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가 아닌 평신도가 세운 교회
전도는 교회가 살아 있는 증거다
해마다 지역 주민 2, 3천명 섬기는 축제 진행

전킨, 윌리엄 맥클리어리
(Junkin, William McCleery)

120여 년 전,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가난하고 척박한 조선에 들어와
젊음과 열정을 바친 파란 눈의 선교사 전킨,

그는 나라 잃은 조선인들을 위해
이 땅의 복음화와 근대화를 이끄는데
군산 지역 최초의 선교사였다.

그는 천금같은 자녀를 셋이나
이 땅에서 잃었으며,
그 역시 43살의 안타까운 나이에 쓰러져
자녀들과 함께 이 땅에 묻혔다.

그로부터 복음을 받아들인 평신도로 인해
만자산교회(현 지경교회)가 시작되었다.

1896년 4월 10일 최흥서는 서만자를 드나들던 보부상 조선달로부터 예수에 대한 소문을 듣고 믿음을 갖게 되어 전위렴(전킨, W.M.Junkin) 선교사로부터 세례를 받았으며 동네 사람들과 함께 군산 선교부까지 30리 길을 오가며 예배를 드리고 신앙을 키워가면서 만자산에 교회의 터전을 잡았다. 

이들은 1900년 10월 9일 초가 3간의 예배당을 건립하고 20여 명이 예배를 드림으로 만자산교회, 지금의 지경교회가 시작되었고 올해로 창립 120주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1904년 전킨 선교사가 기록한 만자산교회(현 지경교회) 남자 성도들 모습
1904년 전킨 선교사가 기록한 만자산교회(현 지경교회) 남자 성도들 모습

씨를 뿌려야 열매를 거둘 수 있다

군산시 대야면에 위치한 지경교회에 2005년 4월 제18대 담임 목사로 부임한 장철희 목사는 확고한 목회 철학과 적극적인 추진력으로 제2의 부흥기를 이끌고 있다. 그는 6천여 명밖에 안되는 대야면 작은 시골 지역에서 부임 당시 250여 명의 성도를 500여 명으로 두 배 이상 부흥시켰다. 그 비결을 묻는 질문에 “나의 목회는 전도 목회다”며 전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장철희 목사는 부교역자 시절을 보냈던 지경교회에 제18대 담임목사로 부임하게 됐다. @출처=지경교회
장철희 목사는 부교역자 시절을 보냈던 지경교회에 제18대 담임목사로 부임하게 됐다. @출처=지경교회

장철희 목사는 “요즘 전도가 어렵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씨를 뿌려야 열매를 거둘 수 있다”며 “전도를 해야 활력이 생기고 교회가 살아 움직인다”고 말한다.  

물론 교회의 체질을 바꾼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처음엔 다들 시골에 전도할 만한 사람이 없다며 전도에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의지를 굽히지 않았던 장 목사는 "목사가 앞장서니 할 수 없이 성도들이 따라나섰는데 그때 전도를 통해 불신자로만 70명이 새로 나오게 됐다"며 "전도의 열매를 보자 교인들이 전도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장날마다 지경교회 전도대가 상인들과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차 전도를 하고 있다. @출처=지경교회
장날마다 지경교회 전도대가 상인들과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차 전도를 하고 있다. @출처=지경교회

또 "올해엔 코로나로 전도가 어렵게 되어 방법을 찾다가 120주년 행사도 취소됐으니 기념 타올을 제작해 대야 면민 전체에게 나눠주었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전도는 쉬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담임 목사로부터 시작된 전도 열정이 교회를 바꾸고 이젠 지역 주민들이 지경교회 전도대를 환영하고 기다리게 되었다.

지경교회가 설립한 베트남 깜잉야교회 @출처=지경교회

지경교회는 시골 교회지만 일 년 선교 예산이 1억 1천만 원이 넘는다. 장 목사의 선교 열정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뿐만 아니라 필리핀과 인도, 베트남 등 해외에 교회 7개와 유치원 등을 설립했고, 장 목사 본인의 회갑 기념으로 동티모르에 기념교회를 세우기도 했다. 국내에도 기장 군산노회와 연합해 다움교회를 세우고 이번 120주년을 기념해 군산지경교회(가칭)를 건립했다.

