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독재 종식과 민주주의 정착 위해 기도와 연대 펼쳐야
현지 한인 선교사 ‘일시귀국’ 통한 향후 복음 전파 위한 사역 도모해야
미얀마 코로나 상황 위험, 한인 선교사 포함 확진 잇따라

올 2월 미얀마에 군부 쿠데타가 발생됐다. 계엄령이 선포되고 모든 것이 통제되기 시작했다. 5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고, 2인 이상 오토바이를 탈수도 없게 되니 생필품마저 부족한 상황이 되었다. 미얀마 상황이 점점 악화됨에 따라 현지에 남아있는 한인 선교사들의 안전에도 비상이 걸렸다. 상황이 나빠지면서 ‘미얀마 한인 선교사연합회’는 위기관리팀을 조직해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군부와 시민의 대립이 자칫 내전 위기로까지 치닫는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까지 겹쳐 미얀마 한인 선교사들에 대한 선제적인 위기관리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는 지난 4월 기자회견을 열고 ‘미얀마에 있는 서양 선교 단체들은 소속 선교사들에 대해 100% 철수 명령을 내렸고, 일반 비즈니스인들에 대해서도 서양과 일본, 대만 등 국가들은 필수요원 외에 모두 철수를 권고했다면서, 한국도 미얀마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많고 점점 악화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선교사들이 일시귀국하고 추후 선교 사역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얀마 정치 상황과 코로나 확산 추이를 따져 볼 때, 현지 선교사들에게 판단을 맡길 것이 아니라 각 교단과 선교단체 그리고 한국교회와 성도가 미얀마 선교 현장과 선교사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원과 안전을 위한 실질적이고 신속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투데이N은 제주를 방문한 미얀마 A선교사를 만났다.(A선교사는 신변 보호를 위해 익명을 요청했다.) A선교사는 미얀마에서 오랜 시간 동안 교회 개척과 청소년 교육, 경제자립, 문화사역을 펼쳐왔다. 다음은 A선교사와의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Q.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지 6개월이 넘어가고 있다.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의 발표에 따르면 군부 쿠데타 이후 약 900여명이 군경에 의해 살해됐고 5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구금되는 등 국민 저항이 지속되고 있다. 미얀마 현지 상황과 시민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군부 쿠데타 이후 계엄령이 선포된 양곤 시내의 모습 @출처=미얀마 A선교사
군부 쿠데타 이후 계엄령이 선포된 양곤 시내의 모습 @출처=미얀마 A선교사

미얀마 민주화 투쟁을 민주와 반민주 세력의 단순 충돌로 보기도 하는데 소수민족 갈등과 강대국과의 결탁 등 미얀마 정치 문화 역사가 매우 복잡하게 얽혀있다. 미얀마는 단일민족이 아니며, 130여 개의 소수민족이 연합한 연방 국가인데 버마족 중심으로 국가를 세우려는 세력과 반대입장의 세력 간 갈등은 지난 70여 년간 계속됐다.

처음 쿠데타 일어난 뒤 군부세력에 대항하는 미얀마 민주 진영의 ‘국민통합정부(National Unity Government of Myanmar, NUG)’를 수립하고 이어 ‘시민방위군(People’s Defense Force, PDF)’을 창설했다. UN과 국제사회의 도움이 여의치 않은 정치적 상황에서 미얀마 시민들은 끝까지 싸우겠다는 결의이자 반(反)군부를 향한 강한 의지였다.

미얀마 국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군부에 저항하는 ‘시민불복종운동(Civil Disobedience Movement)’을 전개하고 있다. @출처=미얀마 A선교사
미얀마 국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군부에 저항하는 ‘시민불복종운동(Civil Disobedience Movement)’을 전개하고 있다. @출처=미얀마 A선교사

군부 내에서의 이탈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영내에 가족이 함께 거주하고 있어 군인이 군부에 저항하여 탈영할 경우 가족들이 볼모로 잡혀있어 많은 숫자가 참여하고 있진 않지만, 군부의 불법적인 쿠데타에 반대하는 여론이 군부 내에서도 더욱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 현지 여론의 분석이다.

현재는 군부와 국민통합정부간에 게릴라전을 통한 저항을 하고 있지만 8월 중에는 게릴라전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내전 형태까지로 확전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시민들 역시 ‘시민불복종운동(Civil Disobedience Movement, CDM)’에 참여하며 쿠데타에 반대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하고 있다.

