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합신 총회장, 상동21세기교회 담임 박병화 목사
교사에서 목회자, 교단을 이끌어가는 리더십이 되기까지
보내는 선교사로의 사명, 36년간 단 한 번도 중단된 적 없는 선교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 총회장이자, 상동21세기교회를 담임하는 박병화 목사. 인자한 얼굴과 나긋나긋한 말투 너머엔 왜골수적인 믿음과 굳건한 신앙이 자리하고 있다. 믿지 않는 가정에서 홀로 신앙을 지켜오며 ‘바른 신학, 바른 교회, 바른 생활’이라는 교단 이념처럼 '어떻게 하면 하나님 앞에 바른 목회자, 바른 사람이 될 수 있을까'를 늘 고민하며 36년을 달려왔다. '가장 평범하고, 가장 못난 사람'을 사용하신 하나님을 고백하는 박병화 목사의 삶과 사역 이야기 그리고 세상을 향한 시선을 따라가보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 총회장 박병화 목사(상동21세기교회)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 총회장 박병화 목사(상동21세기교회)

 I 삶의 시선

어릴 적 선생님이 들려준 얘기에 교사의 꿈 
새벽기도 때 들은 음성 ‘나를 따라오라’
목회자가 되기 싫어 도망 다닌 사연
결국 선교에 미친 목사로 36년 목회

Q, 삶을 드라마나 영화의 한 장르로 표현한다면? 

홈 드라마. 평범한 한 사람으로서 가정에서 자라서 생활했고, 성장해왔어요. 그러한 순간들이 하나님 안에서 하나하나 엮어져서 오늘에 이르게 된 걸 보면 홈 드라마에 가깝지 않나 싶습니다. 

Q. 그럼 어릴 때부터 목회자의 삶을 꿈꾸셨나요?

아뇨. 그런 생각은 전혀 안 했어요. 어릴 적 꿈이 학교 선생님이었어요. 어느 날 보니까 제가 서울에서 교편을 잡고 있더라고요. 뒤돌아보니 이것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이고, 은혜였구나 생각합니다.

Q. 선생님이라는 꿈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있었죠. 좀 우스운 이야기인데, 제가 시골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3학년 때 선생님이 공부는 안 가르치고 맨날 전설 따라 삼천리 이야기를 하루에 두 세 편씩 들려주셨어요. 그게 너무 재밌었어요. 그래서 나도 선생님이 되서 아이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려줘야 되겠다 생각한 거죠.(웃음)

Q. 그렇게 교편을 잡다가 어떻게 목회자의 길을 가야겠다 결심하셨나요?

스무 살 때였어요. 은혜를 받았죠. 그래서 밤낮 교회에서 철야하며 지냈어요. 그러던 중에 새벽 두 시에 마가복음 10장 29절부터 31절 말씀을 읽는데, 제 눈이 확 떠지면서 하늘에서 음성이 들리더라고요. ‘너는 나를 따라 오너라’ 그 음성을 듣고, 목회자의 길을 가게 되었죠.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나와 복음을 위하여 집이나 형제나 자매나 어머니나 아버지나 자식이나 전토를 버린 자는 현세에 있어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식과 전토를 백 배나 받되 박해를 겸하여 받고 내세에 영생을 받지 못할 자가 없느니라 그러나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고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될 자가 많으니라"(막 10:29)

Q. 목회 부르심에 바로 순종했는지? 

그때 저는 하나님께 ‘전철과 버스 탈 때마다 전도하죠. 교회 봉사라는 봉사는 다 하고 있죠. 헌금 생활도 열심히 하는데, 하나님! 무엇을 더 원하십니까. 저는 장로로 교회를 섬기겠습니다’라며 끝까지 목사가 되지 않겠다고 버텼어요. 그때 제가 서울교대를 나와 6년간 의무 교사를 했어야 됐거든요. 교사 핑계를 대면서 하나님의 음성에 요리조리 도망 다녔죠. 그러면서 야간 신학교도 1년간 다녔는데, 솔직히 하나님 앞에 제가 얼마나 자격 없는 사람인지를 어필하기 위해서 다닌 거였어요. 그러던 중 하나님께서 성령을 통해 제 마음에 ‘너 목사 자격증 따려고 다니는구나!’라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이 말에 좌절하고 마지막으로 하나님과 담판을 짓게 됐죠. ‘하나님 제가 교사하면서 우리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고 물었어요. 그때, 하나님께서 제 마음에 감동을 주셨어요. ‘내가 다 책임져 주겠다.’ 그때가 1982년 2월이었어요. 2월 29일, 학교에 사표를 내고 3월 2일,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에 입학해서 오늘까지 목회 여정을 이어가고 있죠. 늘 부족하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섬기고 있습니다.