이처럼 장철희 목사의 선교와 전도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추진력이 ‘2025 세계선교 비전’으로 나타나 2천 성도 세우기와 20명 사역자 파송, 20교회 세우기, 1인 20명 제자 삼기, 선교기관 100곳 후원하기 등을 추진하고 있다. 

구 예배당에서 철거한 명패와 상량, 지경교회 기가 지경교회 역사기념관에 전시되어 있다.
구 예배당에서 철거한 명패와 상량, 지경교회 기가 지경교회 역사기념관에 전시되어 있다.

예배 회복과 말씀으로 예수님을 닮아간다

장철희 목사는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는 예배를 강조한다. 특히 삼대가 함께 드리는 예배와 다음 세대를 위한 통합 예배는 지경교회의 자랑이다. 아이들이 처음에는 따라오기 힘들어했지만 금새 적응하고 예배 문화와 신앙을 몸으로 체득 하게 되었다.   

삼 대가 함께 드리는 예배에서 한 성도 가족들이 특송을 하고 있다. @출처=지경교회
삼 대가 함께 드리는 예배에서 한 성도 가족들이 특송을 하고 있다. @출처=지경교회

또 다음 세대를 세우기 위해 교육 공동체를 꿈꾸고 있다. 장 목사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양육하고 성숙한 일꾼으로 세우려면 전인교육이 필요하다"며 "아이들만을 위한 프로그램으로는 한계가 있고 가정 교육 공동체를 이루어 아이들의 교육에 교회와 가정, 아이들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음 세대 아이들을 찾아보기 힘든 시골 지역이라 당장 실현하기에 어려운 점이 있지만 능력 제자 대학과 쉐마교육, 성품교육, 방과 후 학교 운영, 장학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다음 세대 리더들을 세워가고 있다.  

지경교회 교우들은 다양한 지역 섬김과 전도 활동을 통해 늘 생기있고 활기차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출처=지경교회

지역을 위한 헌신과 섬김을 실천하다

지경교회는 매년 지역을 섬기기 위한 ‘지경큰들축제'를 진행해왔다. 비록 올해는 코로나로 취소됐지만 매년 10월이면 지역 주민 2, 3천 명이 모여 문화공연과 노래 경연 대회, 경품행사, 바자회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걸거리로 북적였다.

지경교회가 지역 사회를 섬기기 위해 진행하는 '지경큰들축제'에서 자동차와 냉장고, TV 등 다양한 경품 추첨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출처=지경교회
지경교회가 지역 사회를 섬기기 위해 진행하는 '지경큰들축제'에서 자동차와 냉장고, TV 등 다양한 경품 추첨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출처=지경교회

장철희 목사는 "처음엔 지역 주민들이 교회 전도 행사로 생각해 색안경을 끼고 지켜보기만 했다"며 당시 힘들었던 상황을 회상했다. "그러나 해가 거듭할수록 교회의 섬김과 나눔의 진정성을 보게 되어 이제는 적극 나서서 행사를 돕고 참여한다"고 말하며 교회의 지역을 향한 섬김과 역할을 강조했다. 15년째 이어온 지경큰들축제는 지역 사회와 소통하고 함께하는 대야면 대표 축제로 자리 잡았다. 

그 외에도 예수님의 사랑에 힘입어 해마다 사랑의 김장 나눔과 불우이웃 돕기, 쌀 나누기, 연탄나누기, 효도잔치 등 지역 사회와 이웃을 섬기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군산시 대야면에 위치한 지경교회
군산시 대야면에 위치한 지경교회

지경교회는 지난 120년 동안 영혼을 사랑하고 지역 복음화를 위해 눈물로 씨를 뿌려온 역사와 전통이 있는 교회다. 살아있는 예배에 힘쓰며 성령의 감동이 넘치고 치유와 회복의 은혜가 충만한 교회다. 지금도 새로운 역사의 페이지를 써 나가고 있는 지경교회는 지역 사회를 선도하며 하나님 나라를 세우고 다음 세대를 세워가는 건강한 교회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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