 꽃을 피우고, 산에는 생강나무가 질세라 꽃을 피우더니, 길가에는 이제 개나리까지 노란 꽃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에스라 교정에 핀 산수유의 사진을 보내면 노란꽃이니까 개나리냐고 묻는 사람들이 더러 있습니다. 해외에 계신지 십년을 넘었으면 양해가 되지만, 한 번도 해외에 거주한 적이 없는 순수 국내파라면 생각해 봐야 합니다. 하긴 아버지여 저희를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의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라고 극악한 죄를 범하는 무리를 향해서 하신 기도를 기억한다면, 아름다운 봄을 알리는 꽃 이름을 제대로 몰라본다고 어찌 허물하겠습니까?

, 에스라 교정에도 봄이 찾아왔습니다. 홍매실 꽃이 노란꽃들 행렬 사이에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조금 있으면 화려한 벚꽃이 온 교정을 뒤덮을 것입니다. 작년 이맘때는 1학년 신입생이 모두 21명으로 시작했던 것을 떠올리면 올해 1학년 신입생이 39(MBS 10, MA 11, ThM 27)으로 출발한 것은 경이롭습니다. (게다가 박사과정에 4명이 올해 새로 들어왔습니다). 이 놀라운 사실로 인해서 다만 하나님을 찬양할뿐입니다. “하나님이 하셨다!”는 고백을 우리 모두가 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지난 3년의 초라한 상황을 잘 알고 있기에 우리 모두 그렇게 고백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그렇다고 노력하지 않은 것은 절대 아닙니다. 정말 자나 깨나 불조심!”을 외치듯이 앉으나 서나 학생 모집!”이었지만 얻은 것이 초라했습니다. “선생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아무것도 잡지 못했습니다.”

특히 작년에는 신입생을 위해서는 정말 온갖 노력을 했습니다. 교무처장과 학생처장을 비롯해서 모든 교직원이 한 마음으로, 그동안 홍보하던 교계의 몇 몇 잡지뿐 아니라 방송까지 처음으로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힘도 빠졌고 지난 해에 비해서 열심히 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랬는데 주께서 수시지원 첫날부터 역사하셨습니다. 23년 입학 수시+정시를 합한 것보다 두 배 가까운 지원자를 그날 하루에 보내셨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제게 힘이 들어가 있었던 것이 주님의 역사의 가장 큰 걸림돌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부터는 힘 빼라고 말하는 주님의 음성을 마음에 새기길 원합니다. 그리하여 주의 역사에 걸림이 되지 않게 하여 주십시오^^ 부디 이제는힘을 빼게 하여 주옵소서라고 간구하고 싶습니다.

홍보에 힘을 쏟지 않고 오히려 기도에 힘을 쏟기 시작한 것이 변곡점을 그리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지난해 11월 중순을 넘어갈 때 <새벽을 깨우다>는 칼럼을 쓸 때부터 였습니다. 나이 70이 되어서 목회에 은퇴한 노익장으로서가 아니라 아직 아장아장 걸음마를 배우는 수준입니다. 샛노란 산수유, 생강나무, 개나리로 봄 소식을 알리기 기뻐하시는 분께서, 노란 원복을 입고, “하나, ” “, ”, “병아리” “삐약삐약”, “오리꽥꽥하며 선생님을 따라 길을 걷는 유치원생을 떠올리면 적절한 제 자신의 새벽기도의 모습이지만, 주님은  사랑의 시선으로 우리를 바라보십니다. 응답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로 에스라성경대학원 대학교도 이제 <대세는 봄이다>를 외칩니다. 오직 성경(sola scriptura)을, 성경전부(tota scriptura)를 배우고 싶은 분을 위해서 봄의 향연은 펼쳐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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