미얀마 군부에 저항하는 ‘시민불복종운동(Civil Disobedience Movement)’에 참여하고 있는 국민들. @출처=미얀마 A선교사
미얀마 군부에 저항하는 ‘시민불복종운동(Civil Disobedience Movement)’에 참여하고 있는 국민들. @출처=미얀마 A선교사

미얀마 군부 쿠데타가 장기화되면서 국제사회에 관심을 잃어가고 있지만, 미얀마 현지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강력한 저항과 투쟁이 다양한 방법으로 지속되고 있다.

Q. 미얀마에서 기독교인들은 소수인데, 현지 교계는 쿠데타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미얀마 기독교계도 쿠데타에 분명히 반대하고 국민통합정부(NUG)와 시민방위군(PDF)을 지지하고 있다. 침례교단과 복음주의 계열의 기관 등은 공식적인 반대 성명도 발표했다. 현재 국민통합정부의 주요 각료들 중에 기독교인들이 다수 포진되어 있는데 이는 미얀마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버마족의 복음화율은 매우 낮지만 소수민족들의 복음화율이 높았던 이유 때문이다.

미얀마 기독교계는 군부가 무너져 자유민주주의 연방공화국이 수립되어 미얀마가 복음화되기를 기도하고 바라고 있다. (쿠데타와 코로나 이전 마을에 모여 평화롭게 예배를 드리고 있는 모습) @출처=미얀마 A선교사
미얀마 기독교계는 군부가 무너져 자유민주주의 연방공화국이 수립되어 미얀마가 복음화되기를 기도하고 바라고 있다. (쿠데타와 코로나 이전 마을에 모여 평화롭게 예배를 드리고 있는 모습) @출처=미얀마 A선교사

그래서 이번 쿠데타 세력이 와해되면 현지 기독교인들이 중앙정부와 고위 관료에 많이 진출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곧 미얀마 복음화의 청신호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지 크리스천들도 기도를 많이 하고 있다. 이 기회에 반드시 군부를 몰아내고 모든 민족이 동참한 자유민주주의 연방공화국을 세워 미얀마가 복음화가 되기를 기도하고 바라고 있다.

Q. 미얀마에서 사역하는 한인 선교사들과 사역지 상황은 어떠한가?

쿠데타와 코로나 팬데믹이 상황이 겹치면서 거의 대부분의 사역이 중단된 상태다. 일부 신학교와 고아원 같은 사역만 유지가 되고 있지만, 쿠데타 중심인 양곤이 위험해지면서 신학생들도 대부분 고향으로 피난을 가 있는 상황이다

어려운 틈바구니 속에서 몰래 진행하고 있던 사역들도 미얀마 정보기관의 감시망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되었다. 쿠데타 상황 속에 외국인 선교사들에 대한 정보기관의 감시는 더욱 강화되었기 때문이다.

미얀마 군부 세력에 대항하기 위해 수립된 ‘국민통합정부(National Unity Government of Myanmar)’가 창설한 ‘시민방위군(People’s Defense Force)’이 도심 게릴라전에 맞서기 위해 초소를 세워 방어하고 있다. @출처=미얀마 A선교사
미얀마 군부 세력에 대항하기 위해 수립된 ‘국민통합정부(National Unity Government of Myanmar)’가 창설한 ‘시민방위군(People’s Defense Force)’이 도심 게릴라전에 맞서기 위해 초소를 세워 방어하고 있다. @출처=미얀마 A선교사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선교사들이 남아있는 이유는 쿠데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과 코로나 환자가 너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자신만 떠나오는 것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못 나오고 있다. 그리고 파송교회나 단체가 원하지 않아서 남아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지금 미얀마 상황은 내전으로 확전되고 코로나 팬데믹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되고 있어, 최소한의 요원을 제외하고는 향후 현지 상황에 맞는 사역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선교사들을 일시 귀국시켜야 할 때가 되었다.

그래서 파송 단체와 교회들에게 선교사들의 일시 귀국를 위한 절차들을 밟아줄 것을 여러 각도로 모색하고 요구하고 있다.

Q. 미얀마 코로나 상황은 어떠한가?

미얀마 국민들이 코로나19 환자에게 사용할 산소통에 산소를 배급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출처=미얀마 A선교사
미얀마 국민들이 코로나19 환자에게 사용할 산소통에 산소를 배급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출처=미얀마 A선교사

한마디로 코로나 상황이 통제 불능 상태까지 왔다. 군부 쿠데타 이후 의료인들의 90%가 시민불복종운동(CDM)에 동참했다. 그러면서 모든 공공 보건·의료 체계가 무너졌다. 군부 밑에서 일하고 싶지 않아 집에서 의료활동을 하기 시작했지만, 군부의 탄압으로 그것 역시 여의치 않게 되었다.