Q. 그렇다면, 처음 하나님을 만난 건 언제였나요?

저는 선데이 크리스천이었어요. 어려서부터 교회에 다녔지만, 주일날만 열심이었죠. 그러던 어느 날, 별안간 스스로 자문자답을 하게 된 거예요. 이상하죠. 그 질문이 ‘너 공산당이 와서 총칼을 목에 들이대고 하나님이 있냐 없냐 물으면 뭐라고 대답할 거냐’. 그때 제가 대답하기를 ‘나는 하나님 없다고 할 거야’라고 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또 ‘총칼을 들이대고 천국과 지옥이 있느냐고 물어본다면 너 뭐라고 대답 할 거냐’ 그렇게 물어본다면, ‘난 천국 지옥 없다고 할 거야’라고 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게 그때 제 신앙의 수준이었거든요. 그리고 나서 스스로 물었죠. ‘총칼을 들이대도 하나님이 계시다고 고백할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이후, ‘새벽기도를 한번 나가보자’ 생각하고, 무작정 새벽기도를 나갔죠. 그러다가 하나님을 만났어요. 하나님께서 다짜고짜 저를 찾아오신 거죠.(웃음)

Q. 새벽기도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저는 늘 모범생으로 불렸어요. 학교에서나, 교회에서나, 동네에서나. 어디 가도 인정받고. 그러니 저 스스로도 모범생이라 생각했죠. 그런데 새벽 예배당에 앉아있는데 갑자기 뜨거운 눈물이 흐르는 거예요. 그러면서 하나님께서 저의 본 모습을 보여주시는데 제 모습이 전부 위선이었더라고요. 스스로 나 자신에게 속아서 20년간 살아왔다는 그 사실을 깨닫고 얼마나 통곡하며 울었는지 몰라요. 그렇게 10일 동안을 우니까 제 가슴 속에 1/4 정도 평강이 찾아오더라고요. 또 길 가다 울고, 십자가 보면 울고, 예배 시작부터 끝까지 울고. 그렇게 20일이 지나니까 내 마음에 반 정도 평강이 채워지더라고요. 40일째 되니까 가슴 속에 평강이 터져서 폭발하겠더라고요. 마치 풍선이 가득 부푼 것처럼. 그렇게 모든 세계가 달라지고 제 꿈이 달라졌죠. 저는 그저 목사님께 순종하는 ‘지당 장로(목사님 말씀에 지당하시다며 순종하는 장로)’가 되는 것이 꿈이었는데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새벽에 하나님을 만나 목회 사명을 받게 됐죠.

총칼을 들이대도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고백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까지. 박병화 목사는 매일 같이 새벽기도를 나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참된 평강을 누렸다.
총칼을 들이대도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고백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까지. 박병화 목사는 매일 같이 새벽기도를 나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참된 평강을 누렸다.

Q. 그렇다면, 목사님께 하나님은 어떤 분이세요? 

우리 하나님은요. 한마디로 하늘 문을 열어주시는 하나님이세요. 어느 성도에게나, 누구에게나 바로 눈앞에, 내 앞에 하늘 문을 활짝 열어주신 하나님. 성경에서 ‘천국은 침노하는 자가 빼앗는다’라는 말씀과 통하는 것 같아요. 이것이 저의 지난 목회와 삶 속에서 경험한 은혜의 하나님입니다. 

