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 충북연회 12대 안정균 감독
"복음으로 미래를 열어가는 2021년"
세 번 멈춘 심장, 죽음 앞에서 하나님 앞에 드린 기도

1907년 설립된 11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제천제일감리교회의 담임목사 안정균 감독, 그는 작년 10월 기독교대한감리회 충북연회 사상 최초로 감독으로 단독 출마해 선출되었다.
복음으로 미래를 만들어 나가길 원한다는 그의 비전과 소망을 들어보았다.

113년 역사의 제천제일교회를 시무하고 있는 안정균 목사, 기독교대한감리회 충북연회 12대 감독으로 선출되었다.
113년 역사의 제천제일교회를 시무하고 있는 안정균 목사, 기독교대한감리회 충북연회 12대 감독으로 선출되었다.

ㅣ 삶의 시선

Q. 하나님의 첫사랑을 경험한 때는 언제 였나요?

"너는 주의 종이 되어야 하겠다... 하나님이 그러셔!"

중학교 1학년 때 중등부 집회에서 큰 은혜를 받고 예수님을 만나며 성령을 체험했다. 너무 기뻤고 내 삶에 새로운 길이 열린 날이었다.
그러다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어머님이 “얘야~ 내가 기도하다 보니까 너는 주의 종이 되어야겠다 하나님이 그러셔”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절대로 그럴 수 없다고 했다. 성공해서 집안을 일으키겠다는 일념만 있었기에 목사가 되기는 싫었다. 그런데 고등학교 3학년 때 대입 준비를 하면서 학교에 원서를 쓰러 가는 버스 안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 내 마음속에 복음으로 사람들을 변화시키라는 음성이 강렬하게 있었다. 그래서 그 음성을 듣고 바로 신학대학에 가서 주의 종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 이후로는 후회한 적도 없고 뒤돌아선 적도 없다. 내가 결정적으로 소명 받은 것은 바로 그때였다.

Q. 제천제일감리교회의 담임목사, 충북연회 감독의 자리로 오기까지 어떤 길을 걸어오셨나요?

1984년도에 신학대학교를 졸업하고 87년도에 신학대학원을 졸업했는데 목회는 91년도에 나갔다. 감리교회는 그 당시 담임목회를 해야만 안수 받을 수 있는 과정이 있었고 91년도에 정말 어렵게 경기도 파주 광탄면에 막 개척된 개척교회, 개척해 놓고 전임 전도사님이 6개월을 못 버티고 떠난 그 교회에 자리가 났다. 그래서 첫 목회를 파주에 ‘광탄감리교회’에서 시작을 하게 되었다. 가니까 교인이 무려 다섯 명이나 있었는데 다섯 명이 왜 '무려 다섯 명'이냐면 어린이, 중고등부, 청년부, 장년부가 다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목회를 한 3년 하고 안수 받고 교회는 2~30명까지 부흥했는데 더 많이 배우고자 서울에 ‘창천감리교회’라는 곳에 부목사를 나가게 됐다. 부목사 하면서 열심히는 했는데 무언가 부족함이 느껴져서 준비해야 되겠다 싶었다. 나의 교회론, 목회 철학은 무엇인가 하나 하나 정립해 나가기 시작했다. 교인들은 내가 어떻게 양육할 건가 교회 사역은 어떻게 할 건가 하는 것들을 손으로 써가면서 문서로 정리했다.

부광교회 전도사 시절의 안정균 감독(사진 왼쪽 두 번째)
부광교회 전도사 시절의 안정균 감독(사진 왼쪽 두 번째)

그러다가 감히 올려다볼 수 없는 교회로 담임 목회를 나가게 되었다. 장년 출석 200명 정도 되는 교회의 3대 담임목사로 부임하게 된 것이다. 2001년 초였는데 내 나이가 고작 41살 때였다. 그 교회 가서 열심히 중보기도하고 그리고 열심히 설교하고 심방하고 그러니까 교회가 막 부흥해서 한 3년 만에 두 배로 성장을 했다. '내가 40대 초중반에 벌써 서울 장안에서 많은 일을 하지 않았나?'하는 그런 교만함이 찾아올 정도로 교회가 성장했다.

문제는 그때 찾아왔다. 확장성 심근증이라는 큰 병이 찾아와 중환자실에 입원하게 되었다. 당시 상황은 생존할 확률 1%, 백 명 중 한 명 생존할까 말까 한 아주 낮은 확률로 좌절 속에 투병 생활을 시작했다. 아무것도 할 게 없어서 병원에서도 한 달 만에 퇴원 시켜줬다. 그때 의사가 “많이 먹지 마라, 위로 피 몰리면 심장이 멈춘다” 그리고 “아무 운동도 하지 마라, 숨 가빠지면 심장 선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창천감리교회 부목사 시절 속장 모임을 인도하고 있는 안정균 감독
창천감리교회 부목사 시절 속장 모임을 인도하고 있는 안정균 감독