산소 충전을 대기하는 코로나 환자용 산소통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줄지어 있다. @출처=미얀마 A선교사
산소 충전을 대기하는 코로나 환자용 산소통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줄지어 있다. @출처=미얀마 A선교사

현재 미얀마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까지 들어오면서 매우 심각한 상태가 되었다. 군부는 확진자와 사망자를 축소해서 발표하고 있는 실정인데, 현재 수도 양곤의 화장터는 이미 포화상태가 되었고 관을 놔둘 곳조차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현재 코로나에 걸리면 치료받을 길도 없고 약국에 해열제도 동이 난 상태라 산소호흡기라도 있으면 살고 그렇지 않으면 사망하고 있다. 국민들이 지금 자발적으로 산소통을 만들어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리려 애쓰고 있지만 역부족인 형편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자택에서 고통을 참고 있다. 의료체계가 붕괴된 미얀마는 현재 코로나 환자들이 입원할 병실도 약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출처=미얀마 A선교사
코로나19 확진자가 자택에서 고통을 참고 있다. 의료체계가 붕괴된 미얀마는 현재 코로나 환자들이 입원할 병실도 약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출처=미얀마 A선교사

미얀마 군부는 코로나 방역을 위한 능력도 대비도 되어 있지 않아서 이대로 방치하면 미얀마가 ‘슈퍼 전파국’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국제사회가 정치적 중립기구를 결성해서라도 신속한 인도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Q.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함께 기도해야 할 것은?

이번 쿠데타가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어 하나님이 미얀마를 회복시켜 주기를 기도하고 있다. 또 이번에 미얀마가 완전한 자유민주 연방공화국이 되어 평화가 찾아와 국민들의 고통이 끝나고, 예수님의 사랑을 통해 복음화의 길로 갈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군부 쿠데타로 거리에 내몰린 미얀마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미얀마의 민주주의와 평화는 회복되어야 한다. (쿠데타와 코로나 이전 마을에 모여 평화롭게 예배를 드리고 있는 아이들) @출처=미얀마 A선교사
군부 쿠데타로 거리에 내몰린 미얀마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미얀마의 민주주의와 평화는 회복되어야 한다. (쿠데타와 코로나 이전 마을에 모여 평화롭게 예배를 드리고 있는 아이들) @출처=미얀마 A선교사

Q. 미얀마 선교사와 선교 현장을 도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현재 국제사회로부터 오는 구호물품이나 물질의 후원이 군부의 통제 아래 제대로 전달이 되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미얀마 선교사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지금은 출석하는 교회에 선교헌금과 물품 등을 보내주시는 게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그렇게 흘러온 모든 정성들은 교회가 속한 교단을 통해 미얀마 현지로 정확히 전달될 수 있도록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세 손가락 시위’ 현수막이 양곤 시내에 걸려 있다. 시민들은 ‘군부 독재 저항’, ‘군부 반대’, ‘복종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손가락 세 개를 펴고 집회를 하고 있다. @출처=미얀마 A선교사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세 손가락 시위’ 현수막이 양곤 시내에 걸려 있다. 시민들은 ‘군부 독재 저항’, ‘군부 반대’, ‘복종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손가락 세 개를 펴고 집회를 하고 있다. @출처=미얀마 A선교사

A선교사는 인터뷰 내내 ‘이번 기회에 미얀마가 반드시 자유민주 연방공화국으로 탈바꿈되는 전화위복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얀마의 평화와 민주주의 회복은 곧 주님의 복음이 전파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기에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미얀마의 민주화와 복음화를 위해 기도해 줄 것’을 힘써 당부했다. 이어 ‘민주화 이후 미얀마 복음화를 위한 사역을 위해서라도 현재 남아있는 한인 선교사들이 일시귀국 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관심 가져줄 것’을 부탁했다.

미얀마의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한 국민들의 저항은 지금 이 시간에도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 상황까지 겹쳐 군부 쿠데타 세력과의 싸움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지만, 영화 ‘헝거게임’에서 독재에 대한 저항으로 사용했던 ‘세 손가락 사인’ 시위를 통해 전 세계로 군부독재에 저항하고 있는 미얀마의 상황과 시대정신을 전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도 미얀마 국민들을 위해 세 손가락 시그널을 보내며 군부 탄압에 맞서는 미얀마 국민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미얀마에 민주주의와 평화가 하루속히 회복되어, 주님의 복음을 마음껏 전할 수 있는 미얀마의 따뜻한 봄이 찾아오길 기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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