Q. 그렇게 시작한 목회의 여정이 궁금하다.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3학년 때, 31살의 나이로 인천 부평구 한 상가에 교회를 개척 했죠. 벌써 36년이 됐네요. 신학교 2학년 때, ‘직접 선교사가 되지 말고, 보내는 선교사가 돼라’라는 마음을 주셨어요. 그래서 교회 개척을 한다면 첫째는, 선교사님들 뒷바라지하는 사역을 할 거고, 둘째는 도시에서 목회하니까 농·어촌 교회를 돕는 목회를 할 것이고, 셋째는 지역에 구제하는 목회를 할 것이라고 다짐했죠. 또, 신학교 다닐 때 교수님이 옥한흠 목사님이셨는데 많은 영향을 받았어요. 제자 훈련하는 교회를 세우자는 마음으로 4대 비전을 가지고 목회를 시작했어요. 

그리고 교회를 개척하면서 하나님과 약속한 것이 있는데 첫째는, 교회 재정의 30%는 선교하는 일에 헌신해야겠다, 개척하고 나서 1만 원 들어오면 3천 원 선교하고, 10만 원이면 3만 원을 선교하는 일에 쓰면서 ‘선교하는 교회’로 목회하고 있고, 둘째는, 평생 이 교회만을 섬기겠다 약속했어요. 세 번째는, 성도들 가까이 교회를 세우고, 그곳을 떠나지 않겠다. 네 번째는, 평생 장로님들과 목회하면서 벽돌 한 장이라도 마음에 갈등 있는 목회 안 하겠다. 이렇게 4가지를 하나님 앞에 약속했죠. 그렇게 어느덧 36년간 한 교회를 섬겨오고 있습니다. 

Q. 최근 목사님의 삶을 지탱하는 힘은 무엇인가요?

역시 기도죠. 제가 사는 길도 기도고, 제 연약함과 부족함도 기도로 채워갑니다. 저는 새벽기도로 목회하거든요.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위로도 받고, 하나님의 깨달음을 받죠. 저뿐만 아니라 성도들에게도 모든 성공비결은 기도 속에 있다고 말합니다. 

Q. 가족들은 목사님의 목회를 지지하고 응원해주셨나요?

교회 개척하면서, ‘온 가족이 목회에 올인해야 된다’라고 생각을 했어요. 특별히 사모는 목사와 함께 똑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자녀들을 방치했었죠. 1984년 개척 당시, 자녀들의 나이가 3살, 2살이었어요. 세 아들을 방에 두고, 40일 밤을 삼각산에 올라가 매일 밤 철야하고 돌아왔던 기억이 나요. ‘다 하나님이 책임져 주신다’라는 왜골수적인 생각을 한 거죠. 큰아들이 지금 40살이 다 되었는데 그때 이야기를 해요. 오늘 밤 엄마, 아빠가 우리 떼놓고 기도하러 가지 말라고 울었다고. 참 아이들에게는 미숙한 아빠였죠. 가족이 100%로 희생했어요. 참 미안하면서도 고맙죠.

Q. 이 기회를 빌려 사랑하는 가족에게 한마디 하신다면?

주영(주님의 영광)이와 주랑(주님만 사랑하라)이, 주열(주님만 기쁘시게 하라)이까지. 너희가 어렸을 때, 오로지 교회 밖에 몰라 삼형제를 방치했던 것에 대해 참으로 미안하게 생각한다. 너희를 희생시키고, 아빠 노릇 제대로 못 한 것에 대해 몇 차례 사과했었지. 그럴 때마다 너희들은 ‘아빠가 행복하게 목회하는 모습을 계속 볼 수 없다면, 예수 안 믿을 겁니다‘라고 했었는데, 이제는 아빠가 자랑스럽다고, 하나님은 살아계시다고 고백하는 너희들에게 고맙고 또 고맙게 생각한다. 그리고 내 오른팔이자 왼팔 역할을 해주는 내 아내. 교인 중에 사모 때문에 시험 들거나 상처받은 일이 한 번도 없었고, 재정적인 부담을 한 번도 주지 않았던 당신이 정말 고맙고, 내 목회의 반은 당신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박 목사의 지난 36년의 목회 여정을 함께해 준 든든한 아군이자, 지원군 김종향 사모. 기자의 요청에 두 손을 꼭 마주 잡으며 수줍게 웃는 부부의 모습이 저절로 미소를 짓게 한다.
박 목사의 지난 36년의 목회 여정을 함께해 준 든든한 아군이자, 지원군 김종향 사모. 기자의 요청에 두 손을 꼭 마주 잡으며 수줍게 웃는 부부의 모습이 저절로 미소를 짓게 한다.