그래서 기도원에 들어가서 기도했다. 처음에는 한탄과 탄식 속에 그렇게 부르짖고 기도하는데 “하나님 나 겨우 여기까지 써먹으려고 고등학교 3학년 말에 되기 싫다는 목사 음성 들려주시고 만드셨습니까”라며 통곡했다. 그때 마음 속에 들려지는 음성이 “모든 것 교회가 성장하고 발전한 것이 네가 잘해서 그런 것 같으냐? 네가 능력이 많고 열심히 목회해서 부흥하고 성장한 거 같으냐?” 하는 자책이 마음 속에서 울려왔다.
“아, 내가 잘못했구나!” 깨닫고 회개 기도를 했다. 그러면서 “주님 제가 이제는 더 이상 목회하기 힘든 이 몸으로 무엇을 할까요?”라고 기도할 때 두 번째로 들려진 내 마음의 울림 있었다. “이제부터는 너의 능력 의지하지 말고 성령의 능력 의지하는 목회를 해라!”라는 말씀이었다.

중학교 때 은혜 받고 성령체험 했던 그 이후,  신학 대학 시절에 냉철한 이성으로 합리적인 목회를 하겠다고 마음먹었던 나였기 때문에 ‘성령의 능력에 의지하는 목회’가 무엇일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동안 목회하며 성경공부나 제자훈련은 해왔지만 성령에 대해서는 상투적인 메시지를 선포했었다.

그때부터 성령수양회, 성령 치유 사역세미나, 성령의 기름부음 집회 등 '성령'이라고 이름 붙은 그런 집회와 세미나를 쫓아다니기 시작했다. 그 속에서 내가 깨달은 것은 "그래, 나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능력, 성령의 능력을 의지하는 목회를 하자!"하는 확신이었다. 그때부터 내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하나님이 역사하시는 목회'를 위해 노력하니까 교회에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더 뜨겁게 기도하는 교회가 되고 성령의 능력을 의지하는 성도들로 변화되는 것을 보았다.

Q. 이제 건강은 괜찮으신지요?

그 후에 심장이 한번 멈춘 적이 있다. 스텐트(심장 혈관 확장) 시술 받을 때인데 몸이 뜨거워 지더라 ‘어? 몸이 뜨겁네’하고 생각하고 있었을 때 갑자기 의사선생님들이 후다닥 뛰어다니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다가 갑자기 ‘삑… 삑… 삑…’하고 심장박동기가 섰다. 첫 번째 섰을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내 심장이 선 거 아니야?’ 몇 초나 갈까 한번 세어 볼까 ‘하나… 둘…’ 곧 다시 뛰더라. 두 번째 멈췄을 때, 그때는 ‘아… 나 지금 죽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자 빨리 기도해야 될 게 생각이 났다.

‘하나님...여기까지라도 감사합니다’

바로 '하나님 여기까지라도 감사합니다...'라고 기도했다. 그리고 심장이 다시 뛰었다.

세 번째 섰을 때는 감사 기도도 이미 했겠다 마음 속 깊은 기도가 저절로 나왔다. ‘하나님 저 살려 주시면 개인의 욕심 보지 않고 정말 주님 바라보고 열심히 목회하겠습니다’라고 정말 간절히 기도했다. 다시 뛰더라 그때 이후로는 안 섰고 기적적으로 원래는 돌아오지 않는 심장 근육도 원위치로 돌아왔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지켜주셨다.

제천제일감리교회는 교회가 필요한 지역에 분립 개척을 지속적으로 펼쳐오고 있다. (사진은 110주년 기념 16차 개척 기공예배) @출처=제천제일감리교회
제천제일감리교회는 교회가 필요한 지역에 분립 개척을 지속적으로 펼쳐오고 있다. (사진은 110주년 기념 16차 개척 기공예배) @출처=제천제일감리교회

ㅣ 사역의 시선

Q. 제천제일감리교회는 지역의 모(母)교회로써 16~17개의 교회 개척과 많은 사회봉사 활동을 펼쳐왔는데, 어떻게 이런 큰 사명을 감당할 수 있었나?

1907년도에 제천에 제천읍교회가 생겼다. 1920년 초 한국교회가 유아교육으로 눈을 돌려 유치원들이 세우기 시작했는데, 1924년 제천읍교회가 '동명유치원'이라는 이름의 유치원을 설립했다.

그리고 1950년대부터 교회가 계속 부흥하고 성장해서 지역 곳곳에 먼 곳에서 나오는 교인들을 위해서 그 지역의 땅을 사서 건물을 지어 주고 그 지역에서 나오는 성도를 떼어서 분립 개척을 시작한다. 3년 전에 열여섯 번째 정식 분립개척을 했는데 선교지에 선교센터와 개척교회를 세워 놓은 것까지 하면 지금까지 20여 교회를 개척했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분립 개척 때문에 이 지역에서는 우리 교회가 교파를 초월해서 모(母)교회의 성격을 띠고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기독교연합회, 성시화운동본부와 같은 곳에서 일할 때 우리 교회가 큰 역할을 감당해 왔다.

