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정인 양 사건으로 교회에 대한 혐오와 배척 속에 기독교인의 반성이 필요한 시점
“기독교인은 상처입은 피해자가 아닌 치유받은 치유자가 되야”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안데르센공원묘원에 지난해 10월, 양부모의 학대로 16개월만에 숨진 입양아 정인 양의 묘가 있다. 지난 8일, 영하 18도에 달하는 한파 속에도 정인 양을 추모하기 위한 발걸음은 끊이지 않았다. 묘지엔 정인 양을 위한 꽃다발이 한가득이다.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안데르센공원묘원에 故정인 양을 추모하기 위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안데르센공원묘원에 故정인 양을 추모하기 위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소아암과 백혈병 등 세상을 떠난 아이들을 위해 마련한 안데르센공원묘원에서 가정행복NGO로 잘 알려진 하이패밀리 대표 송길원 목사가 묘원을 정리하며 추모객들을 맞이하였다. 그를 만나 크리스천의 가정사역을 돌아보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하이패밀리 대표 송길원 목사가  묘를 정리하고 있다.
하이패밀리 대표 송길원 목사가 묘를 정리하고 있다.

Q. 어떤 계기로 정인 양을 이곳에 안치하게 되었는가?

어린이들을 위한 안데르센공원묘원 장지는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졌고 정인 양 양부모의 외할머니께서도 이곳에 오신 적이 있었다. 아이가 저런 상황에 이르게 됐을 때 의논하고 기도의 과정 속에서 정인 양이 자연스럽게 여기로 오게 되었다. 항간에 이곳이 무료시설이라 공짜로 하기 위해 이곳을 사용했다는 소문이 있는데 어르신들이 돌아가실 때는 미리 장지를 준비한다. 하지만 아이의 장지를 미리 준비해 놓는 부모는 없다. 그거야 말로 사악한 사람일 것이다.

정인 양의 묘원을 찾은 추모객들의 발길이 추위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정인 양의 묘원을 찾은 추모객들의 발길이 추위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정인 양을 추모하는 추모객들의 모습
정인 양을 추모하는 추모객들의 모습

Q. 학대로 인한 아이들의 죽음 사건이 계속 발생했다 이런 사건을 어떻게 보는가?

양부모가 독실한 크리스천이라고 입양기록에도 남아있고 방송에서도 보도가 됐다. 양부모의 부모님도 목회자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전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고 본다. 더군다나 생명을 사랑한다는 기독교의 가르침을 받은 크리스천이 이렇게 끔찍한 일을 벌인 것에 대해 사람들의 공분을 샀던 것은 이 대목이라고 봐진다.

쉽게 단언할 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가정 안의 상처가 가장 약한 자에 대한 분노로 표출된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분명히 이것은 학대이고 이런 저런 이유를 떠나서 때린 것은 사실이다. 저항할 능력도 없는 아이가 무슨 죄를 지었길래 학대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사회의 성공이나 성취보다, 가정이 중요함을 깨닫고 우리 가정을 돌아볼 때이다.

우리 모두 상처 입은 피해자가 아닌 상처 입은 치유자가 되어야 한다.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치유 받은 치유자가 되는 것이 하나님의 명령이다. 성경에도 가인이 아벨을 쳐서 죽였을 때 그의 핏값, 피의 호소가 들린다고 했다. 정말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가정 안의 평화이고 기쁨이며 행복이다.

추모객들의 손길에 추운 눈밭장지에 꽃들이 가득하다.
추모객들의 손길에 추운 눈밭장지에 꽃들이 가득하다.

Q. 가정 안의 훈육을 어떻게 봐야 할까?

자녀를 훈육함에 있어서 체벌해야 되는 근거를 찾아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사랑의 매가 맞는지 돌아봐야 된다. 아이를 키울 때 기억해야 될 것 중에 불평등하게 공평하라는 말이 있다. 자녀를 내 틀에 놓고 평등하게 키우려 하지만 불가능한 것이 자녀양육이다. 아이에게 불평등으로 비출 수 있는 것이 공평일 때가 많다. 이 부분을 놓치는 것 같다. 아이마다 특성과 지향하는 바가 있고 개성과 성격 등이 다 다르다.

우리는 체벌을 하면 아이가 부모의 말을 들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감정풀이밖에 안될 때가 있다. 이런 점에서 부모는 다시 부모됨을 훈련해야 하고 훈육 전에 사랑으로 품고 가르치는 준비가 되어야 부모노릇을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교회가 부모교육, 자녀와의 소통, 대화 등의 기본부터 가르쳐야 한다. 

Q. 성경적인 가정이란?

크리스천 가정은 하나님의 마음과 하나님의 사랑으로 아이를 품고 제대로 가르치는 것, 여기에 우리의 관심이 있어야 한다. 부모에게 인정받지 못한 자녀는 여전히 소외감 속에 정신병리에 빠지게 될 것이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곳이 없게 된다. 국가의 기본 단위가 가정이고 성경의 창세기를 통해서 본 하나님의 첫 작품이 가정의 창조였다. 교회는 그 뒤에 세워진다. 이런 점에서 가정이야 말로 미리 맛보는 작은 천국이고 우리가 가정 안에서 행복을 누릴 수 있을 때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라고 말 할 수 있다.

가정이야 말로 미리 맛보는 작은 천국이고 우리가 가정 안에서 행복을 누릴 수 있을 때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출처=클립아트
가정이야 말로 미리 맛보는 작은 천국이고 우리가 가정 안에서 행복을 누릴 수 있을 때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출처=클립아트

Q. 가정사역을 위해 교회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안전한 사회에 대한 교회가 책임의식을 느껴야 한다. 젊은 부모들이 슬픔과 분노에 연대했던 것처럼 교회도 주일학교 교육과 함께 부모교육이 병행되는 깊이 있는 제도와 교회 시스템을 바꾸는 일이 필요하다. 교회가 법을 만들 수는 없지만 교육컨텐츠의 개발로 사회의 부름에 응답해야 한다고 본다. 이런 사건이 터질 때마다 와글와글하다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교회에서 가정사역을 배워 크리스천의 다름을 보여주는 것이 전도이자 메시지이다. 바로 여기에 대한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터뷰 중인 송길원 목사(하이패밀리 대표)
인터뷰 중인 송길원 목사(하이패밀리 대표)

하이패밀리 대표와 청란교회를 섬기고 있는 송길원목사는 가정행복 NGO를 세워 28년째 가정회복 사역을 해오고 있다. 성폭력 피해여성 돕기, 가정건강기본법 통과, 임종휴가법안 발의 등 사회생태계를 바꾸는 일에 힘써왔으며, 가정사역MBA를 통해 가정사역자 인재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최근 정인 사건을 통해 보듯이 가정 안에 존재할 수 있는 폭력, 분노장애 회복 프로그램과 아동전문장지 안데르센공원묘원, 기독교 장례문화 등 다양한 사역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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