I 사역의 시선

선교에 힘써온 36년의 목회 여정
1년 예산의 30% 선교 … 국내외 110곳 섬겨
올해 40주년을 맞이한 예장 합신 총회
교단 로고 및 다큐멘터리 제작, 사랑 나눔 캠페인 펼쳐 

Q. 36년 간, 어떤 사역에 초점을 맞추셨나요?

오로지 선교였어요. 1년 예산 중 30%를 선교에 사용하다 보니까 재정이 여유롭지 않았죠. 개척 8년 만에 건축하게 됐어요. 그런데 예산의 30%를 선교에 집중하면서 건축하기란 쉽지가 않더군요. 그래서인지 장로님들께서 ‘몇 년간 선교는 자제하고, 빚 갚고 나서 더 큰 선교 하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하시더군요. 따져보니까, 그렇게 하면 목회 끝날 때까지도 빚을 못 갚겠더라고요. 빚 갚다가 목회 끝나고 주님 앞에 갈 것인가, 빚을 안고 선교하다가 주님 앞에 갈 것인가를 고민해보니, 후자라도 돼야 주님 앞에 갔을 때 혼나지 않겠더라고요. 그래서 제 기도 제목 중 한 가지가 ‘우리 주님 빨리 재림해주세요’라는 겁니다. 재림하시면 빚을 안 갚아도 되잖아요.(웃음) 그렇게 선교를 택하면서 여기까지 왔고, 감사하게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중단한 적이 없습니다.

Q. 어떠한 선교활동을 하고 있나요?

아파트를 구입해 선교사님들이 머물 수 있는 선교관을 운영하고 있고, 중국과 인도, 태국에 신학대학원을 세워 현지 목회자들을 양성하고 있어요. 그리고 선교사 5명을 파송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내는 농·어촌교회, 양로원, 고아원, 홀 사모, 한센병 환우 등 110군데를 매달 지원하고 있습니다. 

Q. 한국교회를 섬기는 일에도 힘쓰고 계시잖아요. 합신 교단 총회장으로서 교단을 소개해주신다면?

우리 합신 교단은 전국 972개의 교회가 소속되어 있는 비교적 작은 교단입니다. 교단의 양대 산맥이 합신총회세계선교회와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에요.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는 성경 중심의 보수적이면서도 개혁주의적인 신앙 교육을 가르치고 있고,  세계 석학들이 인정하는 학교에요. 또한, 세계 선교의 지도자 중에 합신 교단 출신이 50%가 될 정도로, 합신총회세계선교회를 통해 선교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교단은 참석한 총대 모두가 총회장 후보가 되는, 금권선거 없이 총회장이 되는 교단입니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우리 교단에 대한 설명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Q. 교단 창립 40주년을 맞아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올해로 교단 창립 40주년을 맞이했어요. 참 의미 있는 한 해죠. ‘바른 신학, 바른 교회, 바른 생활’이라는 창립 이념을 바탕으로 정체성을 재확립하고, 합신 총회의 책임과 역할을 실현시켜 나갈 것을 다짐하는 시간을 갖고자 해요. 우선적으로, ‘40주년 기념대회’를 계획 중에 있습니다. 오는 6월 14일, 전 세계 네트워크를 활용한 비대면 행사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특별히 그동안 교단 로고가 없이 <바른 신학, 바른 교회, 바른 생활>이라는 12글자를 사용해 왔는데, 40주년을 맞아 교단의 이념과 정체성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로고를 제작 중입니다. 또한, 40주년 기념 특별 캠페인으로, 코로나 팬데믹으로 어려움 겪고 있는 교회와 목회자를 돕는 ‘총회 40주년 감사-합신교회 사랑 나누기’ 행사를 펼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전국 교회가 협력해 기금을 모금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CTS기독교TV(회장 감경철 장로)와의 협력을 통해 40주년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한국교회, 바른 신학으로 새롭게’라는 주제로 특강과 보도 및 대담, 순회 예배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에요. 많은 관심과 기도 부탁드립니다.