또, ‘엘림의 집’이라는 가정폭력 피해자들의 주거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아주 모범적으로 운영이 돼서 가정 폭력으로 인해 어려움 당하는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그리고 2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무지개 봉사단'이 13개의 팀으로 이루어져 있다. 내가 처음 제천제일감리교회에 왔을 때 “봉사를 이렇게까지 열심히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 중에 목욕 봉사팀은 장애를 가지거나 연세가 많으신 분들을 일주일에 한 번씩 찾아가 목욕을 시켜 드린다. 그리고 고아나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돕는 팀도 있고 주변에 시설에 가서 돕는 팀 등 어려운 봉사를 여러 팀이 나누어서 곳곳에서 열심히 펼친다.

장로님들부터 권사님, 집사님, 임원들에 이르기까지 ‘우리 교회가 제천 지역을 섬겨야 한다’라는 의식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무지개봉사단은 코로나19 상황속에서도 김장봉사, 방역봉사 등 지역을 섬기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출처=제천제일감리교회
무지개봉사단은 코로나19 상황속에서도 김장봉사, 방역봉사 등 지역을 섬기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출처=제천제일감리교회

Q. 2021년 교회 표어, 충북연회 표어가 모두 ‘복음으로 미래를 열어가는…’인데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요? 어떻게 하면 복음으로 미래를 열어갈 수 있을까요?

복음의 내용은 “예수 그리스도”, 복음의 주제는 “하나님의 나라”

‘내가 왜 감독이 되어야 할까’, ‘감독이 하나님의 시켜 주시는 거라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고민 속에 있을 때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이 정말 심각하구나 우리의 미래가 암울하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가 이 어려운 시간을 지나서 다시금 옛 모습을 그대로 회복할 수 있을까?’,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하면 될까?’하는 고민을 시작했다.

우리의 '미래'가 조금 더 암울하게 되더라도 그것을 회복하려면 '교회가 무슨 역할을 해야 하느냐?'라는 질문에 2천 년 동안 교회가 지켜온 '복음'에 대해 생각을 했다.

그래서 '미래'와 '복음', 두 가지 단어가 나에게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인간의 정신과 육신이 황폐해지는 상황 속에 있다면 그것을 해결하는 건 정치, 사회, 경제, 과학, 문명 같은 것이 아니라 결국 정신적인 세계이고 그것은 "우리 기독교가 그동안 지켜내 왔던 '복음'이다!"라는 결론을 맺게 되었다.

복음의 내용은 “예수 그리스도”, 복음의 주제는 “하나님의 나라”다. 결국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가장 보수적인 기독교의 복음이 우리를 다르게 해 준다는 것이다.
결국, 복음이 이 사회를 변화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서 ‘미래를 복음으로 열어가자!’라고 정했다.

복음으로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성서에 따른 가치관을 가져야 하는 게 우선이다. 먼저 목회자들도 인문학이라든지 철학, 신학적인 부분에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코로나19와 시대적 상황으로 다음 세대가 무너지고 있는데, 건전한 윤리관, 건전한 가치관과 세계관으로 다음 세대를 교육해 나가야 한다.

ㅣ 세상의 시선

Q. 요즘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시나요?

“가치관 혼란의 시대, 타협이 없고 공존하지 않는다... 생각을 각자 표현하지만 그 차이가 너무 크다”

‘자유, 평등, 박애’ 이 캐치프레이즈로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났다. 여기서 자유와 평등은 ‘중세 기독교의 여러 가지 불평등한 모습’, ‘기독교의 윤리관이 사람들의 자유를 억압하는 모습’을 부정하는 것이다. 진정한 인간의 자유, 유토피아를 이루려면 전통적인 기독교 윤리관을 해체하고 비타협적이고 배타적인 기독교라는 종교를 해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철학 사조가 생긴 것이다.

그럼 기독교의 윤리관이 그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자유를 억압하는 걸까? 아니다. 하나님이 창조한 이 세상 속에 진정한 자유를 위해서는 성서에 따른 윤리관으로 가야 한다.
기독교의 전통적인 윤리, 복음으로 또는 전통적인 가치관과 세계관을 가지고 이 세계에서 모든 것과 대항해 나가야 한다.

안정균 감독은 2020년 10월, 기독교대한감리회 충북연회 제12대 감독으로 취임했다. @출처=제천제일감리교회
안정균 감독은 2020년 10월, 기독교대한감리회 충북연회 제12대 감독으로 취임했다. @출처=제천제일감리교회

ㅣ 생각의 시선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권면과 도전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기독교의 핵심 메세지는 희망이다'

지금 시대를 보면 다소 암울하고 어렵고 힘든 모습이 있다. 그러나 기독교의 핵심 메시지는 '희망'이다.

우리가 계속 희망을 이야기 할 수밖에 없는 것은 역사 속에서 기독교는 늘 핍박과 박해 받아왔기 때문이다. 기독교인들은 늘 고난 속에 있었지만 고난의 때마다 인내와 성실과 끈기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려고 진실한 마음으로 세상을 움직여 나갔다.

교회가 끊임없이 좋은 그리스도인들을 양육해내고 또 그 속에서 변화 시켜서 이 사회를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고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세상 속에서 갖춰야 될 삶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투데이N 구독자 여러분, 세상 속에서 인내하고 끈기를 가지고 무엇보다 낙심하지 않고 희망을 품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데 앞장서 나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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