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 아르튀스 베르트랑의 사진 '모리타니 모래언덕 캐러번'-
-얀 아르튀스 베르트랑의 사진 '모리타니 모래언덕 캐러번'-

설명절을 맞아 어머니를 뵈러 김포를 다녀왔습니다. 연휴 기간 잘 뚫린 고속도로와 밟는 대로 미끄러지듯이 달리는 차로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고속도로를 달릴 때는 타이어의 공기압이 충분해야 하는데 출발 전 공기압을 잘 체크했기 때문인지 차가 시원하게 내달리더군요. 아무리 좋은 차도 타이어의 공기가 충분하지 않으면 성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습니다.

설 연휴 기간 중 스티브 도나휴(Steve Donahue)가 쓴 <사막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Shifting Sands)을 읽었습니다. 스티브 도나휴는 20대 때인 1976년 유럽을 여행하던 중 파리에서 혹독한 추위를 만난 후 따뜻한 날씨를 찾아 아프리카 알제리로 갑니다. 그리고 그곳을 출발하여 세계에서 가장 큰 사막인 사하라 사막을 건너는 대장정을 했습니다.

이 책에서 도나휴는 사막을 건널 때의 경험을 말합니다. 이때 타이어의 공기가 가득차게 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모래가 가득한 길에서 차에 공기를 많이 넣으면 차바퀴가 헛돌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특별히 사막의 모래 늪에 빠졌을 때를 말하면서 이때는 더욱 많은 공기를 뺌으로 절박한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합니다.

우리 인생길도 사막과 같은 때가 있습니다. 도나휴의 말대로 한다면 이때는 힘을 뺄 때입니다. 내 힘으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할 때입니다. 만약 강한 힘을 주고, 내 힘으로 무엇인가를 하려고 하면 할수록 오히려 헛바퀴만 돌 뿐입니다. 사막과 같은 인생길에서 우리의 힘을 빼고 하나님을 의지할 때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요즘 <복있는 사람>을 통해 요셉이라는 인물과 그와 함께 하신 하나님을 묵상하는데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요셉의 인생에 평탄함이 가득했을 때 채색옷을 빼앗기고 애굽에 종으로 끌려갔습니다. 왕의 친위대장인 보디발의 아내를 범하려했다는 누명을 쓰고 감옥으로 떨어지기까지 했습니다.

술 맡은 관원장의 꿈을 듣고 해석해주며 풀려난 뒤 자신을 기억해 달라고 합니다. 이제는 그 지긋지긋했던 악몽과 같은 꼬인 인생이 풀려질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사람을 의지하였던 그를 하나님은 2년 더 감옥에 있게 했습니다. 내 힘이 완전히 빠지고 하나님만을 의지하게 되었을 때 하나님은 요셉의 어린 시절 꿈을 비로소 이루어주셨습니다. 그가 종으로 팔려온 지 13년 만에 말입니다.

나의 영적 타이어의 바람이 빠져야만 비로소 하나님이 일하십니다. 운동할 때 코치가 계속해서 하는 말이 힘을 빼라는 것입니다. 힘이 들어가면 어떤 것도 안 된다고 합니다. 신앙생활은 더욱 그렇습니다. 우리의 힘을 뺄 때 하나님이 본격적으로 일하기 시작하심을 결코 잊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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