지난 3월, 합신 교단과 CTS기독교TV는 한국교회 회복을 위한 콘텐츠를 공동 제작하기로 하고,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또한 박병화 총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CTS 본사를 방문해 영상선교 후원금을 전달했다.
지난 3월, 합신 교단과 CTS기독교TV는 한국교회 회복을 위한 콘텐츠를 공동 제작하기로 하고,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또한 박병화 총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CTS 본사를 방문해 영상선교 후원금을 전달했다.

Q. 남은 임기 동안, 교단 사역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 계획인가요?

교단을 섬기다 보니 우리 교단이 타 교단에 비해 발전과 개방의 측면에서 상당히 느리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지난 7~8개월 동안 교단의 발전과 부흥, 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섬김의 방법을 강구했습니다. 이제 4개월 정도 남았는데, 남은 기간에도 합신 교단의 순수 신앙을 바탕으로 발전과 변화, 개혁하는 총회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달려 나갈 겁니다.

I 생각의 시선

하나님 말씀이 목회와 삶의 기준점 돼
최선 다하는 목회자로 강단에 설 때가 가장 행복
늘 수첩과 펜 갖고 다니며 인생 공부

작은 조약돌 바라보며 성찰

Q. 목회하면서 언제 가장 행복하신가요?

일주일 내내 설교 준비하고 성도들에게 전하게 될 때. 그리고 잘 준비해서 설교를 잘 마쳤을 때가 행복하고 감사하죠. 내 마음속에 ‘더 이상 설교를 준비할 수 없습니다’라는 생각이 들 때까지 최선을 다해 준비합니다. 36년 설교한 내용 중, 같은 내용인 설교가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새가족 90% 이상이 ‘어떻게 오시게 됐나요?’라고 물으면, ‘설교 때문에 왔어요’라고 대답하시더라고요. 제가 명설교가는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 준비하는 설교자로 설 수 있어 그저 감사할 뿐이죠. 

상동21세기교회 집무실에서 설교 준비를 하고 있는 박병화 목사
상동21세기교회 집무실에서 설교 준비를 하고 있는 박병화 목사

Q. 머릿속의 복잡한 생각들을 정리하는 목사님의 방법이 있다면?

저는 기록하는 습관을 갖고 있어요. 어릴 때부터 글 쓰는 것을 좋아하기도 했고, 실수하지 않고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항상 펜을 갖고 다니면서 수첩에 기록해요. 세상에 배울 것이 너무 많더라고요. 다 자료가 되더라고요. 항상 연필, 지우개도 갖고 다니면서 기록해요. 제 목회의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웃음)

Q. 어떤 일을 결정할 때, 가장 기준으로 삼는 것이 있다면?

이것도 역시 기도입니다. 어떤 일이든지 기도하며 결정합니다. 계속 하나님의 뜻을 구하죠. 그다음으로는 하나님이 이 일을 정말 기뻐하시는가. 그리고 이 일이 하나님께 복 받을 일인지, 매 맞을 일인지를 늘 기준으로 삼고 결정해요. 

Q. 목사님의 가치관이나 생각에 영향을 끼친 책이나 말씀이 있다면? 

빌립보서 4장 6~7절 말씀이에요.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저에게 이 말씀은 목회와 삶의 기준이 되어 줍니다. 

