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31일 '할로윈 데이'를 앞두고 기독교인들은 고민에 빠진다. 특히 청소년과 어린이를 둔 부모들은 귀신과 마법이 유래인 할로윈을 무작정 즐기라고 할수도 없고, 그렇다고 행사에 무턱태고 빠지라고 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할로윈' 문화는 젊으 세대를 향한 강력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과연 우리는 '할로윈'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


할로윈데이, 신앙인의 정체성 세우기 - 문화선교연구원 백광훈 원장

기독교인은 할로윈데이를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

문화선교연구원 백광훈 원장
문화선교연구원 백광훈 원장

10월의 마지막 밤이 되면 젊은이들이 모이는 서울, 이태원, 홍대, 신촌의 번화가는 좀비와 귀신 컨셉의 각종 코스튬을 하는 이들로 파티가 벌어집니다. 한때 외국인들의 문화로만 간주되었던 할로윈데이가 이제 한국의 젊은이들도 즐기는 문화가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할로윈데이는 원래 퀠트(Celts) 문화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할로윈(Halloween)이란 말은 ‘홀리(Holy), 거룩한’이라는 말에 ‘이브(Eve), 전야’라는 말이 합쳐져서 생긴 말로 '거룩한 전야'라는 뜻입니다. 퀠트력에 따르면 11월 1일이 신년의 시작이고 10월 31일이 한 해의 마지막 날이어서 가을에 수확을 감사하고 풍요로운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모든 악령을 몰아내는 의식이 생겼다고 합니다. 이러한 캐릭터 문화가 가톨릭에 흡수되면서 기독교적 전례로 대체되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여튼 오늘날의 모습으로 할로윈데이가 지켜진 데에는 켈트족의 풍습을 지닌 아일랜드인들이 아메리카로 이주하였고 상업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오늘날 대중적인 문화로 자리 잡게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할로윈 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 8조 원에 해당할 정도로 큽니다. 우리나라 역시 할로윈데이는 하나의 소비문화로 자리 잡게 되었고 놀이동산, 백화점, 이벤트 등에서 할로윈 축제를 준비하여 이제는 젊은 세대들의 연례행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 19로 인해서 예전만 같을 수는 없지만, 기업체에서는 할로윈 관련 기획 상품을 판매하거나 비대면 방식으로 할로윈을 즐기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제는 할로윈데이가 보편화되면서 신앙인이 할로윈데이를 어떻게 보아야 할지를 묻는 질문들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의미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유희 자체가 목적이 되었다는 것이죠.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고민이 되는 것입니다. 할로윈데이를 신앙적으로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에 대한 찬반의 영역으로 가져가기에 앞서 그것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오늘날의 할로윈 문화에 우리에게 주신 시간과 물질 자원들을 쓰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할로윈보다 더 중요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신앙인이라면 할로윈데이를 맞이하여 신앙인의 정체성을 세워가는 방법을 고민해보지 않을까요? 먼저는 할로윈데이를 위해 기획된 행사나 상품들을 무분별하게 참여하거나 소비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을 것입니다. 더욱 건설적인 방식은 이날의 신앙적 의미를 더하여 전유하는 것입니다.

사실 10월 31일은 독일의 마틴 루터가 종교개혁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종교개혁 기념 주일입니다. 이날은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한 한 사람이 말씀 연구를 통해 교회를 개혁하고 삶을 변화시킨 역사적인 날이죠. 개신교 신앙인에게 10월 31일은 그래서 더욱 특별한 날이어야 합니다. 독일교회는 루터의 사탕을 만들어 나눠주며 종교개혁의 의미를 나누고 즐긴다고 합니다. 미국의 경우는 많은 교회들과 가정들이 할로윈데이를 소원해진 이웃들과 만나고 함께 하며 지역을 섬기는 기회로 삼고 있습니다. 아직 한국교회는 이렇다 할 대안적 문화를 만들어내지 못한 채 외국의 소비문화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고 하겠습니다.

할로윈, 기독교의 정체성을 세우는 또 하나의 기회

할로윈데이는 기쁨과 나눔이라는 기독교적 정체성을 삶의 자리에서 세우는 또 하나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애굽의 것들로 성소의 재료들을 만들어 내었던 옛 신앙인들의 지혜를 우리 시대의 문화 속에서 발휘하는 노력이 더욱 필요한 때입니다.

교회들과 협력하여 대중문화의 역기능으로부터 교회의 정체성을 지켜내고 나아가 올바른 기독교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1998년 설립된 문화선교연구원의 다양한 컨텐츠는 ▲ 유튜브 채널 <문선연TV> ▲ 문화선교연구원 홈페이지 http://www.cricum.com 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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