Q. 평소 존경하는 인물이 있다면?

한국교회의 스승님 되시는 박윤선 목사님. 그분의 기도와 예수님을 사랑하신 그 마음. 제가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를 다닐 때 3년 동안 저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줬어요. ‘너 자신을 부인하라.’, 그리고 강의나 채플 시간에 늘 들려주신 말씀인데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것이 인간의 마음이라.’ 이 말씀을 마음에 늘 새기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책상에 조약돌 하나를 늘 놓고 있어요. 그 돌을 보며 ‘너는 돌인데 죄도 안범하고 화낼 줄도 모르는데, 목사인 나는 화도 내고 마음속에 못된 생각을 하고 있구나’ 라고 반성하게 되요. 그리고 또 한 분. 선교의 눈을 뜨게 해주신 유병국 선교사님이에요. 그분이 총신대 세계선교대회가 있을 때마다 저를 끌고 다니면서 선교에 대한 눈을 뜨게 하셨어요. 제가 이렇게 선교에 미친 목사가 된 것은 유병국 선교사님의 영향이에요. 목회에서는 박윤선 목사님, 그리고 선교에서는 유병국 선교사님이 제 스승님입니다. 

박병화 목사 집무실에는 조약돌이 놓여있다. 박 목사는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것이 인간의 마음’이라는 박윤선 목사님의 말씀을 마음 깊이 새기며, 조약돌을 바라보며 끊임없이 자아 성찰을 한다.
박병화 목사 집무실에는 조약돌이 놓여있다. 박 목사는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것이 인간의 마음’이라는 박윤선 목사님의 말씀을 마음 깊이 새기며, 조약돌을 바라보며 끊임없이 자아 성찰을 한다.

Q. 나 자신에 대한 책을 쓴다면, 어떤 메시지를 남기고 싶은가요? 

'이 땅의 가장 못난이. 가장 평범한 사람을 하나님이 사랑으로 끝까지 붙들어 주셔서, 하나님 나라의 조그마한 도구로 쓰셨다.' 이렇게 글을 쓰고 싶어요. 솔직한 저의 마음입니다. 

 I 세상의 시선

교회, 묵묵히 갈 길을 걸어가야
나부터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세상 변화의 첫걸음

빛과 소금으로, 살맛 나는 세상 만들어가길

Q. 코로나로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다. 목사님의 눈에 비친 세상의 모습은 어떠한가? 

교회는 변함이 없어요. 세상의 정화와 도덕은 여전히 교회가 지켜주고 있거든요. 세상과 교회가 조화를 이뤄, 결국 사회 정화가 이만큼 된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교회가 사회와 세상 사람들에게 많은 오해를 받고 있어요.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교회는 소리 내지 말고 조용히 선교와 전도에 힘쓰며, 우리 갈 길을 묵묵히 가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행동보다 기도의 자리로 나와 기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이럴 때일수록 목회자들이 깨어있어야 합니다. 정부 방침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되, 최선을 다해 예배를 드리며 성도들을 양육해야 합니다. 

Q. 변화했으면 하는 세상의 모습과 방향이 있다면? 그리스도인으로 어떤 모습으로 세상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한 예화를 들려드릴게요. 일본 어느 지역의 농부들이 농사를 짓는데 잡화점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농부 몇 명이 힘을 합쳐 잡화점을 만들었어요. 주인이 없는 이 잡화점에는 돈을 넣는 통만 있었죠. 가게를 찾은 사람들이 필요한 물건을 사고, 양심껏 금액을 지불하고 가는 무인 가게였습니다. 농사를 짓고 저녁에 가게에 들른 주인이 잔고를 확인했는데, 구매한 물건과 잔고가 동일했습니다. 바로 이것이 크리스천의 모습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봐요. 세상의 소금이라는 것은 도덕적인 삶을 말해요. 그리고, 세상의 빛은 신앙입니다. 세상이 변화되고 바뀌길 원한다면, 세상의 빛과 소금인 우리들부터 작은 선행을 실천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부터 실천하는 것. 이것이 바로 세상 변화의 첫걸음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함께 나누고 싶은 기도 제목과 권면의 메시지가 있다면?

좋은 지도자가 세워지기를 소망하고 기도해요. 국가의 지도자뿐 아니라, 한국교회에도 좋은 리더십이 세워지기를 기도합니다. 무엇보다 목사와 장로들이 늘 깨어 기도하는 기도의 사람들이 되기를 바라요. 그리고 소금과 빛으로 살맛 나는 세상을 만드는데 우리 모두가 작은 촛불이라도 켰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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